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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발원해 북한강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남한강은 단양군 중앙을 가로지르고, 단양의 남한강 주변으로는 단양팔경의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이 있다. 절벽 사이사이 깃든 전설 따라 여행하기에 좋은 이곳에서 유랑을 시작해보자. 유람선 타고 즐기는 단양팔경
남한강에서 도담삼봉, 석문
도담삼봉은 남한강 상류 한가운데 기암 세 개로 된 작은 섬이다. 가운데 봉우리가 가장 높은데, 조선 시대 정도전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세 봉우리를 본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정도로 이곳을 아꼈다고. 그 후 이곳을 ‘물 위의 세 봉우리 섬’이라는 뜻으로 도담삼봉(嶋潭三峰)이라 불렀다.
겨울철에는 단체 예약이 있을 때만 운항하는 도담삼봉 유람선
정도전과 삼봉에 관한 다른 이야기도 있다. 조선 시대에 이 지역 백성은 세 봉우리 때문에 정선군에 세금을 냈다. 정선군에 있는 삼봉산 바위가 떠내려온 것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정도전이 이곳으로 왔을 때 기이한 세금 징수를 보고 더는 세금을 낼 수 없으니 봉우리를 도로 가져가라고 했다. 그 뒤 세금이 징수되지 않았다는 일화다.
선착장에서 도담삼봉을 지나 석문으로 향하는 유람선 관광
전국 산야와 계곡에 속속 등장하는 마고할미 전설이 있다. 마고할미는 신성한 여성 거인인데, 한강 주변에 특히 많은 이야기로 구전된다. 단양은 마고할미의 고향으로 알려졌다. 하늘에 살던 마고할미는 도담삼봉이 있는 남한강으로 물을 길으러 내려왔다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부근에 머물렀다고 한다.
[왼쪽/오른쪽]마고할미가 마을을 오가던 문이라는 전설이 있는 석문/마고할미가 살았다는 작은 동굴
도담삼봉과 석문을 관람할 때는 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담삼봉은 해변 공원에서 내려다보이지만, 석문은 접근할 방도가 없다. 도담삼봉관광지 안 강변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유람선은 도담삼봉을 지나 석문, 동굴, 자라바위 등을 관람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겨울철 유람선은 단체 예약이 있을 때만 운항하므로, 가족 단위 이용객은 운항 계획을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유람선 소요 시간은 한 시간, 비용은 어른 7000원이다.
[왼쪽/오른쪽]오랜 역사와 안전을 자랑하는 단양 장회나루의 충주호유람선/유람선에 오르는 순간 즐거운 관광이 시작된다
충주호에서 구담봉, 옥순봉
남한강은 충주댐 건설 이후 충주호를 지난다. 단양군 충주호는 단양팔경 중 구담봉과 옥순봉을 품고 있다. 구담봉은 봉우리 형상이 거북 암컷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고, 옥순봉은 대나무 모양으로 치솟은 바위 풍경을 뜻하는 이름이다. 조선 시대 이곳의 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겨 단양의 관문임을 공시했다고 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연중무휴 운항하는 충주호유람선
단양 충주호를 둘러보는 충주호유람선이 장회나루선착장에서 출발하는데, 선장이 들려주는 주변 경관 안내와 함께 유람선 관광을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세 봉우리와 만난다. 중앙 봉우리와 양옆으로 균형 잡힌 두 봉우리의 형상이 하늘로 향하는 제비 같다고 제비봉이라 부른다. 유람선은 신선들이 내려와 남한강에서 여흥을 즐기다가 한 신선이 그대로 머물렀다는 신선봉,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 되는 단양의 명기 두향의 무덤, 하늘의 선녀와 신선이 오간다는 강선대를 차례로 지난다. 이어 구담봉과 채운봉, 현학봉, 삿갓바위, 엄지바위, 쌍고래바위, 초가집바위를 지나 옥순봉에 이른다.
[왼쪽/오른쪽]가는 길에 보이는 엄지바위는 돌아오는 길에 암탉으로 보인다/구담봉을 바로 앞에서 촬영할 수 있다
유람선은 연중무휴 운항하며, 겨울에 강물이 얼면 해빙 유람선 투어가 진행된다. 요금은 어른 1만 2000원이다. 겨울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시로, 여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출항한다. 날씨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상세한 출항 시각은 여행 당일 오전에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인 4~5월, 10~11월에는 2주 전 예약이 필수다. 단양 충주호의 순회 관광 유람선은 충주호유람선에서 관리·운영하며, 그 옆 선착장에 있는 충주호관광선은 충주의 청풍나루와 월악나루로 왕복 운항하는 여객선이다.
[왼쪽/오른쪽]충주호유람선이 회항하는 옥순봉과 옥순대교/충주호유람선은 여객선인 충주호관광선과 별개로 운영된다
계곡 길 걸으며 만나는 사인암과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단양팔경 중 나머지 4곳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거리는 장회나루에서 멀지 않다. 사인암은 높이 70m 기암절벽이다. 사인암 아래로 흐르는 남조천이 운선계곡으로 이어지며,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예부터 운선구곡이라 불리고 있다.
[왼쪽/오른쪽]계곡 옆 하선암 풍경/하선암 가는 길에 있는 선암계곡 약수터
하선암과 중선암, 상선암은 선암계곡 길에 있는 삼선구곡이다. 계곡 길에 들어서면 하선암을 먼저 마주한다. 계곡 가에 3층으로 된 마당바위와 그 위로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미륵처럼 앉아 ‘불암’이란 별칭도 있다. 중선암은 백색 바위가 층층을 이루고 그 위로 계곡물이 흘러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는다. 마지막 상선암은 깊지 않은 계곡으로 커다란 바위부터 작은 돌덩이가 가득하다. 길을 따라 걷노라면 정처없이 떠도는 유랑자가 되어보는 철없지만 행복한 상상을 해보게 된다.
여행정보도담삼봉
충주호유람선
사인암
하선암
주변 음식점
숙소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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