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둘러앉아 손뼉을 치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저게 무슨 소리로 들리는가? ‘자유의 소리’지. 얼마나 시간이 오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설령 길지 않다 하더라도 저들이 어떤 상황에서 지내다 풀려났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가족에게서 분리되어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끌려가 이렇게 저렇게 노리개로 굴러다녔습니다. 그리고 천만다행히 풀려난 것입니다. 이제 곧 집으로 찾아가겠지요. 말 그대로 지옥에서 돌아온 셈입니다. 그 어린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집을 그리면서, 가족을 그리면서. 어른들이 보기에도 즐거운 장면이지요. 내 자식처럼 보이니까 말입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외국 관광객들이 놀라는 것들 중 하나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혼자서 등하교를 하는 것과 해가 이미 지고 나서도 밤거리를 책가방 메고 혼자서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싶은 것이지요. 자기네 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반드시 부모가 등하교를 시켜야 합니다.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붙잡혀 들어간답니다. 자녀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방기한다는 것이지요. 영화가 시작되면 그런 장면들이 소개(?)됩니다. 길에서 마치 물건 주워가듯 어린이를 붙잡아갑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그냥 집어 태우고 쏜살같이 내뺍니다. 어쩌지도 못합니다. 자동차를 대기시켜 놓고는 지나가는 아이를 붙잡아 태웁니다. 그리고는 어디인지 모르게 데려갑니다.
그런데 나중에 자막으로 나오는 설명을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던 일을 돌아보면 믿을 수 없지만 믿어야 하는 사실입니다. 매년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납치되어 노예생활을 한다니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수백만이 어린아이들이랍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성노예가 되어 노리개로 사용된다는 설명에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립니다. 설명 중 등장한 여성은 6살부터 시작하여 어느 새 스물다섯이랍니다.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여섯 살 아이를 어떻게 성적인 노리개로 쓴다는 이야기인지, 이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사람인지, 짐승도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어느 날 이름 있는 한 여성이 어느 집에서 흘러나오는 아이의 노래에 끌려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 아비에게 딸을 연예인으로 키우라고 조언해줍니다. 그리고 오디션에 참여하라고 안내해줍니다. 옆에 있던 어린 아들까지 동반하여 데리고 오라 합니다. 다음 날 희망을 듬뿍 안고는 아비를 따라 두 남매가 약속한 오디션 장으로 갑니다. 저녁에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하고는 맡겨두랍니다. 그곳에는 다른 아이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저녁에 아이들을 데리러 갑니다. 그런데 그 방은 비어 있습니다. 아침에 있던 시설들도 모두 사라지고 빈 방입니다. 놀랄 일이지요. 덜컥 겁이 났을 것입니다. 속았구나 싶지요. 아무리 소리소리 질러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연예인의 꿈을 꾸며 여성을 따랐을 것입니다. 화장도 해주고 음식도 주고 아무 의심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 웬 남성들이 들이닥쳐서는 밖으로 내보내며 차에 타라고 합니다. 그 때부터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리로, 다시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돈이 오가지요. 물건 주고받듯이 말입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목적지(?)에 당도하면 인형만도 못한 물건이 되어 한 미치광이의 노리개가 되는 것입니다. 아니면 집단으로 넘어가서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겠지요. 갑자기 자기 자식들을 잃어버린 아비의 마음은 어떻게 될까요? 자식의 빈 침대를 보고 잠이 오겠습니까?
아동성매매업주를 추적하여 체포합니다. 그것이 ‘팀 발라드’의 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실적을 올립니다. 어느 날 동료가 묻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디 있지요? 범죄자는 잡아 구금하였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그 피해자들의 부모 가족은 어떤 형편에서 살고 있을까요? 범죄자만 잡으면 일이 끝나는 것입니까? 그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범죄자 소탕작업입니까? 사회의 안녕과 시민의 안전을 위한 일입니까, 경찰 실적과 공적 쌓는 일을 하자는 것입니까? 이게 도대체 뭘 하는 일인지 생각합니다. 정작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습니다. 고통은 그냥 지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범죄자를 붙잡아 처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지옥에 갇혀 사람 아닌 취급을 당하고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구출해내기로 합니다. 그런데 목숨을 걸고 오지로 들어가는 남편을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까요? 따지고 보면 남의 나라 일이고 남의 아이들입니다. 그 아내도 참으로 대단한 강심장을 가지고 있다 싶습니다. 아무튼 남매를 잃은 아비의 심정으로 구출작전을 짜고 들어가는 팀의 활동이 전개됩니다.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가 공감은 갑니다. 그리고 그 악한 환경에 놀랍니다. 그런데 그 놀라운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영화를 밋밋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긴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거참! 영화 ‘사운드 오브 프리덤’(Sound of Freedom)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