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고인물, 묘협 스님이 전하는 10가지 삶의 기술
삶은 때때로 우리를 시험하듯 예측 불허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마치 거대한 문어의 촉수처럼, 사방에서 덮쳐오는 시련은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매고 숨통을 조여 옵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풀려나기는커녕, 더욱 깊은 절망의 심연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습니다.
이럴 때 당신은 무엇을 붙잡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여기, 수 세기 전, 인생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겪어낸 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명나라 시대의 고승, 묘협 스님입니다.
그는 삶의 모진 풍파 속에서 깨달은 깊은 통찰을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라는 열 가지 지혜로 응축하여 우리에게 전합니다.
1.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여기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병은 우리에게 삶의 유한함을 일깨우고, 겸손을 가르칩니다.
고통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철이 불에 달궈져야 단단한 검이 되듯, 고통이라는 시련은 나를 더욱 강인하게 단련시키는 자양분이 됩니다.
병이 찾아왔을 때, 좌절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2.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이 있듯, 세상살이에는 곤란함이 끊이지 않습니다.
파도가 쳐야 진짜 뱃사람이 되듯, 곤란함은 우리 내면의 힘을 일깨우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줍니다.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순풍만을 기대하기보다는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길러야 합니다.
3.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세상에 갇혀, 게임, SNS, 넷플릭스 등 감각적 자극의 홍수 속을 표류합니다.
수시로 울리는 알림은 현실과의 연결을 끊고, 우리를 얕은 즐거움의 늪으로 유혹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앎은 고요함 속에서 싹트는 한 그루의 나무와 같습니다.
고대의 현자들은 동굴 속 깊은 명상이나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이는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참된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숱한 유혹과 시련, 즉 '마(魔)'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란 단순히 외부의 악마가 아닌, 우리 영혼 깊숙이 자리 잡은 욕망, 두려움, 의심이라는 어두운 심연,
즉 인간 본성의 그림자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내면의 '마'와 싸워 이기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극복했을 때, 우리는 더욱 단단해진 내면의 힘과 함께,
진정한 깨달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는 보왕삼매론의 가르침은, 빠른 결과만을 좇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요즘 사람들은 마치 사과 씨앗도 뿌리지 않고 사과를 원하는 것처럼, 노력 없이 손쉽게 성공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기 마련이며, 진정 가치 있는 결실은 꾸준한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통해서만 맺어집니다.
결국, 성공이란 쉽게 얻어지는 한순간의 행운이 아니라, 숱한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빚어낸 값진 결실입니다.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현대 사회는 만남조차 '스펙'으로 여겨지는 경쟁 만능의 시대입니다.
이런 풍조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을 '나에게 유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하며,
계산적인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해져 갑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수단으로 여긴다면 진정한 우정을 키울 수 없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은 상대방에게도 전해져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깁니다. 진정한 관계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존재 자체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우리는 종종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절대 선'으로 여기며, 타인 역시 그에 따라주기를 강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마치 모든 꽃이 똑같은 색깔과 모양으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입니다.
역사 속 수많은 갈등과 비극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오만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종교 전쟁, 이념 갈등, 그리고 일상 속 크고 작은 다툼 모두 그 뿌리에는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는 편협함이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우리는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웁니다.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진정한 베풂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
보상을 바라는 마음은 나눔의 본질을 흐리고, 그것을 거래로 전락시킵니다.
베풂이란 곧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행위이며, 타인의 행복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는 대가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베푸는 순수한 나눔으로,
타인의 행복을 통해 자신을 초월하고 삶의 깊이를 더해가는 행위입니다.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과도한 욕심은 불행의 씨앗입니다.
끝없는 탐욕은 우리를 쳇바퀴 속에 갇힌 다람쥐처럼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소유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만족과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탐욕의 사슬을 끊고 만족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채우는 만족의 힘을 발견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풍요입니다.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은 외부의 부당함에서 비롯되지만, 그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옳음을 인정받으려는 강박',
그리고 '상처받은 자아'라는 내면의 그림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억울함에 매몰되어 이를 밝히는 데만 몰두하다 보면, 결국 자신도 분노와 증오에 휘말려 또 다른 괴물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억울함을 밝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지키는 일입니다.
참고한 자료 : 생활 속의 보왕삼매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