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바나나, 콩 등 식용으로 널리 쓰이는 재료에서 실을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면, 마 등에 한정됐던 식물성 천연섬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섬유업체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천연섬유를 선호하고 석유자원 고갈, 환경오염 등 화학섬유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천연섬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섬유업체 가네보합섬은 옥수수를 원료로 한 천연섬유 '락트론'을 개발하고 작년 6월부터 이 섬유로 만든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폴리젖산(PLA) 수지로 만든 이 섬유는 향균성, 투습성 등이 뛰어나고 감촉이 부드러워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그룹 인더스트리코리아가 일본 가네보합섬측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옥수수 섬유로 만든 속옷과 티셔츠 등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세계적 화학섬유업체인 듀폰은 화학섬유의 원료인 석유를 옥수수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듀폰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50년부터 연구, 개발 끝에 석유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PDO(프로판디올)로 실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며 "이 섬유는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가격도 석유에서 추출하는 것보다 2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듀폰은 내년 중반 미국에 옥수수 섬유 공장을 완공, 대량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앞으로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 TPA의 원료를 옥수수로 대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화강그룹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섬유로 옷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국내 회사인 미두섬유를 통해 전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미두섬유 관계자는 "대두섬유는 매우 가볍고 부드러워 캐시미어나 실크의 대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가격도 실크의 3분의 1, 캐시미어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본 방적업체 닛심보는 바나나에서 추출한 실로 옷감을 만들어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소재전시회 '저팬크리에이션'에 출품, 눈길을 끌었다.
바나나 섬유는 흡수성이 뛰어나고, 가볍고 거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캐주
얼 용도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옥수수, 콩, 바나나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우유에서 실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등 세계적으로 천연섬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