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부터 본격 배치된 BMP-1은 목표에 전술핵을 터뜨린 후 대규모 기갑부대로 신속히 돌파 점령하는 소련의 전술사상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여압장치를 갖추어 오염지대에서 싸우거나 혹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으며, 73mm 저압포와 AT-3 미사일로 화력지원이나 대전차전도 가능한 데다가 보병들이 탑승한 상태로 전투를 벌일 수 있었다. 서방은 경악했고 소련은 이를 기계화보병의 기본 전력으로 적극 육성했다.
시리즈의 최종형이라 할 수 있는 BMP-3는 이전 모델인 BMP-1, BMP-2를 후속한 소련의 보병전투차(IFV, Infantry Fighting Vehicle)다. 1960년대에 등장한 BMP-1과 1980년대에 본격 배치된 BMP-3는 전혀 다른 장갑차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성능 차이가 크지만, 기본적인 구조나 운용 목적은 같다. BMP(Boyevaya Mashina Pekhoty) 자체가 보병전투차의 약자일 만큼 해당 무기 분야에서 상당한 흔적을 남겼다.
BMP-3의 개발은 1975년 공수부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ASU-85 돌격포와 육군의 PT-76 경전차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핵심은 공수가 가능할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돌격포의 화력과 경전차의 수륙양용 능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때 쿠르간마쉬자포드(Kurganmashzavod)는 BMP-2를 개량한 685계획안(Obyekt 685)을 제출했으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그즈음 서방에서 마더(Marder), M2 브래들리(Bradley) 같은 대항마가 속속 등장하고 다양한 휴대용 저지수단들이 개발되자 대체 사업과 별개로 보다 강력한 신형 보병전투차의 소요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기각되었던 685계획안을 기반으로 688계획안이 시작되었고 1981년 BMP-3 프로토타입 제작이 완료되어 각종 실험 후 1985년부터 실전배치가 이루어졌다.
특징
BMP-3는 기본적인 성능이 이미 검증된 기존 BMP-2의 화력을 강화한 형태다. 사실 전작들도 서방측 보병전투차에 비하면 화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는데, 소련군은 더 강한 무장을 원했다. 이에 따라 경장갑차량도 격파가 가능한 100mm 구경의 저압포와 고속 사격이 가능한 30mm 기관포를 주무장으로 하여 모든 화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2K23 무장 시스템이 장착되어 전투효율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외부에 부착한 미사일 발사대를 이용하는 전작과 달리 600mm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사거리 4km의 AT-11(9M117)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내부에서 주포로 발사할 수 있다. 따라서 화력만 놓고 본다면 경전차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히 MBT 격파도 가능하다. 이처럼 BMP-3의 공격력은 현존 주력 보병전투차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강력하다.
하지만 뛰어난 야지 기동력과 수상도하능력을 요구 받다 보니 무게가 20톤을 넘을 수 없어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아무리 최신 장갑 재질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무게가 덜나가는 만큼 방어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전차보다 장갑차의 장갑이 약하다하더라도 기갑차량의 원초적인 탄생 목적이 방어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능력을 갖추기 위해 이를 희생한다는 것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의미와 같다.
또한 무게에 때문에 되도록 작게 만들다 보니 차체가 작은데다가 엔진룸을 뒤편에 배치하여 탑승여건과 승하차 과정이 나쁘다. 그래서 개량형인 BMP-3M은 콘탁트(Kontakt)-5 반응 장갑을 부착하여 방어력을 증대시킨 대신 수상도하능력은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상대방 사거리 내에서의 수상도하는 위험 부담이 많은 작전이기에 최신 보병전투차의 경우 방어력을 늘리는 대신 수상도하능력을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
운용 현황
육군 3기갑여단 러시아제 T-80U전차, BMP-3 보병전투장갑 제병협동훈련<출처 : 국방 TV>
약 2,000대 이상이 생산된 BMP-3는 해외에 판매된 물량이 상당하다. 소련 연방에 속했던 국가들을 제외하고 8개국에서 현재도 운용 중인데, 동맹국이나 친소국가에 공급된 전작들과 달리 냉전이 종식되면서 전통적으로 서방제 무기를 사용하는 나라들도 많이 샀다는 점이 특징이다. 650여 대를 운용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118대를 도입한 쿠웨이트가 대표적이고 그중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러시아가 차관 상환을 현물로 갚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1995년부터 다양한 종류의 러시아제 무기가 들어왔는데, 이것이 바로 불곰사업이다. 처음에는 적성국 무기 및 전술 연구용으로 사용해보고 도태시키기로 했으나, 일부는 예상보다 성능이 좋았고 종종 경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초 33대가 도입된 BMP-3도 그러하여 정규 제대를 편성한 후 실전배치하기 위해 2002년 제2차 불곰사업에서 37대를 추가 도입했다.
수많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BMP-1, 2에 비해 BMP-3의 실전 사례는 1990년대 중반에 있었던 체첸 전쟁 정도가 대표적이다. 게릴라전을 펼친 체첸 반군의 대전차무기에 쉽게 격파되어 방어력이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심각하게 노출되었지만, 도심에 무턱대고 전차나 장갑차를 밀어넣은 러시아군의 잘못된 전술 때문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P-3는 2010년대 중반부터 배치가 시작된 T-15 아르마타(Armata), 쿠르가네츠(Kurganets)-25가 등장하기 전까지 소련(러시아)제 보병전투차로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고, 현재도 700여 대 이상이 운용되며 수적으로 주력의 위치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2017년 현재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량 구매를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도 장기간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형 및 파생형
● BMP-3: 기본형
● BMP-3M: UTD-32T 엔진을 장착하여 속도와 항속거리를 향상시키고 사통장치, 레이저 거리측정기, 열화상 카메라 등이 개량된 신형 포탑을 장착하여 공격능력을 강화하고 추가로 반응장갑 장착이 가능한 개량형
첫댓글 옛 노태우 정부 때 소련에 빌려 준 차관 대신 받은 적성국가 군 장비입니다.
홍천 근처 기갑부대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맹호
러시아 전차들은 디자인이 촌스럽고 멋이없어 보입니다.
그런가요^^
저는 중형 전차처럼 보이는데요.
물방계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