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 현지 시간 2024년 7월 13일)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중 오후 6시 15분쯤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연설을 시작한지 6분 만에 여러 발의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 위쪽으로 총알이 관통해 출혈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용의자가 유세장 밖 고지대에서 트럼프 후보를 향해 여러 발을 발사했으며 용의자는 경호 요원들에게 사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유세를 지켜보던 지지자 한 명이 숨졌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용의자는 이 지역 백인 남성이며 외국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예정대로 그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미국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방송 통신들이 긴급히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이자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와 통화를 하고 그의 건강과 안부를 물었습니다. 트럼프 캠프는 유세장에서 발생한 총격과 관련해 트럼프후보는 괜찮다면서도 믿기지 않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 주는 미 북동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 최대도시인 필라델피아는 미국 건국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지난 1992년 대선부터 2012년까지 줄곧 민주당후보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2016년에는 공화당인 트럼프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거두었고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후보에게 승리한 곳입니다. 민주당 후세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그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번에 후보 총격사건이 일어났기에 그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총격사건으로 미국내 대선 이슈 가운데 상대적으로 뒤로 처져있었던 총기문제가 다시 가장 핫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미국은 총기 소지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몇 안되는 나라입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치뤘던 미영전쟁과 이주민들이 서부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인디언들과의 충돌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총기휴대의 필요성이 존재했습니다. 또한 넓은 땅덩어리에 주민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주민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자진해서 총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총기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그로인한 희생자들도 급속하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당연히 총기휴대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미국에서 잠잠하다 싶으면 터져나오는 것이 총기난사사건입니다. 미국의 공화당은 총기휴대를 찬성하는 쪽이고 민주당은 총기휴대 규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총기휴대 찬성론자입니다. 그것도 강력한 찬성을 표하는 인물입니다. 지난 2022년 5월 텍사스주 롭초등학교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나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때 텍사스에서는 미국 총기업계 이익단체인 전미총기협회 회의가 열렸고 그 자리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악의 존재는 법을 지키는 시민들을 무장해야 할 최고의 이유라며 총기 휴대권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트럼프후보는 최근에도 총기규제 강화를 밝히는 바이든 후보측을 향해 총기를 규제하는 바이든 정권과 전쟁할 것이라며 총기 소지를 촉구한 바있습니다.
이번 트럼프 후보 총격사건은 미국 대선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트럼프 지지자들이 강하게 뭉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겉으로보면 트럼프 후보에게 상당히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양상입니다. 총기휴대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면 트럼프의 공화당에게 결코 유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대통령 후보가 총격을 당하는 이런 사태를 막기위해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하게 내세우면 논리싸움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얼마전 TV 토론에서 완패한 뒤 사퇴를 종용받던 바이든 후보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태를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합니다. 노령리스크는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으며 총기소유 논란이 최전방에 위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 트럼프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안부를 묻고 그의 건강을 걱장한 것은 잘 한 행동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습니다. 노령 리스크에 좌불안석하던 미국 바이든 캠프입장에서 볼 때 결코 이번 사태가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나올 듯 싶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사건으로 또 한번 양분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양분된 미국사회가 이번 사건으로 더욱 깊은 갈등과 대립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패할 경우 불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이든 정치 테러는 용납될 수가 없습니다. 끔찍한 증오정치의 단면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이기 망정이지 트럼프후보에게 치명적인 상황이 되었더라면 그 혼돈은 상상을 초월했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2024년 7월 1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