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0편은 메시아 예언시(豫言詩)라고 불리는 다윗의 시입니다. 1절에서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이라는 표현에 있어서 그 당시 이스라엘의 왕인 다윗에게 있어서 하나님 외에 주(主)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1절에서 다윗이 내 주라고 부를 존재는 하나님과 동등한 어떤 존재를 일컫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본문을 인용하시면서 다윗이 내 주라고 표현한 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일컫는 말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다윗의 계보에서 태어난 예수님 자신이 메시아라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마 22:41~46). 따라서 시편 110편은 왕과 제사장으로 오실 메시아를 예언하는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왕과 제사장으로서 모든 나라와 민족을 심판하시며, 주님을 따르는 자들을 구원하실 분이시라는 것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시편 110편은 하나님께서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하신 말씀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나라와 민족을 통치하시고 다스리실 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권능의 규(圭, Scepter)를 주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규는 홀(笏)이라고도 부르는데, 왕권을 상징하는 막대기입니다. 옥(玉)으로 만들기도 하고, 상아나 금 등의 귀한 재료로 만들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모든 왕권과 통치권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만왕의 왕이 되셔서 모든 나라와 민족을 다스리실 뿐만 아니라(2절),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들은 심판하셔서 굴복시키시고(1절), 멸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5절, 6절). 하나님을 따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시는 은혜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하여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원수들은 쫓겨가지만, 우리 주님은 넉넉히 그들을 이기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7절). 7절의 말씀은 대적을 쫓는 자들이 물가에서 여유롭게 시냇물을 마시고 기력을 회복하는 것을 묘사하는 내용입니다. 머리를 든다는 것은 기력을 회복하여 싸울 힘을 얻었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왕권과 통치권만 가지신 것이 아니라, 제사장으로 오신 분이시기도 합니다(4절). 하나님은 메시아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멜기세덱(Melchizedek)의 서열을 따른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멜기세덱은 창세기 14장에 나오는 자로 아브라함이 주변 민족들의 왕들에게 붙잡혀 간 조카 롯을 구하여 돌아오면서 멜기세덱을 만나 멜기세덱의 축복을 받고, 십일조를 드린 기록이 나오는데, 창세기에서는 멜기세덱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일컫습니다(창 14:18). 멜기세덱은 아론의 계보를 잇는 제사장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있던 제사장이었습니다. 멜기세덱은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豫表)하는 인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아론의 계보를 잇는 제사장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특별히 보내신 제사장으로서 영원한 제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친히 영원한 속죄제물로 드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왕과 제사장으로 오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그날에는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게 될 것이며, 새벽이슬 같은 주님의 청년들이 주님께 나아오게 될 것입니다(3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메시아로 오셔서 우리의 영원한 제사장이 되어 우리를 구속(救贖)하시고, 우리의 왕이 되어 주셔서 우리를 다스리실 때에 주님을 따르는 주님의 백성은 기쁨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거룩한 의(義)의 옷을 입고 주님께 헌신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침 이슬을 통해서 농작물들이 영양분을 섭취하여 성장하게 되는데, 그러한 아침 이슬과 같은 활기가 넘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청년처럼 주님 앞에 나아오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왕과 제사장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주님으로 말미암아 거룩한 옷을 입게 되었고,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게 되었으며, 이 땅에 생명을 공급하는 도구로 사용 받을 수 있는 축복이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데, 왕과 제사장으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복과 은혜를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경배하며 즐거워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