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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3시25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00 현장교수집인데......안좋은 이야기 하꾸다. (농대에 다니는 아들 실습농장)
생일이라고 00가 친구만나러 간다고 차를 가지고 갔는데, 사고를 당해
119랑, 경찰들이랑 깜깜한 밤에 수색 중입니다. 차 가지고 가지 말라했는데..."
전화기를 든 손이 떨리고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머리가 하애졌습니다.
00아빠......00가 사고가 났데요. .....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도 않고, 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예요.
어쨌든 옷부터 입으라 하길래 주섬주섬 옷을 입는데......
도저히 제 정신이 아니어서, 대강 뭘 입었는지도 모르고 (나중에 보니 애아빠 러닝을 입고 조끼를입었어요)
나가자고 했더니......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몰라 혼자서
무릎꿇고 기도부터 드렸습니다.
"아들 지켜주시고, 살펴주십시요". 하고 딱 두가지만 기억납니다.
아침 6시 무작정 나갔습니다.
현장교수랑 간간히 통화. - 도저히 전화받을 수 없어 남편이 받고
" 지금 곳곳을 수색중이고 아직 연락이 없답니다."
두시간이상을 폭우가 쏟아지는 곳에서 손만 꼭 붙잡고 기도만 했습니다.
부모가 해 줄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들의 건강한 모습만 생각하며 어튜먼트를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오만가지 생각이 겹치고 겹치고 겹쳐졌지만...
아들의 건강한 모습만 떠올리며, 엄마의 사랑과 에너지만 보냈습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며 오그라들기 시작하고, 입술과 입은 타들러 갔습니다.
꼭 움켜잡은 손으로 어깨가 경련을 일으켰지만....
받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내가 받고서라도 아들이 많이 다치지만 않길 . "살아있길.... 바랬습니다".
위치추적으로 반경 3km - 제주시 한림읍 구억리 인근이라네요.
하다 못해 면식만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부탁을 하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몇사람 얼굴이 스치며 부탁을 하려 했지만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손만 부들부들 떨며 그렇게
기도만으로 4~5시간을 폭우가 쏟아지는 차안에서 무능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간간이 오는 전화소리에 놀라고, 내용이 무서워 벨도 무음으로 해 놓고 아빠가 받았습니다.
갑자기 유기농조합 회장님이신 장로님과 권사님이 떠올라 무작정 집으로 갔습니다.
아침 상을 준비 중이었지만....
"기도 좀 해주세요"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아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기도해주세요" 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30여분 기도하는사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하느님....당신 사랑의 통로가 되겠습니다. 우리 아들 살려주세요" 한가지만 되뇌였습니다.
두분기도 후, 너무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인데...."걱정말라" 하시는데, 그 말씀이 그대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반 나갔던 정신을 가다듬으며.....
"그런데
어떻게 아들이 사고 난것을 알 수 있었을까?
누가 신고를 했고, 목격을 한 것일까?"
정확히 알고, 수색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화소리도 너무 무서워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겁만 너무 난 상태였습니다.
혹시라도 전화너머로 안좋은 상황이 들려올까 두렵기만 해서 떨고만 있었던 것이지요.)
애아빠랑 우선 경찰서(중문파출소)로 갔습니다.
제가 00엄마예요. 전화번호, 주소, 이름을 말하니 이미 접수된 사건이고 " 소방서로 가보란다"
쏟아지는 비를 맞고 소방서로 뛰어들었다.
"00엄마예요. 제 아들이 사고가 났다고 하는데....어떻게 된것인가요."
"신고는 누가 했지요". "위치 추적은 하고 있나요" " 어디근방인가요"
말을 떨어가며, 손을 꼭잡고 물어보는데....
냉정함을 잃지 않은 소방관이 지금 "119로 신고를 해보고 이야기를 들으란다"
다시 소방서에서 "119로 전화를 했다"- 중앙관제소에서 받는다.
"아드님이 직접 전화를 하여 신고된 것입니다." ----이 말 한마디에 막혔던 숨통이 터지듯 안도와 감사함이
쏟아지듯 밀려나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꼭 찾아주세요"를 연거푸 몇십번을 하고는
아빠랑 차를 타고 " 상창주유소부터 구억리 부근 - 소방서에서 알려준 위치"을 뒤질 요량으로 소방서 문을 나섰다.
조금 가까운 지인들께 망설임도 없이 부탁을 했습니다.
"상창부근 비포장도로 어디든 수색 좀 해 주세요" ......몇 사람에게 부탁을 하고
걸어서라도 찾을 생각으로 인근으로 모여서 골목골목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차와 순찰차가 몇대 보이고 비는 쏟아지고, 현장교수님쪽 팀과 중문쪽 우리들이 찾아나섰습니다.
큰길가에 소방차 서너대가 소방대원 예닐곱명과 함께 대어져 있길래 아들찾는 차 같아 인사라도 하려고
길건너까지 뛰어 갔습니다.
새벽3시부터 차가 다니는 큰길은 다 수색을 하고 있노라고, 지도에 동선을 그으며 걱정말라는 이야기까지 해주며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든든하고, 뭐라도 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다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소방관 손을 잡고 " 잘 부탁합니다. 우리 아들 꼭 찾아주세요" 몇번이고 다짐을 하며 부탁을 하고 있는데...
길건너 애들아빠가 " 빨리 건너와봐" 클락션을 울리며 고함을 쳐 댑니다.
아들녀석이 서 있는 것입니다.
다리와 온몸에 힘이 다 풀리고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꿈만 같아서 깨고싶지 않아서, 말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내품에 있는 녀석이 너무 고마워 등짝을 때리며 " 고맙다 고맙다 고마워" 하며 주저 앉았습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생일전날이라 친구들과 저녁먹고 술한잔 마시고 다음날 생일이지만 일을 해야해서....
2시30분 무렵 서귀포에서 한림으로 운전을 하고 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답니다.
대유랜드 - 수렵장- 에서 좌회전을 해야하는데, 앞이 안보여 직진을 했다네요.
한라산 마을공동목장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비포장도로에서, 연일 이어진 폭우로 차가 빠져 나올수가 없었답니다.
우선 새벽이고 해서 -119-에 전화를 하여 이름과 전화번호와, 차 번호까지 대주며
"앞분간이 안되어 그럽니다. 위치추적하여 차도 빠지고 했으니 구해주세요" 했다고해요.
10번 넘게 119상황실과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밧데리가 떨어지고, 손과 팔목도 긁히고 찟기고 나와 보려고 풀숲도 헤쳐보고,
방법을 찾다 포기하고 있었답니다.
아침이 되어 아무도 소식이 없길래 30분쯤 걸어내려와, 일하러 온 사람 트럭을 세우고 부탁하여 차를 끌어내어
현장으로 아무일 없는 것처럼 일하러 다시 가고 있던 중 길가에 " 엄마가 소방관들하고 있네" 아들은 아들 대로
무슨 큰일이 난 줄 알고 놀라서 " 엄마 왜 그래요. 무슨일 있었어요" 하더라구요.
아들은 새벽에 119에 열번이나 통화를 하여 자기 밧데리 떨어질지 모르니 위치추적 하라고, 길을 잘못들었다고 했다네요. 그런데 소방관들과 경찰서에선 전혀 엉뚱한 방향인 구억리쪽에서 밤세워 수색을 했답니다.
멀쩡하게 돌아온 아들이 감사해서 아무 이야기 안하고 왔습니다만.....
만약 아들이 다치기라도 한 상태에서 신고를 했다면 어떻할뻔 했습니까?....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합니다.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가는데.....저는 몸을 추스릴 수가 없네요.
많이 놀랐던 때문인지, 기력도 없어지고, 다리도 풀리고, 입맛도 없고, 의욕도 없고.....
세상에 자식앞세운 모든 부모님들께 "치유의 축복을 보냅니다" 깊은 기도로 "제가 가슴아픈 부모님들의 치유의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어서 강단있는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와 더 많은 에너지를 보내야 되는데, 그것만이 이번 아들의 계기로 배운 것을 되돌리는 일인데 너무 놀랐나 봅니다.
쉽게 기운이 돌아 오지 않네요.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간절히 아들의 안녕을 빌어주신 한분 한분 카페 식구들께 감사올립니다.
첫댓글 소중한 사람을 가진이는 다 한마음이었지요.너무 놀랐을때 기운을 보해주는 한약도 있을터인데....암튼 이번일에서 큰 배움으로 가져가라는 메세지인듯도 합니다.........귀한 정토 잘 크라는 예방주사입지요.엄마도 같이 맞는 예방주사가 너무 아팠네요 ^^
같이 마음졸여주셨을 생각하니 감사하기만 하네요.
우리 큰아들 초등학교3학년때 제주로 여행 갔다 잠깐 잊어 버린적이 있어요 .하늘이 빙 돌아서 그냥 주저 앉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들 아니 자식들은 늘 간담을 울리게하지요!!
그러게요. 덩치크고 간작은 저는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요.
제가 자식이 없어서 그 심정 가늠하긴 힘들지만 글 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내릿정이라고 부모나 형제에게 일어난 일하고 또 다르더라구요. 고마워요. 정은님
둘째가 18개월쯤 되었을때 생사의 기로에 선적이 있었지요 밤이라 부산의 이름난 대학병원을 다 돌았지만 너무 어려 대응해줄 여건이 안된다고 수소문끝에 양산으로 갔는데 수술해줄 있는분이 한분뿐인대 아침 출근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기다렸다 수술해도 경과는 안좋을거라고 밤세 애타게 의사를 기다리는데 어찌나 무능력하던지요 아침에 수술실에 들어간 아이 수술실에서 여자의사 한명이 울며 뛰어나왔을때 하늘이 무너지는줄.알았어요 알고보니 애기가 마취가 잘안되고 괴로워해서 울었다는데 암것도 모르는 부모는 잘못된줄알고 ㅠㅠ 그렇게 대학병원 1인실에서 일주일 금식하는동안 저두 먹을수가 없어 같이 굶었었지요
아기였을땐 더하지요.
기다리는 시간에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것이 더 고통스럽더라구요.
먹는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젖도 아직 안뗀것이 물한모금 못마시는데 얼마나 불쌍했던지요 차차로님 이야기를 접하고 첨에 그때 생각이 나서 눈앞이 깜깜하고 가슴 답답했는데 다행히 제가 글을 늦게보아 정토군 무사하단소식 바로 들을수 있어 가슴을 쓸었지요 엄마가 아프고 기운없으면 아이들도 집안도 그리되는것 같아요 차차로님이 얼른 기운차려주셔야 아이들도 집안에도 활기가 돌것이랍니다 힘내시고 태풍도 당당히 맞서 주셔야지요 농장 나무들도 자기 돌봐주시는 차차로님 기운없으면 어찌 기운내서 태풍을 이겨내겠어요^^ 힘내세요 차차로님 다시 한번 다행입니다 다시 한번 하느님 감사합니다
쑥 성장한것이 보이는 아들모습이지만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이런 일 없어야겠어요.
차차로님 글 처음 읽으며 놀라고 눈물 흘리며 가슴 쓸어 내리고.... 이제도 한번에 글 다 못 읽었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을 달고서 그누가 다리 뻗고 눕겠습니까~
오늘에 감사하고 정토 지켜주심에 또한 감사하지요...
이제 얼른기운차리셔요 차차로님~
예...사모리맘님 감사로 주시는 깊은마음 고맙습니다.
부모에겐 자식만큼 소중한 것이 없어요. 세상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도 비교가 안되더라구요.
이렇게 자세하게 풀어주셨네요. 정토군이 직접 전화해서 신고했다는 부분에서 저도 또 마음이 탁 풀렸네요.
진짜 진짜 다행이에요. 크게 다친데 없이 이렇게 차차로님께 돌아왔으니까요.
진짜 매번 글 읽을때마다 눈물이 나요.
기운내세요 차차로님..
첨부터 정토가 전화했다는 것만 알았어도 피가 마르진 않았을텐데...
우리나라는 기술이나 외형에 비해 사실을 전해주고, 대처하는 내용이 많이 허술함을 느꼈어요.
기회를 통해 많은 부모님들을 떠 올려봅니다.
그들께 치유의 에너지를 보내며........
뭐라뭐라 쓰고픈데 한달째 뇌사상태로 있는 조카생각에 멍해지내요.
차차로님,일년맘고생 하루에 다하셨내요.
울 모두모두 화이팅.....
뭐라 안쓰셔도 심란하실 옥이신랑님 너무너무 이해됩니다.
조카님께 깊은 치유와 사랑의 기운을 보냅니다.
가족들께도 평화를 보냅니다.
간절한마음으로 기도 올릴께요.
저도 우리하나가 태어나자마자 숨을쉬지않고 호흡기 끼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갔다는말 나중에듣고 정말 하늘이 노래졌던기억이 떠오릅니다 정토군이 다치지않고 건강하다는말에 너무감사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납니다. 자식둔 부모맘은 모두 한결같을꺼란 생각으로 차차로님 겪으신 이번일이 나의일인것처럼 안타깝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차차로님 부디 언능 기운차리시길 빕니다..
..........뭐라 말이 안나오네요....차차로님이 심정이 마치 제일처럼 가슴을 울리네요...정토군 안전한 것에 감사하고 이일을 통해 더 큰 사랑을 배우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글을 읽는동안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나네요~
차차로님 그심정을 저역시 똑같이 느꼇으니까요....
밥맛도없고 걱정에 카페를 계속 들락거렸어요~~
첨 글을 접했을때 머리가 띵하니 붕튼 기분이였어요.
정토군 무사해서 감사했습니다.
요즘 날씨까지 짖굿어서 많이 힘드시죠?
엄마맘을 닮은 착한 정토군 베푼만큼 앞으로 좋은일이 많이 있을거라 믿어요^^
이런일이였군요,,,,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어요...
얼마나 다행인지요,,,,,,,,
많이 놀라셨겠지만,, 무사해서 정말 정말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