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군산 옥산지 수변산책길과 효 테마공원인 대전 뿌리공원으로 천하장군 이백마흔번째 정기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날이 맑고 바람도 없어 발걸음도 가볍게 모두가 늦가을 여행을 잘 즐기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전라북도 군산에 있는 군산저수지(일명 옥산저수지)는 1939년 수원지로 조성된 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2008년까지 출입이 통제되던 곳이라 아직까지도 훼손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이 남겨져 있는 곳입니다. 호수 둘레를 따라 구비 구비 이어지는 수변산책로는 왕버드나무 군락과 아름다운 대숲을 지나는 평화롭고 고즈넉한 길입니다. 이 길은 군산의 걷는 길, 구불길의 한 구간으로 정비되어 동네사람들 외에도 점차 많은 이들이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옥산지 제방 옆 억새밭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제철이 지나 누렇게 익어가는 마른 억새들이 맑은 늦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대며 우리를 반겨줍니다. 억새 사잇길을 지나 본격적인 호숫가 둘레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길은 고요하고 오르막도 없이 평평한 곳이라 우리 회원들이 가볍게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조건이지요. 호숫가에 이렇게 대숲이 잘 발달할 수 있을까 싶게 싱싱하게 자라는 대숲길을 지나고, 습지에 형성된 아름다운 왕버드나무 군락을 지나며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호수를 따라 걷는 길은 참 평화롭습니다. 물위에 떠있는 철새들은 종종 물결에 파문을 만들어내고, 자맥질을 하는지 텀벙거리는 물소리가 고요한 호숫가에 적막을 깹니다. 회원들은 2시간(5-6km) 가량 저마다의 속도로 여유롭게 호수 산책을 즐겼습니다.
점심은 군산 시내에서 해물돌솥밥으로 먹었습니다. 갖은 해물을 넣어 만든 솥밥에 간장양념을 넣어 비벼먹는 맛이 새롭고 먹을만하더군요. 마지막에 긁어먹은 솥밥누릉지도 새로웠습니다. 식당 바로 앞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있습니다. 특히 단팥빵과 고로케가 유명한 곳인데,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이지요. 빵 하나씩 맛보고 식구들에게 줄 팥빵도 하나둘 사들고는 이제 대전으로 이동합니다.
대전에 있는 뿌리공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효를 테마로 조성한 테마공원입니다. 족보박물관과 성씨별조형물 등을 통해 자신의 뿌리에 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곳이지요. 족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족보를 공적인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취지에서 세워진 것이 족보박물관입니다. 족보를 소개하고 족보의 간행체계와 족보의 역사 등을 체계적으로 전시하는 족보박물관을 둘러본 후에 공원 곳곳에 조성된 성씨별 조형물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뿌리공원의 답사는 이뤄집니다.
회원들도 각자 자신과 가족의 성씨조형물을 찾아 뿌리공원을 둘러봅니다. 나의 성을 찾아보고는 가족들의 성씨까지 찾아가 소개글을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현재 136개의 성씨조형물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위치와 모양이 제각각이라 비교하며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조형물이 다 제각각인 이유는 민관협력방식으로 조성된 것이라 국가에서 각 성씨별 문중에 동일한 크기의 땅을 제공하고, 공원 내 위치는 제비뽑기로 정하고, 조형물의 기획과 제작은 모두 문중에서 알아서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성씨가 참여해 조형물작업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하니 가족들과 근처를 지날때면 한번 들려볼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군산과 대전으로 다녀온 오늘 답사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지역이라 이동시간도 여유롭고 날씨도 맑고 쾌청해 모처럼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지 않았나 합니다. 옥산저수지에서의 평화로운 산책, 언제가도 맛있는 군산에서의 점심식사와 즐거운 빵집 나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보는 뿌리공원의 아기자기함까지 아무 탈 없이 즐겁게 마무리된 여행이었습니다.
서로 배려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행의 피로가 남지 않도록 잘 쉬시고, 다음 달 2012년 송년답사에서 반가운 얼굴들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