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4일. 일, 흐림
오늘은 흐리고 내일은 영남지방에 비가 내린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밭으로 나섰다.
지난 목요일 오후 4시가 지나 직장팀 13사람이 일광산 산행을 하고 우리밭에 와서 고기바베큐와 약주 한 잔씩 즐기고 갔는데
급한 시간 사정으로 제대로 뒷정리도 못했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밭으로 밭으로...
석대에 들러 이쁜 보리수 열매가 그리워 보리수 묘목을 찾으니 보이지는 아니하고
생각지도 않던 수박과 참외, 오이 모종을 조금 구입하였다. 수박은 한 포기에 1,000원, 참외는 500원, 오이는 250원이다.
야콘은 1,000원인데 돌파리님의 글이 생각나서 다음으로 미룬다.
이곡리 밭에 도착하니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모습이지만
신록의 계절 5월을 맞이하여 바라보이는 일광산은 점점 더 푸르름이 짙어만 가고
주변의 산딸기꽃이 하얗게 화창하게 피어 잉잉거리는 꿀벌들이 우리의 귓전에까지 날아 든다.
마침 날씨는 밝게 흐리고 내일은 비가 온다니 일하기도 좋을 것 같아 멀칭과 모종 심기를 서둘렀다.
수박 2포기, 참외 2포기, 오이 4포기의 소량이라서 반 이랑만 심었지만 나중에 덩굴이 자라나가기에 가장 우측으로 심었다.
* 수박
* 참외
* 오이
총 11개의 아랑 중에 고추 4이랑, 고구마 6이랑, 니머지는 한 이랑을 구상하고 있기에 고구마는 미리 큰 놈으로 땅에 심었다.
2주 전에 하우스 안에 싹이 약간 나온 고구마를 미리 심어 두었는데 그 뒤로 영 자란 기미가 보이지 아니하니 아무래도 시장에서 순을 사야 하지는 않을까 한다.
그래도 비닐에 옮겨 심어 놓고 순이 나올 자리에는 비닐을 절개해 숨구멍은 열어 주었다.
혼자서 비닐 작업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비닐이 날아 가지 않게 미리 돌로 누르고 옆구리에도 미리 눌러 주고 삽으로 흙을 수십 번을 떠 부어야 한 비닐 이랑이 완성되니
오늘도 삽질을 천 번은 했으리라...다리가 아직도 완쾌되지 못했는데 아픈 왼쪽다리로 삽을 누르려니 쉬운 일이 아니다.
한참 작업을 하는 중에 아내가 샘터를 다듬더니 이제 물이 새지 않으니 어떻게 할까 한다.
지난 1월에 만든 샘터가 자꾸 아래로 물이 새서 어떤 때는 파이프로 나오지 않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새는 부분을 흙으로 막아서 위로 받아 쓰곤 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아래를 막은 것 같아 급히 세멘트 작업을 실시하였다.
흙으로 막은 부분에 시멘트에 급결제를 섞어서 급히 작업하였지만 금방 물이 새어 나와 허물어 지고 허사가 되었다.
아무래도 물길을 옆으로 돌리지 않고는 방법이 없어 다시 옆을 허물고 물길을 새로 내고
파이프 아래에 급히 세멘트 작업을 하였더니 다행히 그런데로 차단이 된 것 같다.
일 단계 작업만 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에는 나머지 비닐멀칭과 고추 지지대 작업을 하였다.
수박을 심은 이랑의 비닐을 반을 잘라 내고 준비해간 씨앗을 심었다.
원래 한 이랑을 심으려 했는데 처치곤란이라는 아내의 부탁에 조금만 심었다.
상추, 근대, 아욱을 흩어뿌림으로 뿌리고 비가 예상되지만 조금의 물을 뿌려 주었다.
아래의 감자밭으로 내려 갔다.
지난 3월 22일에 심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싹이 트지 않아 애태우게 하더니 드디어 며칠 전부터 싹이 보인다.
그런데 듬성듬성 이빨빠진 듯이 나오고 오늘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넘이 저녁이 되니 제법 많이 보인다.
멀칭을 안 했더니 쑥이 훨씬 크게 자라서 아내가 감자밭 이랑을 맨다고 고샘을 한다.
감자밭 아래 부분에는 대파도 이식하였는데 저리 연약한 파가 언제 대파가 되려누...
같은 날 감자를 심었는데도 흙을 깎아낸 자리보다 채운 자리가 싹이 많이 나왔다.
한 줄 이랑은 누구에게 임대해 주기로 하였는데 사정상 안 하게 되어 퇴비를 안 주었더니 쑥조차 나지 않을 정도이다.
역시 토질의 중요성과 거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샘터 작업을 하였다.
일차로 대강 굳은 것 같아 틔운 부분을 막고 재빨리 작업을 하였으나
급결제 사용으로 세멘트는 급히 굳기에 작업이 여간 까다롭지 아니하다.
흙으로 막은 부분에 또 물이 새면 허사가 되기에 물이 새기 전에 빨리 세멘트가 굳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럼에도 약간의 물이 세멘트 사이로 또 스며 나온다.
나름대로의 대책으로 막아 보지만 과연 얼마나 잘 되었을지는 다음에 와 보아야 알 것이다.
내일은 어린이날이고 연휴라 아내는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자고 하나
미처 이부자리 준비를 못해 다음으로 낭만의 밤을 미룬다.
밤중에 하우스 천정에 빗물떨어지는 소리와 바람소리에 귀신소리를 들으면 잠이 잘 오려나....
차창에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는 동안 아내는 오늘의 수확물을 다듬는다.
쑥은 기본이고, 돌미나리가 한 가득이다.
감자와 파 이랑 맨다고 시간도 없었을텐데 알뜰히도 많이 캐었구나.
오늘밤엔 아내의 팔도 좀 주물러 주어야 하겠다. 내 다리도 아프지만....
첫댓글 잘하셨네요. 어제저녁엔 비가 제법 내렸으니 심은 모종들이 아주 좋아하겠습니다. 고추 지주대가 참 튼튼합니다. 그리고 짐승때문에 설치하는 울타리가 더 힘들겠습니다. 저도 올해 보리수나무 한그루 사다가 심었습니다. 반송에서 내려오면 오른쪽 임업묘목장과 석대다리사이(다리 건너기 직전) 꽃집에서 구입했습니다.
울타리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여러가지 손질이 많이 갑니다. 아무래도 묘목철이 아니라서 구하기가 어렵고 날이 더워서 큰 것을 옮겨심기도 자신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미루려 합니다. 묵향님 농장 가시는 날에 쪽지 주시고 막걸리 한잔하러 오시지요.
골짜기에 아담한 농막을 있고 좋아 보입니다. 주위에 샘물도 있네요.
높은곳에 물탱크를 설치하고(빗물도 모을수 있는 장치를 하면 더 좋을것 같고) 경운기부착용 펌프를 달아서 탱크에 물공급해서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면 필요시 수시로 물을 줄수 있어서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아님 경운기에 약치는 펌프 달아서 스프링쿨러 연결해서 사용해도 좋을것 같습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제안입니다. 입구 이웃농장에는 언덕에 비닐깔고 수조로 모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전기만 있으면 간단한데....경운기에 펌프를 부착하려면 비용이 어느 정도 드는지요? 펌프를 쓰려면 일일이 벨트를 풀지 않아도 되나요? 스프링클러도 전기가 없고 수위차만 확보되면 가능하지요?
스프링쿨러는 수압만 있으면 됩니다(전기무관)..스프링쿨러는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습니다..제가 가지고 있는 정회전.각도조절두간계.역회전 다되는거도 2만원정도..호스값은 거리에 따라 다르기 땀시...ㅎㅎ..얼마 안합니다..경운기 부착용 가격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예전에 우리경운기 부착할때 10만원(20년전) 주고 달았습니다..지금 2~3십만원정도 하겠죠..구동은 아주 쉽습니다..현재 로터리 구동이 우측에 스플라인축에 연결하죠? 카플링끼워서..그것 빼고 Pully달고 V-Belt 로 돌립니다..
역시 돌파리님이 프로입니다. 그런데 그럴 바에야 아예 전기를 넣든가 휴대용발전기를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조작도 아직 안해서 잘 모르겠고....아뭏든 많이 배웁니다.
부럽습니다. 언제 저렇게 해 보남?
조금씩 해보다 재미를 느끼면 적당한 터를 구하시면 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가운데 그림중 고구마인가요?감자인지요??? 고구마라면.... 좁게 따뜻한 장소에 심어두고 물을 자주 줘가면서... 비닐을 덮어 키우면 금방 순이 자랄듯 합니다....
고구마입니다. 일단 하우스 안 흙에 심고 물 주어도 신통찮아서 밖에 심어 본 것입니다. 고구마는 병에 물 담아 수경재배하여도 순이 잘 자라는데 아예 대야에 물담아 키우면 어떨까요?
수경도 좋은 방법이지만... 작은 비닐 포대를 이용...고구마 밀씩해서 흙에 묻고 싹틔움을 해봄이 더 좋을듯합니다...
수박 오이 참외가 아주 잘자라고 있는데 우리 농장엔 그놈들이 몸살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일찍 모종을 심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