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제목 짓기
<1>시의 제목은 사람의 이름과 같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이름만 듣고도 그 사람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난다.
만나고 나면 이름과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를 안다. 그리고 헤어진다.
그러면 그 사람의 모습과 그 사람에 대한 정보는 다 몰라도 이름은 대개 기억한다.
이름은 그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의 제목은 그 시 내용 전체를 대신하는 것이므로 제목은 중요하다.
* 시의 제목은 시인이 정한다.
* 시의 제목은 그 작품의 내용보다는 주제와 일치하는 것이 좋다.
* 시의 제목은 주제를 암시하는 것이 좋다.
* 시의 제목은 그 작품의 주요 제재를 제목으로 정할 수도 있다.
* 시의 제목이 무제이거나 일련번호를 매긴 경우도 있다.
시의 제목은 그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가급적이면 제목에 그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가 드러나 있거나 암시하고 있는 제목이 좋다.
때로는 제목이 추상적이어서 실제 작품보다 그 개념이 넓은 경우도 있다.
반대로 작품의 내용과 주제는 광범위한데 비해 제목은 좁은 경우도 있다.
작품의 주제나 내용과 제목이 가급적이면 일치하도록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시의 제목은 언제 짓는가?
* 제목을 미리 정해놓고 작품을 쓴다.
어떻게 보면 이 경우는 아이를 낳기 전에 이름을 먼저 지어놓은 경우이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여아이름으로 지어놓았는데, 남아가 태어나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가급적이면 제목을 먼저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제목에 얽매이면 시의 내용이나 주제가 억압을 받아서 부자유스러울 수 있다.
제목을 미리 정하고 쓰면 제목의 구속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제목을 미리 정하면 시상을 받았을 때의 기억, 또는 당시의 감동을 그대로 이끌고 갈 수 있는 장점은 있다.
* 작품을 먼저 써 놓고 제목을 정한다.
시를 쓰는데 이 방법이 자유스러울 수가 있고,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시가 쓰였을 때에도 결과에 따라 적절한 제목을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시를 쓰는 일은 어떤 건물을 건축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인데,
어떤 건물을 지을 것인지를 미리 설계하는 경우라면 미리 제목을 정하고 쓰는 경우도 가능하다.
제목을 먼저 짓든 나중에 짓든 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므로 꼭 어떤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 작품을 써놓고도 적당한 제목을 찾지 못하면 무제로 둘 수도 있다.
<3> 어떤 유의 제목을 붙일 것인가?
*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난 인상적인 제목이 좋다.
* 막연한 제목보다는 구체적인 제목이 좋다.
* 기억하기 좋고, 부르기 좋은 제목이 좋다.
* 구체적인 명사를 붙인다.
* 짧고 추상적인 명사는 지양한다.
* 추상적인 제목보다는 길어도 구체적인 서술형의 제목을 붙인다.
* 마땅한 제목이 없으면 시의 첫 행을 제목으로 삼는다..
* 제목이 첫 행으로 작용을 하고, 내용이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첫댓글 조오흔 자료 감사!!!
끝에서 다섯 번째 줄은 '주체적인'이 아니고 '구체적인'이 맞아요~~
일찍 다녀가셨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신 곳 '구체적' 으로 수정했습니다.
참으로 부지런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삼청동 보리밥집, 다시 가 보고 싶은데 언제가 되련지요.ㅜㅜ
미숙님, 공부 열심히 하십니다.(칭찬 왕창!!ㅎㅎ) 제목을 일련번호로 남겨 두는 건 성의 없단 생각입니다. 자식을 일련번호로 부른다?ㅎㅎ 하긴 에밀리 디킨슨은 제목 없이 일련번호로 작품을 남겼다죠. 제가 아는 한 오로지 유일한, 그런 분입니다. 에밀리 디킨슨 같은 대가(?) 반열에 오른다면 모를까, 일련번호 보단 차라리 무제가 낫겠습니다.^^
저는 일련번호도 싫고 무제도 싫고 꼭 제목을 짓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