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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7 (목) 與 비대위장에 정진석… “독배 피하지 않겠다”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9월 7일 추대됐다. 지난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새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데 이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당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정진석 부의장이 새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된 직후 “정진석 부의장이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제가 3번이나 찾아가 설득했다”고 밝혔다. 정진석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들 비대위원장을 독배라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집권 여당의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 때문”이라고 말했다.
♠ 정진석, 수차례 고사 끝에 ‘與 구원투수’로…
“당 내분과 분열을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9월 7일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당초 비대위원장을 고사했던 정진석 부의장이 결국 당의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과정 자체가 집권 여당의 극심한 내홍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5선의 정진석 부의장은 전날(9울 6일) 중진 의원 간담회 때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 유력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결국 고심 끝에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정진석 부의장이 4년 동안 끊었던 담배까지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세 번째 찾아갔을 때 마지막에 승낙해주셨다”고 말했다. 정진석 부의장은 12월까지 국회부의장직을 맡게 돼 있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게 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구인난을 겪은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원에서 추가로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주호영 의원에 이어 또다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라 누구도 선뜻 승낙하지 못한 것”이라며 “외부 인사들은 최소 6개월 이상 임기가 보장되길 원했던 터라 후보군이 극히 제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전 새 비대위 출범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정진석 부의장은 이날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연휴 기간 중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9월 19일경 권성동 원내대표 후임 선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당 지도부 안정화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 6·1지방선거 직후 공개 설전을 벌였던 정진석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새 비대위와 이준석 전 대표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진석 부의장은 6월 이준석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자기 정치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정진석 부의장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호소인’이라고 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문구가 적힌 시바견 사진을 올린 이준석 전 대표는 9울 8일 전국위원회에서 정진석 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인선을 의결하면 즉시 법원에 세 번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한동훈 "무슨 말인지"… 이수진, 의문의 1패?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충돌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설전이 화제가 됐던 두 사람은 지난 9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수진 의원이 한동훈 장관에게 경찰이 수사 중인 ‘제2의 n번방’ 관련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수진 의원은 “‘제2 n번방’ 사건 피해 여성 중 한 명이 올 1월 초에 최초 신고를 했는데 검찰의 AI 기반 불법 촬영물 탐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한동훈 장관은 “제가 알기엔 검찰에 신고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수진 의원은 “작동을 왜 안 했느냐”라고 재차 물었다. 한동훈 장관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이수진 의원은 “경찰에 신고하면 검찰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가? 경찰에 신고하면 검찰에 빨리 알려서 AI로 빨리 촬영물 탐지하라고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추궁했다. 한동훈 장관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고, 이수진 의원은 “그러면 검찰에 신고하라고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2020년 ‘n번방’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개발한 ‘AI 기반 불법 촬영물 탐지시스템’은 피해자가 불법 촬영물을 신고하면 AI가 탐색해서 자동으로 해당 영상 삭제를 요청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데, 이수진 의원이 언급한 제2의 n번방 사건은 현재 검찰에 넘어오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성범죄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이 경찰에 넘어갔고,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도돌이표 질의응답은 이수진 의원의 “으이구, 정말”이라는 발언과 함께 끝났다.
이수진 의원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작동한 결과물을 우리 의원실로 내라”고 요구했고, 한동훈 장관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진 의원 측은 입장문을 내고 “제2의 n번방 사건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법무부의 AI 기반 불법촬영물 유포 탐지 및 피해자 지원 시스템 작동 여부에 대해 업무를 관장하는 법무부에 질의했다”며 “한동훈 장관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던 것 아닌가’라며 검찰과는 무관한 것처럼 답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동훈 장관의 답대로라면 법무부가 n번방 사건에 대해 적극적 책무를 다하지 못 했다”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빚은 참사임을 반성한다’는 법무부의 공식 사과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들은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YTN를 통해서 “이수진 의원의 발언은 이 내용을 잘 이해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왜냐하면 일단 신고하고 본인이 피해 영상을 제출했을 때 AI가 작동한다. 이수진 의원 말을 들어보면 신고하면 바로 작동되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지금 이 경우는 경찰에 신고했으니까 경찰이 피해자에게 얘기를 듣고 신고를 접수한 다음 그 영상을 검찰에 넘겨서 검찰이 AI 관련 시스템을 돌리면 자동으로 걸러져서 그와 관련된 유사 영상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넘어가고 거기서 삭제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진봉 교수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수진 의원이 결국 의문의 1패를 당하고 만 그런 상황”이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직접 다 하신 분들이 왜 저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지,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수진 의원을 향해 “이기지 못할 바에는 찌르지도 마라”며 “한동훈 장관은 굉장히 치밀하고 정밀한 사람 아닌가? 확실하게 한동훈 장관을 이길 정도가 아니면 섣불리 질문하면 곤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항 지하주차장서 8명 구조… 2명 생존·6명 심정지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 신고된 주민 등 8명이 구조됐다. 9월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9월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이날 0시 35분 사이 구조된 8명 가운데 39세 남성 A씨와 52세 여성 B씨는 생존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65세 여성 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6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0시 이후 발견한 심정지 상태 남성 중 2명은 지하주차장 입구를 기준으로 직진했을 때 'ㄱ자'로 꺾이게 되는 벽면 중간 지점에서 찾았다.
또 10대 남성은 1단지 뒤 계단 부근에서 수습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소방 등 구조당국은 수색자들이 일렬로 서서 훑으며 지나가는 저인망 방식으로 주차장을 탐색해 현재로서는 추가 구조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쉽사리 굳는 진흙의 특성상, 바닥이 이미 굳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추가 수색 중이다.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9월 6일 오전 7시 41분께 포항 우방신세계타운 1차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안된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배수 작업과 수색 작업을 벌여 현재까지 8명을 발견했다. 당초에는 실종 신고자 수를 기준으로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침수된 지하 주차장은 길이 150m, 너비 35m, 높이 3.5m 규모로 차량 120여 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 1차와 2차에 사는 이들 주민은 9월 6일 오전 6시 30분께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지하 주차장에 물이 거세게 들어차면서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13시간 뒤 걸어나왔다… "와 살았다" 감동의 순간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로 인한 폭우로 9월 6일 경북 포항 우방신세계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 8명이 실종된 가운데 소방당국이 실종자 1명을 구조했다. 실종 13시간만에 실종자가 기적적으로 생환하면서 구조 순간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구조 당시 전씨(39)는 차 안이 아닌 외부에 있었으며, ‘에어포켓’ 덕에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에 의해 전씨가 물에 잠긴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9월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침수된 우방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 13시간 만에 생존 상태로 구조된 주민 전씨(39)는 병원으로 가는 119구급차 안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는 전씨의 아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전씨는 지하 주차장에 갔지만, 바닥에 들어찬 물 때문에 자동차 문을 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물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옷을 벗고,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소방본부는 경북 소방구조대, 중앙 특수구조단, 119 특수대응단, 해병대 수색대 합동 작업 결과 이날 오후 8시 15분께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배수 작업을 하던 중 지하 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전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전씨가 주차장 입구까지 헤엄을 치며 나오는 모습을 본 구조대가 밧줄을 묶고 들어가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40명 등 68명과 장비 20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서는 한편 배수펌프 6대로 지하주차장에 가득 차 있는 물을 빼내고 있다. 배수작업은 5~6시간 가량, 길게는 8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힌남노' 사망 10명 · 실종 2명… 사유시설 피해 1만건 넘어
제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9월 7일 오전 6시 기준,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6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종됐던 2명이 생존 상태로 구조되면서 실종자는 2명으로 조정됐다. 또 8천여 주택이 침수되는 등 사유시설 피해가 1만건을 넘어섰다. 사망자 대부분은 포항에서 나왔다. 70대 여성이 대피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 1명은 기존 실종자 7명 중 1명이고 나머지는 명단 외 추가 발견된 이들이라고 중대본은 전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중 3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약 13시간 만에 생환했지만, 여전히 1명이 실종 상태다. 이에 더해 음주 후 수난사고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1명 있다. 구조된 실종자 2명은 부상자 집계에 포함돼 전체 부상자는 3명이다.
주택 침수·파손 등 다른 피해 사례도 급증했다. 태풍 영향권에 들었던 경북에서 8309건의 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모두 1만1934건의 사유 시설 피해가 집계됐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190건에서 1만1000여건이 추가됐다. 주택 파손 및 침수로 이재민 8세대 13명이 발생했다. 일시대피자는 3508세대 4716명이다. 공공시설은 △도로·교량 47건 △사면유실 20건 △하천 7건 △산사태 10건 △기타 342건 등 총 426건이다. 총 3815.2ha에서 침수,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있었다. 경북의 피해 규모가 2308ha로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5개 시·도에서 자원봉사자 총 660명이 환경정비, 쓰레기 수거, 급식제공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전 구간 철도와 항공기가 정상운행을 시작하는 등 정상화되고 있다. 다만 일부 복구가 진행 중인 도로, 국립공원 탐방로나 하천변 산책로 등은 여전히 일부가 통제 중이다. 정부는 실종자 구조 활동과 응급 복구에 힘쓰고 있다. 특히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수색에는 현재 소방 42명, 경찰 60명, 시청 10명, 군 55명, 해경 9명 등 176명이 투입된 상태다. 전국의 태풍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중대본 관계자는 “신속하게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이재민 구호 및 피해시설 응급복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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