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3일 아침편지
덕수궁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황실 건물로 대한제국의 영빈관인 돈덕전(惇德殿)이 있었다. 돈덕은 『서경』에서 ‘덕 있는 이를 후대하고, 어진 이를 믿는다’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처음 돈덕전을 짓게 된 계기는 1902년 10월에 있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칭경(稱慶) 예식’에 각국의 외교관들을 초청해 대한제국의 건재를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사신의 접견과 귀빈의 접대 등 제국의 외교의전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순종황제의 즉위식도 여기서 거행되었다. 돈덕전은 이처럼 대한제국의 상징적인 건물이었는데, 일제는 바로 그런 이유로 1920년대에 이를 허물어 버리고 1930년대 아동 유원지로 만들었다. 규장각의 목수현 박사가 『법규유편(法規類編)』이란 책에서 돈덕전 내부의 평면도를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발굴조사 후 원래 모습대로 재건하여 지난해 9월 26일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복원된 돈덕전은 프랑스풍 양관으로 철골조 전돌벽 2층의 연건평 약 700평으로 발코니와 아케이드가 곁들여 있는 동판지붕집이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형태미가 세련되고 의젓하고 품위가 있는 데다 색감이 산뜻하여 근대 국가의 영빈관다운 품위가 있다. 돈덕전 앞에는 해묵은 회화나무 한 그루가 깊은 상처 자국을 남기면서도 늠름히 자라고 있다. 그것은 마치 근대 독립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쳤던 대한제국의 아픔을 상징해 주는 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lglk3utO6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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