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초대 주미전권공사로 임명되어 미국에 파견되었던 박정양(朴定陽, 1841~1905) 공사의 부인 양주 조씨(楊州趙氏, 1841~1892)의 묘지(墓誌)가 미국에서 돌아와 고국의 후손 품에 안겼다.
* 묘지(墓誌): 고인의 생애와 성품, 가족관계 등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돌이나 도판(陶板)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과 함께 2023년 10월 30일 오후 3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실에서 마크 A. 피터슨(Mark A. Peterson)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 美 유타 주 소재) 명예교수로부터 기증받은 ‘백자청화정부인양주조씨묘지(白磁靑畵貞夫人楊州趙氏墓誌, 이하 ‘묘지’)를 박찬수 반남박씨 죽천공파 종중 회장(박정양 증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에게 전달했다.
피터슨 교수가 기증한 묘지는 1892년 제작된 전형적인 조선 말기 청화백자 묘지로서, 박정양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양주 조씨의 생애를 도판(陶板) 1장에 122자로 기록하였다. 양주 조씨는 박정양과 1남 2녀를 두었으며, 1892년 사망과 함께 경기도 수원에 묻혔다. 이후 1921년에 박정양의 묘소(경기도 포천 소재)에 합장되었으며, 묘지의 상태로 미루어 볼 때, 합장 이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유실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기증은 하버드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피터슨 교수가 묘지를 우연히 구입해 보관해오다가 2022년 7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Frog Outside the Well(우물 밖의 개구리)’에서 묘지를 처음 소개하던 중에 후손에게 돌려줄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때마침 이 채널을 시청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사무소 직원이 피터슨 교수와 한국에 있는 박정양 후손 측에 연락을 하면서 기증이 약정되었다.
앞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양측의 동의하에 묘지를 임시로 기탁 받아 2022년 10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워싱턴 D.C. 소재)에서 개최된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현지 특별전에서 일반에 미리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묘지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박정양 공사가 135년 전 초대 공사로 워싱턴 D.C.에서 생활했었는데, 박정양 공사 부인의 묘지를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전시실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월에 전시를 마친 후 묘지는 서울에 소재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보관되다가 이번 전달식을 통해 무사히 후손의 품으로 돌아갔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앞으로도 현지 협력망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외 소재 한국 문화유산의 환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유 물 명 : 백자청화정부인양주조씨묘지(白磁靑畵貞夫人楊州趙氏墓誌)
○ 제작시기 : 1892년(고종 29년)
○ 재 질 : 청화백자
○ 크기/수량 : 17.5×14.7×1.3㎝ / 1장(완질)
○ 환수방식 : 기증* (수증처 : 반남박씨 죽천공파 종중)
*기증자 : 마크 A. 피터슨(미국인, 美브리검영대학 명예교수)
○ 소 개 :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朴定陽, 1841~1905)의 첫 번째 부인 양주 조씨의 묘지(墓誌). 양주 조씨가 박정양 묘소(경기도 포천 소재)에 합장(1921)되기 전 원래 묘소(경기도 수원 소재)에서 불특정시기에 유실된 것으로 추정됨.(총 122자 수록)
피터슨 교수는 미국 유타 주 브리검 영 대학(Brigham Young University) 아시아·근동 언어학과 한국학 전공 명예교수로서 미국 내에서 한국학의 권위자 중의 한 사람이다. 브리검 영 대학에서 아시아 및 인류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8~1983년 한국 풀브라이트재단 디렉터로, 1984년부터 브리검 영 대학에서 교수로 봉직하였다. 미국 아시아학 협회 한국학 위원회 회장, 유네스코가 발행하는 <코리아 저널>의 편집장 등을 역임하였다. <유교사회의 창출: 조선 중기 입양제와 상속제의 변화>(일조각, 2000)을 비롯해 한국학에 관한 다수의 논저가 있다. 현재 한국과 한국사를 주제로 구독자 약 14만 명의 유튜브 채널 ‘Frog Outside the Well(우물 밖의 개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단행본으로도 출간하였다.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