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10일 격전지 솔레다르가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조만간 우크라이나에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운영할 병력 약 100명에 대한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이 예고없이 하르코프(하르키우)를 방문,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3조3500억 루블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푸쉴린 DPR 수장, 솔레다르 중심은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들어있다고 밝혀/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10일'자/편집자 주
◇ 나토(NATO)의 대 우크라 무기 지원 강화
새해들어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10일 "미국과 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키예프(키이우) 측에 중장갑 차량의 지원을 약속했다"며 "러시아와의 대결에서 개입 정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 국가는 더욱 심각한 군사장비의 공급마저 검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이 발표한 37억 5,000만 달러의 최대 규모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에는 100대의 M113 장갑차, 약 200대의 군수 차량, 105㎜ 곡사포 36문, 다양한 구경의 포탄및 탄약과 장비, 보급품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군사 전문기자 안드레이 코츠는 기사에서 "차원이 다른 '브래들리 M2 장갑차' 50대도 우크라이나에 제공된다"며 이 장갑차의 뛰어난 성능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미군 주도의 '사막의 폭풍 작전'(제 1차 이라크 전쟁)에서 브래들리 장갑차가 미군의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Abrams)보다 더 많은 소련제 이라크 탱크를 파괴했다"며 "브래들리 장갑차 50대가 판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미국은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 전투 현장에서 브래들리 장갑차의 효능을 확인한 뒤 공급을 대폭 늘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놀고 있는 브래들리 장갑차를 2,000대 이상(M2 버전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서방의 장갑차량들, 위로부터 미국 브래들리, 독일 마르더, 프랑스 AMX-10RC/사진출처:위키피디아
독일도 올해 1분기에 40대의 '마르더' 보병 전투 차량(장갑차)를, 프랑스는 AMX-10RC를 우크라이나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방의 이같은 장갑차 제공은 격전지 '솔레다르' 공략으로 상징되는 러시아군의 공격 강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말부터 줄기차게 새해 2~3월에 러시아가 대규모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우는 소리(?)를 한 '선전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10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독일산 '레오파드 탱크' 등 중화기가 필요하다"며 중화기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촉구할 정도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은 이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먼저 탱크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 유럽은 "미국이 먼저", 미국은 "유럽이 먼저하거나,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독일의 레오파드(Leopard)-2 탱크/사진출처: oruzhie.info
가장 압력을 받는 나라는 독일이다. 오는 22일 독일과 정상회담을 갖는 프랑스는 폴란드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독일산 '레오파트-2' 탱크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설득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무엇보다도 유럽 각국에 많이 보급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특정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레오파드 탱크'를 우크라이나로 제공(재수출)하려면, 독일의 허가가 필요하다.
독일 측의 입장은 분명하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베를린은 대놓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과 러시아와의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꺼리고 있다. 겉으로는 유지 관리비가 너무 비싸고 수리및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들지만, 사실은 에이브럼스의 첨단 기술이 러시아 손에 넘어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게 '스트라이커(Stryker) 장갑차'다. 다음주 독일의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지원를 위한 연락그룹' 회의에서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우크라이나 제공이 논의될 것이라고 스트라나.ua는 전망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제공을 검토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량/사진출처:위키피디아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새로운 군사장비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적대 행위의 현 역학 관계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수천 명의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고, 러시아가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하는 현재의 판을 바꾼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새해들어 미국의 우크라이나전 개입에 점점 더 우려하는 이유다.
미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 미 국방부는 내주 오클라호마에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운용할 우크라이나군 병력에 대한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대상 인원은 90~100명이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61 기갑 수리 공장"을 방문, "우리는 더 빠르고, 더 끈기 있고, 더 효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 세계은행은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러시아 경제는 올해 3.3%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지난해 10월 전망한 3.6% 마이너스 성장에 비하면 0.3%포인트(P) 개선된 수치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7%로,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200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1.9%포인트 낮은 0.5%로, 유로존의 경우 1.9%포인트 낮춰 0(제로) 성장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클 정도로 세계 성장이 둔화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2022년 러시아의 재정적자가 GDP의 2.3%인 3조3000억 루블에 달했다고 밝혔다.
-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중국 관리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20일 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등 일각에서는 FT의 이 보도가 '또다른 서방의 선전전'으로 보고 있다. 중-러 정상회의의 내용을 알만한 중국의 고위 관리가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서방 언론에 '대화' 내용을 발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을 총괄하다 하르코프(하르키우) 등지에서 군대를 철수시킨(패퇴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던 알렉산드르 라핀 중장이 최근 육군 참모총장으로 지명됐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작년 7월까지 푸틴 대통령에 의해 '러시아의 영웅'으로 불렸으나, 같은 해 10월 수로비킨 장군에게 특수 군사작전의 최고 지휘관 자리를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NCND'(확인도 부정도 않는)의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