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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절] <34> 고양 금륜사
“무엇이든 척척 잘하는 모범도량으로 소문났어요”
2017-11-02 고양=홍다영 기자
매주 일요일 어린이·청소년·청년·성인에 이르기까지 계층별 법회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금륜사 전경.
매주 일요일 어린이·청소년·청년·성인에 이르기까지 계층별 법회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금륜사 전경.
주지 스님의 남다른 원력으로
2010년 창건…우수사찰로 우뚝
매주 일요일 계층별 법회로
발 디딜 틈 없이 신도들로 북적
화엄 장학회·군 포교에도 매진
신도들도 “우리 절 최고” 엄지척
상쾌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던 지난 19일 고양 서오릉 인근에 위치한 금륜사(金輪寺)를 찾았다. 여느 전통사찰과 달리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단장한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근엄한 부처님 대신, 일반 커피숍 못지않은 북 카페가 나왔다. 부처님께 참배하기 위해 2층 법당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순간,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한 쪽 벽면에 셀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는데, 가까이서보니 손모양도 다 다르고 웃고 윙크하는 부처님까지 다양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수화로 법구경의 가르침을 전하는 ‘천불설법도’였다. 친근한 부처님 모습에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금륜사는 주지 본각스님의 남다른 포교 원력으로 지난 2010년 창건됐다. 물론 이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 포교를 시작했다. 1999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금장사를 창건하고 어린이 포교에 앞장섰다.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법당에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했다. 이어 2000년 은평구 역촌동에 금화사를 세우고 가족들을 위한 일요법회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 신도들은 점점 들어나고 장소가 협소해지면서 넓은 공간을 물색하다 2010년에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식 건물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뒤 천불설법도량 금륜사를 창건한 것이다. 그간 지역 불자들을 위한 교육과 기도, 수행도량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금륜사는 매주 일요일이 되면 발 디딜 틈 없이 신도들로 북적인다. 어린이·청소년 법회와 일반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회가 각기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첫째 셋째 주 일요일 오후에는 청년법회도 진행하고 있다. “가족들이 함께 사찰에 와서 각각 다른 공간에서 계층에 맞게 유익한 시간을 보내다 같은 시간에 끝나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주지 본각스님의 기본원칙이다.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는 더욱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스님과 함께하는 교리공부를 통해 불교를 가르치고, 자모회와 함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태권도, 수화, 미술, 풍물, 생일파티, 케익 만들기, 텃밭 야외활동 등 다채로운 활동으로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물했다.
지역 군포교에도 열심이다. 60사단 권율부대 내 용주사에서 장병들을 위한 위문 봉사활동과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처음에는 매월 한 번 씩 법회를 갖다가, 2011년부터는 매주 열고 있다.
군 장병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는 본각스님.
군 장병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는 본각스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금륜사가 있어 용주사 일요법회에는 늘 100여 명의 장병들이 찾아온다. 뿐만 아니라 보덕학회 후원으로 봄철 수계법회를 봉행하고, 유격훈련과 혹한기훈련 때 1200명 간식을 준비하는 일도 도맡고 있다. 상좌 스님들도 돌아가며 법문을 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매번 법회 때마다 100여명 가까이 되는 장정들을 먹이고 가르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정말 최선을 다한다. 이날도 본각스님은 “지금 어디 가서 100여 명이나 되는 젊은 청년들을 만나 부처님 가르침을 전할 수 있겠냐”며 “어떤 일이든 하다말면 아무 의미가 없다. 굳건한 원력으로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교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이곳 스님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이러한 주지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일요일이면 상좌 스님들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어린이법회는 효찬스님, 청소년법회는 효욱스님, 군법당 법회는 효석·서원스님, 일반법회는 본각스님과 효상스님이 각각 맡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법당 1층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스님과 신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법당 1층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스님과 신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대중 스님들의 노력이 더해져 신도들도 ‘기도하는 불자, 공부하는 불자, 수행하는 불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창기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시작한 화엄장학회는 벌써 22년째 계속하고 있다. 초창기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하다,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장학금 대상이 점차 확대됐다. 봄가을로 화엄장학금수여식을 갖고 무주상 보시를 실천하고 있다. 70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현재까지 3억여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화엄학 연구에 평생을 매진한 주지 스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강좌도 최근에 마련됐다. 지난 18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7시에 ‘화엄경 경전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강의에는 현재 2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경전공부와 수행을 겸한 강의로 불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만난 금륜사를 찾는 신도들도 “우리 절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은경(고양 화정동, 53)씨는 “불교를 믿으면서도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고 기도해야 하는지 잘 모르다가, 금륜사에 와서 부처님을 자주 뵙고 스님 가르침을 받으며 신심을 키우게 됐다”며 “모두가 가족 같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 씨는 1층 북 카페 구석구석을 다니며 청소 봉사를 하고 있었다. 매달 펴내는 사찰 사보에도 신도들의 행복감이 묻어난다. “공부면 공부, 울력이면 울력, 봉사면 봉사, 무엇이든 척척 단합 잘되는 멋진 신도님과 스님들 덕분에 무명에서 눈 뜰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을 만나 고통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금륜사에서 스님 법문 듣는 일이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해 포교하고 전법활동을 펼치는 금륜사가 있어 지역불교의 미래도 한층 밝아 보인다.
“젊은 세대 불교와 인연 맺도록 최선 다할 것”
■금륜사 주지 본각스님
“불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올바른 실천도 어렵습니다. 우리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진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 이를 바탕으로 한 실천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불자를 키워내는 포교를 해야 합니다.” 지난 19일 고양 금륜사에서 만난 주지 본각스님<사진>은 포교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본각스님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 포교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본각스님은 “신도시다보니 젊은 부부들이 금륜사를 많이 찾는다”며 “앞으로 이들이 새로운 불법의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보다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륜사는 보다 체계적인 포교활동을 위해 교육관 법당을 새롭게 장엄하기 위한 만불만등불사를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다.
본각스님은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내 집처럼 방문하기 쉬운 곳이 사찰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도하고 공부하는 불자, 수행하는 불자양성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 발전과 포교 활성화를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듯 포교 현장에서도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는 스님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과 포교사 등을 활용한 인적 지원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봉녕사승가대학에서 수학한 본각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1986년 도쿄 릿쇼(立正)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1992년 도쿄 고마자와(駒澤)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온 스님은 중앙승가대에서 후배 스님들을 가르쳤다. 중앙승가대 불교학부장, 도서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비구니연구소를 설립해 비구니 사료를 집대성했다. 또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 집행위원장 소임을 맡아 한국불교 비구니승단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