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곡예사의 하루
권 영 춘
세털구름이 떠 았는 하늘 아래
그가 건축을 시작한다
기다림의 미하을 방적돌기(紡積突起)에 간직하고
한여름 따가운 정오가 지나면
걷는 대로 덫이 되는
오리온성좌를 본뜬 궁을 짓고 있다
온몸 속의 기름을 짜내어 탱탱한 은실로 바뀌고
먼 하늘의 구름을
살아온 기억으로 더등어 가며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촘촘한
그늘진삶의 공간 그끝에서....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다맃마저 고이 숨어 흘러가는 한밤이 되면
포로의 무게만큼 줄 위에서 함께 출렁거리다가
한 삶으 끝내 생을 마감한다
자전을 잠깐 검춘 지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스쳐가는 무지개와
바람 몇 점을 벗으로 여기는 검은 망토의 곡예사는
밤마다 별빛에 안겨
무더운 한여름을 즐기며 산다
몸서리치도록 시린 언덕 위
아침이면
근처 암자에 자리 잡은 불타의 손에
반짝이는 염주 몇 알을 선물한다
첫댓글 건강하게 보내세요🍀
고운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