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 "
" 얼라리?... 이 여편네좀 보게?..."
감기 끝이라 코가 맹맹하던 장여사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콧풍선을 불었다.
콧풍선이 터지며 볼과 콧등에 세살배기가 크레용을 칠해놓듯 코를 묻혔다.
볼쌍 사나웠지만 이첨지는 그녀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이뻤다.
이첨지의 시선은 금새 그녀의 엉덩이로 향했다.
낙타봉을 지나 마적산을 오르다보면 밤이나 낮이나 온몸을 휘감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소나무 한 쌍이 있다.
오가는 이들이 얼마나 부볐으면 소나무의 엉덩이 살이 저리도 곱고 발질거릴까!
콧풍선을 터뜨리며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니 소나무의 엉덩이가 순간적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마적산에 있는 애절하게 사랑하는 소나무 한 쌍
등산객들의 단골 쵤영 장소입니다.)
" 정말이야? "
" 그럼 정말이지! 홍서방이 가까스로 맞선을 보게됐는데 자빠뜨리지 못하면 장가를 못갈 것 같았대.
말주변은 없고해서 술판을 유도했는데, 선 본 여자가 술을 더 좋아하드라나? 결국 지가 자빠진 거지. "
" 풍~~~~~ "
"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에 또 또 또 콧풍선을..."
마을에 홍씨가 있었다.
서른이 넘도록 사귀는 여인이 없었으니 어찌 이성이 그립지 않았겠는가.
본능에 충실하자니 깊디 깊은 겨울 밤을 어찌 보냈을꼬.
눈치를 챈 이웃 새댁이 중매를 섰다는데, 맞선을 보니 선녀가 따로 없었다는구먼.
그녀를 바라보며 군침을 들킬세라 술로 입가심을 하다보니 먼저 취해 여인에게 이끌려갔던 게지.
달포도 되지 않아 식을 올렸다는 이야기야.
그 뒤로 색시와의 합방이 그리우면 술을 찾았대.
나는 술 만 취하면 만사가 귀찮드만, 홍씨가 별종은 별종인가봐.
하루는 대낮부터 술을 푸던 홍씨,
점심나절에 이웃의 친구와 음담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술을 찾더라는 거지.
채마밭에 물꼬를 냈다는 것도 다 잊은 채 막걸리 삼매경에 빠진 거야.
취기가 38선을 넘을 무렵 친구고 나발이고 뭐가 있겠어.
친구도 쫒아버리고 집으로 들어간 거야.
습관처럼 되어버린 취중의 구애, 누군가 마실이라도 오면 어쩔려고 그러는지...에이고야...그만...그만...
" 그 다음은? 계속 얘기해줘~"
" 이담에 해줄께... 우리도 술 한 잔 할까? "
" 풍~~~~"
" 또......코 튄단 말이야~~~코 닦어~~~"
소나무처럼 쉑시하고 이쁘게만 보였던 여편네 엉덩이가 갑자기 징그럽게 보인다.
콧풍선 세 방의 위력이 이렇듯 감정까지 바꿀 줄이야...ㅠ
세번 째 이야기는 제 이야기입니다만 쑥스럽구료...그래도 용기를 내설랑...
가랑이 사이로 무언가가 수북히 삐져 나온다.
반바지를 즐겨 입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사이
자랑할 것이 없어 봉알 자랑을 하게 된다.
개울가에 놀러가 멍멍탕에 입술이라도 걸치면
한번씩 민망스런 일을 당하는데,
십 수년 전 여름에 성민이가 그랬었다.
부부동반이라 여인네들도 대여섯 있었는데
사이사이 둘러앉아 멍돌이를 뜯으며 이슬이를 머금고 있었다.
입던 반바지라 말려 올라간 것을 감안해서 앉아야하는 성민이,
하지만 더위와 한잔의 건배가 사태를 야기시키고 말았다.
마주앉은 청주댁,
보기 민망해도 어쩔 수 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거시기
말을 해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고..
오히려 흘끔 흘끔 자꾸만 눈길이 간다.
에구구.. 남자들이란...
취기가 고개를 넘고 있을무렵,
청주댁의 눈길에 이상함을 느낀 서울댁,
" 청주댁!!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야!! 뭔데!! 왜그러는데!! "
" 어머머머머... 이봐요 성민씨!!! 다 보이잖어!! 망칙해라..."
성민이 내외는 술잔을 들다말고 토꼈고
남은 청주댁, 서울댁, ....등은 짝붕알이니 토상이니
수세미처럼 늘어져 수세미니.. 하며 즐거운 철렵에 빠져들었다.
"남자면 한개씩 다 달고 다니는데 무슨 화젯거리라고 그렇게도 재미있누!"
"그렇게 신기하면 집에가서 각자 감상도 하고 연구도 하고 실험?도 해요.
내숭들 떨지들 말고!!!...................." 깔깔파티는 진행중이었고...
참 이상한 일이다.
신체의 일부를 조금 봤기로서니, 밤이면 제서방 것도 실껏 보고 만지면서도
왜 남의 것을 보면 그리도 호들갑인지..쯔쯔쯧......
성민은 그 뒤로 철렵도 없고 모임도 없다.
청주댁이 어쩔 수없이 본것을 뭬 그리 챙피하고
청주댁 남편인 순철이한테 미안스러운지 대인 기피증이란 희귀병이 생겨났다.
그리고 눈치를 보는 습관이 생겼고
바지건 반바지건 가랭이를 밑으로 잡아 당기는 습관이 생겼고
아예 반바진 입을 생각이 없게 됐다.
여름이 무섭고도 지루한 것은 당연하고....
오늘은 상민이를 꼬드겨 철렵이야기나 아니,
철렵 계획이나 함 세워봐야겠다.
" 토상~~올해는 철렵 함 가야지?? 그전~~~~에 갔던 거기로~~"
* 작금엔 철엽이란 것도 없고 멍멍탕도 다들 끊고.....주름살은 늘어만 가고.....
사랑 만은 간직하고싶지만 그것마저 무덤덤하고...ㅎㅎ 내 나이가 어때서 ♬...쯔쯔쯔 발악을 해요 발악을...
첫댓글 남자면 다 달고 다니는것 뭔화제거리라고
정말 연구해보고 싶은 심리들이지요 글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세대에 따라 느낌과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네요.
환갑이 되기 전까지 만해도 상종가는 안돼도 쓸 만 했었는데...
이제 남은 힘이라고는 주댕이 뿐이니... 세월도 야속하여라...
좋은 시간 되세요~~^^
야담집을 발간하셔야 할 듯 하옵니다 ㅎㅎ
수다쟁이 일 뿐입니다. 그저 카페의 한 일원으로써...
누구나 각자의 개성이 있는데 저의 발언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자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관심 주시어서 고맙습니다.
꿈나그네님도 꿈을 이루시길 바라며 행복한 하루 되세요~~^^
어려서 말썽을 피울 때면 어머니께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고 혀를 끌끌 차시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이야말로 어머님 말씀이 그립네요. 나이를 거꾸로 먹었음 좋겠어요.
슬기 여사님은 양철 바케스에 고기 담던 모습도 아시고...ㅎㅎ
같은 세대에 살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으니 참 좋네요.
나이를 되돌리는 것 같기도 하고...굿입니다 슬기님~^^
소원을 성취하는 기쁨 가득한 날 되시고요~~^^
김유정 작가의 동백꽃, 또는 봄 봄을 읽는 듯합니다.
구수하게 막힘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 솜씨에 오늘도 감탄을 금할 수가 없네요. ^^
해학과 풍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윤활유라고 생각합니다.
잼난 글 잘 보고 갑니다. ^^
칭찬 맞죠? ㅎㅎ
고맙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수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