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07 (수) "보트가 날아다녀"… 전국 힌남노 피해 속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9월 5일 밤 제주도로 맹렬하게 북상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거나 도로 중앙분리대가 전도됐고, 충북 제천시에서는 산사태가, 경기 한탄강 일부에서는 홍수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9월 5일 오후 8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쪽 120㎞ 떨어진 해상에서 시속 33㎞로 북진하고 있다. 내륙인 경남 통영과는 350㎞, 부산과는 410㎞, 경북과는 500㎞ 떨어져 있다. 현재 제주도와 전라도, 경남도, 경북권 남부, 충청권, 경북권 남부에는 태풍 특보가,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 충남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 제주, 나무 뽑히고 보트 날아들고…‘힌남노’ 피해 속출
제주에는 태풍이 바짝 다가오면서 한라산 백록담에 순간 최대 초속 41.9m의 바람이 관측되고 있다. 한라산에는 9월 4일부터 이틀간 최대 700㎜가 넘는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한 공터에 대피시켜둔 보트는 강한 바람에 인근 도로 한가운데까지 날려갔다. 제주시 아라동의 한 타운하우스에 있던 트램펄린은 인근 숲속으로 날아가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1척이 침수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제주시 아라동 도로에 물이 차올라 차량이 침수되면서 운전자가 고립됐다가 구조되고, 제주시 아라아이파크아파트와 이도동 제주제일중학교 인근 도로에 있는 중앙분리대가 전도돼 철거되기도 했다. 제주시 일도동에서는 150가구에 정전이, 성산읍과 남원읍 일대서는 7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서는 한탄강 지류인 경기 포천시 영중면 영평천 영평교 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경기 포천 이동 176㎜, 가평 청평 165㎜, 남양주 오남 163㎜, 의정부 143㎜ 등의 비가 내렸다.경기 북부지역 하상도로 1곳과 세월교 9개소, 둔치주차장 10개소, 하천 산책로 8곳 등 총 28곳이 수위 상승 등으로 통제에 들어갔다. 전신주가 쓰러지고, 공사장 자재가 바람에 날리는 등 시설물 쓰러짐 피해 신고도 29건이 접수됐다.
♠ 남해안 도시 공장·학교·철도·항만 멈춤… 피해 최소화
9월 6일 오전 일찍 태풍이 들이닥칠 남해안의 주민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지대 침수 우려 구역 거주민과 경사면·옹벽 등 붕괴 위험지역에 사는 부산 동구와 남구 110가구 주민 134명은 미리 인근 모텔과 마을회관, 학교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부산 상가 99곳을 비롯해 690가구 944명의 주민에게는 대피 권고가 내려진 상태다. 울산시도 동구 슬도 바닷가 마을인 성끝마을 주민 34명을 숙박업소로 대피시켰다.
경북 포항시는 구룡포읍이나 장기면 등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해안 저지대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태풍이 직격할 9월 6일 오전에는 남해안 주요 시설과 교통망은 ‘일시 멈춤’에 들어간다. 부산과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인 동해선을 비롯해 부산김해경전철, 부산도시철도 등도 이날 밤이나 6일 첫차부터 운영을 중단한다. 영남과 호남 지역을 운행하는 317편의 열차는 5일 오후 8시부터 6일 오후 3시까지 운행을 중지한다.
한국도로공사도 초속 25m의 바람이 불 경우 부산 낙동강 대교를 비롯한 고속도로 교각 구간의 차량 통행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각 시도 지자체와 교육청은 재난대응반을 꾸려 비상 근무에 들어가는 동시에 어린이집 휴원, 원격수업 전환, 재량 휴업 등 지침을 내렸다. 대구와 충북, 경기 등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수련 활동을 취소하는 곳도 있었다.
♠ 尹데통령, 철야 대기하며 ‘힌남노’ 대응 총력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태풍 대비태세를 실시간으로 챙기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대기 체제를 이어갔다. 역대급 강풍과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방파제서 태풍 생중계 유튜버… 파도에 휩쓸려 10m 날아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가운데 부산에서 태풍 상황을 생중계하던 유튜버가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9월 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오후 11시 40분쯤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방파제 인근에서 유튜버 A씨가 촬영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가 위험하게 방송을 진행 모습은 영상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영상 속 A씨는 한 손에 카메라가 달린 셀카봉을 든 채 방파제 바로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개인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A씨를 덮쳤고 이에 A씨는 원래 서 있던 방파제 앞 인도에서 약 10m가량 마린시티 상가 쪽으로 휩끌려 나갔다. 이 사고로 A씨는 찰과상 정도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포항서 지하주차장에 차 빼러 나간 입주민 7명 한꺼번에 실종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져 도심 곳곳이 침수된 경북 포항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나간 입주민 7명이 한꺼번에 실종됐다. 9월 6일 포항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1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수색을 위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시와 소방당국은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폭우로 침수됐으며 배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실종자들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소방 관계자는 “지하 1층 주차장은 현재 물이 가득 찬 상태로 배수 작업이 10% 정도 진행된 상태”라며 “배수를 한 후 구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오전 9시 46분께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들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과 함께 수색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66세 여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리실 방송듣고 지하주차장에 차빼러 나갔는데 실종이 왠 말이냐구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차 요청에 주민 7명이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가족들이 오열하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한 9월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모 아파트에서 출차 안내방송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간 주민 7명이 실종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1·2단지 관리사무실은 오전 6시부터 수 차례 출차 안내 방송을 했다.
오전 6시 30분쯤 1단지 방송에서는 "주차장에 물이 차니까 차를 옮기라고 했다"고 했으며, 2단지에는 수차 례 동일하게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있으니 긴급하게 차를 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는 것이다. 한 주민의 남편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태풍 '힌남노'가 포항 초입을 관통할 때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들어갔다가 실종됐다. 이처럼 방송 안내를 받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한 주민 7명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아파트 출차 안내방송을 듣고 다수의 주민이 동시에 주차장에 모였으며, 수 분만에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차올랐다고 전했다. 일부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치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에 차들로 긴 줄이 세워졌다고도 전했다. 냉천 하류에 위치한 이 아파트에는 폭우가 쏟아질 당시 상류에서 쏟아져 내려온 급류가 범람했으며, 만조와 겹치면서 아파트로 한꺼번에 밀려들어와 순식간에 높이 3.5m 높이의 지하주차장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강건너 있는 이마트 1층도 침수되는 등 아파트 주변 상황은 몹시 급박했던 것으로 추정됐다.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는 "1·2차 방송과 3차 방송 사이가 한 20분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고, 아무도 상황을 예측 못했다"고 말했다. 포항남부소방서 김경태 예방총괄담당은 9월 6일 현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폭우는 기록적인 폭우였고 소방차들이 현장에 나가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물이 하천에서 범람해 (지하 주차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배수펌프 6대를 이용해 물이 가득찬 지하 주차장에서 배수 작업 중이며 9월 6일 오후 5시 현재 30% 정도 완료된 상태이다. 앞으로 배수에는 5~8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7시 41분 첫 신고가 접수돼 수색에 나섰고 현재 소방 40명, 경찰 10명, 해병 1사단 관계자 등 60여 명이 투입돼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준석 '품는다'?… "내가 달갈이냐 품게, 모욕적"
국민의힘 갈등 상황에 따른 해결책으로 정치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가 "품는다는 말은 모욕적이다"며 펄쩍 뛰었다. '품는다'는 건 갈등의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는 뜻이기에 이 말을 들으면 "거의 돌아버린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9월 5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당 상황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사자성어로 결자해지 아닌가"라며 "묶은 사람이 풀어야 된다"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열쇠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윤핵관들에 어떤 지시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윤핵관들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체리따봉 문자로 알지 않았는가"라며 "대통령이 '내 생각은 윤핵관과 다르다'라며 적극적으로 윤핵관과 본인을 분리하지도 않았기에 많은 국민들은 윤핵관 행동과 윤석열 대통령 행동을 결부지어 생각한다. 따라서 그 부분을 빨리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방법을 묻자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말씀 하신 적 없지만 누군가 옆에서 해법으로 '품어라'고 하는데 저한테 지금 와서 '품는다' 이런 표현을 쓰면 전 거의 돌아버린다"라며 "'품는다'는 표현은 저한테 가장 모멸적이고 들었을 때 기분이 제일 나쁘다"고 했다. 이어 "품기는 뭘 품어요? 무슨 제가 달걀입니까? 왜 품습니까, 저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결자해지, 차라리 풀어라는 건 이해할 수 있다"며 "이 상황에서 다른 여러 가지 표현, 예를 들어 '국정의 동반자로 손을 잡는다', '인정한다'라는 표현, 여러 가지 상호관계 설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데 '품는다'는 관계 설정은 당대표까지 지낸 사람에겐 굉장히 모멸적이다"고 했다. 따라서 "(품는다는) 묶은 사람이 맞게 푸는 방법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제가 가장 바라는 건 저 좀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며 "7월 7일 징계를 할 때도 나중에 형사적으로 내가 다 해명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러면 내가 쉬지 이런 생각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당원들 만나고 진도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그다음에 책 쓰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가만히 있는 저를 건드렸다. 자기들끼리 텔레그램 문자 주고받다 사고 터지니까 괜히 미안하다는 소리하는 게 힘들어서 일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 아니냐"며 "자기들끼리 문자도 조용히 서로 주고받고 가만히 뒀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그걸 안 해 이렇게 된 것"이라며 거듭 매듭을 맨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文 전 대통령 모욕'… 보수유튜버 안정권 구속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모욕한 혐의 등을 받는 보수 성향의 유튜버 안정권(43)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9월 5일 오후 안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안씨는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직후부터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인근에서 차량 확성기를 이용해 욕설하는 등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시위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 방송을 했고, 시청자들의 후원을 받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또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방하는 방송 등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도 받고 있다. 안씨는 2020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혐의로 15차례나 기소됐다. 이 가운데 올해 4월 기소된 명예훼손 사건 2건을 제외한 나머지 13건은 모두 병합돼 하나의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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