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나토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두가지가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하나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인가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가 어느정도 이뤄질 것인가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확정짓기를 간절히 희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후보와의 텔레비젼 토론에서 당한 완패를 만회할 기회가 되기를 대단히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두 인물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결정적인 말실수 3가지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이번 나토회의에 참석한 인도 태평양 지역 국가들 즉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을 언급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까지는 제대로 말했지만 갑자기 한국이 생각나지 않은 듯 다시 한번 호주를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호주는 이미 언급됐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한국이 생각나지 않은듯 그냥 넘어가 버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소개했다가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나토 회의를 자신의 고령리스크를 잠재우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가 도리어 더 강력한 고령리스크에 봉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번 나토회의에 가장 기대를 건 것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을 것입니다. 외신들은 나토회의가 끝난뒤 우크라이나측에서 강한 실망감이 느껴진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를 강력히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들이 궁극적으로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형식적인 선언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습니다. 젤렌스키는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난색을 표하면서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결정적인 결실을 얻지 못했습니다.
특히 나토회의장에 감돌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한 전망이 회의장을 마치 폭풍 전야처럼 느끼게 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나토회원국뿐 아니라 특히 우크라이나에 있어서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입니다.
이번 나토회의에서는 프랑스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프랑스가 하원 총선거 이후 정치적 혼돈에 빠진 가운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존재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나토가 직면한 최대 현안인 우크라 군사지원에서 프랑스의 비중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오는 26일 개최될 프랑스 하계 올림픽도 나토 회의 관심사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젊은 행동파인 마크롱의 어깨가 축 쳐져 있었다는 외신의 보도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나토같은 국제적 외교모임에서 자국의 안정과 강성함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모릅니다. 국민들이 대폭 지지하는 지도자가 참석하고 자신의 나라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타국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한도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당당한 모습이 얼마나 자국의 국민들에게 멋지고 든든한 마음을 들게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24년 7월 1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