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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재산 지키려 구민 버린 구청장, 출마는 왜 했나
조선일보
황대진 사회부장
입력 2024.10.17. 00:06업데이트 2024.10.17. 06:37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4/10/17/TMSMXCCUPJCQBPYN5CL4L54X3E/
주식 백지신탁 판결에 사퇴
補選 치른 날 補選 또 확정
이럴 거면 애초에 출마 말았어야
돈과 권력 다 가질 순 없어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지난 7월 23일 서울 구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워라밸 행복산단 지원사업 발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구청장·군수 4명을 새로 뽑는 재·보궐선거가 열린 16일 또 한 명의 구청장이 사퇴했다.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보유 중인 회사 주식을 백지신탁 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차라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문 구청장은 1990년대부터 구로구에 ‘문엔지니어링’이라는 정보통신 설비 회사를 설립, 운영해 왔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4만8000주로 평가액은 170억원으로 알려졌다. 문 구청장은 2022년 국민의힘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회사 회장직은 내려놨지만 주식은 계속 보유했다. 인사혁신처는 작년 3월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하라고 결정했고, 문 구청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문 구청장은 “명예도 좋지만 평생 가꿔온 회사를 하루아침에 저버릴 수는 없다”며 구청장직을 버렸다. 구로구민 43만명에 대한 봉사 대신 자기 재산 170억원을 지키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가 내년 4월 또 열린다.
구청장직보다 개인 재산이 중하다면 애초에 왜 선거에 출마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 구청장은 소송 과정에서 “본사를 구로구에서 금천구로 이전해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사를 바로 옆 동네로 이전한 것을 백지신탁 회피용 꼼수로 봤을 것이다. 문 구청장은 “내 회사가 구로구와 관련된 일을 전혀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도 했지만, 이 말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는 2014년부터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 2020년 총선에도 도전했다. 10년 넘게 정치권에 있는 사람이 2005년 도입된 주식 백지신탁 제도를 잘 몰랐다는 말을 믿을 수 있나. 고위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 있는 주식을 3000만원어치 넘게 보유한 경우, 임명일로부터 두 달 안에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 처분해야 한다. 공직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다. 노무현 정부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65억원어치를 매각했고, 박근혜 정부에선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중도 사퇴했다. 문 구청장은 일단 당선이 되고 나중에 백지신탁 처분이 내려지면 법원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끌며 임기를 채우려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백지신탁에 반발해 법원에 소송을 내며 상당 기간 자리를 지켰다.
구청장 보궐선거를 한 번 치르는 데 수십억원이 들어간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는 40억원이 들었다. 문 구청장은 자기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국고에 수십억원의 손실을 끼치게 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그를 비난하며 “구청장이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취미활동이냐”며 “국민의힘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도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비롯해 그동안 민주당 잘못으로 다시 치른 선거가 부지기수다. 이번 재·보선도 국민의힘 소속이던 강화·금정은 단체장이 사망해 어쩔 수 없었지만, 민주당 소속이던 곡성은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나 치러졌다.
흔히 민주당에는 ‘먹고살기 위해’ 정치하는 사람이 많고, 국민의힘에는 ‘먹고살 만하니’ 정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돈과 권력을 모두 갖겠다는 사람이 국민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돈이 중하다면 권력을 탐하지 말아야 하고, 권력을 잡으려면 돈에 초연해야 한다. 두 당을 보면 당분간 그런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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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진 기자 논설위원
Sarracenia
2024.10.17 00:30:18
선거 비용을 사퇴한 구청장에게 청구해야겠군요. 안그래도 구로구는 민주당 강세지역인데 보궐선거는 보나마나일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귀책사유를 제공한 국힘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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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
2024.10.17 00:55:27
이런 쓰레기를 누가 공천했지? 국힘은 당장 이자에게 보선 비용을 물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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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라는내가지킨다
2024.10.17 05:30:13
양심이 있으면 보궐선거비용울 100% 부담해야지, 원인제공했으니. 허기사 정치하는 것들 중에 양심있는 자가 몇 %나 될까? 여든 야든...... 국민들만 괴롭고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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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0.17 05:43:30
지방자치제 폐단이 너무 많다. 다시 중앙집권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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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뭘
2024.10.17 04:05:40
몇십억이 무슨 애 이름도 아니고 쓰지 않아도 될 예산인데 왜 국민이 부담 해야하나. 원인제공자에게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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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2024.10.17 05:25:04
이 공천은 국힘의 큰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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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4.10.17 06:24:43
이런게 보수를망치는 구태라 외면받는구실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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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tooth
2024.10.17 02:58:10
그냥 부구청장 체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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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돌
2024.10.17 07:25:48
이게 좌파의 실체이다. 결국은 돈이다. 뭐 이념을 외치지만 결국 돈이다. 이재명도 문재인도 노무현도 다 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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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
2024.10.17 04:24:33
참 한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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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e1917
2024.10.17 01:51:45
저런 인간은 당에서 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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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37
2024.10.17 05:39:04
그래도 이재명이 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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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현문재앙
2024.10.17 04:33:57
솔까말 문헌일은 문재인 처럼 골수 전라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ㄷㄷㄷ 문희상,문재인,문헌일 전부 전라도 남평 문씨임 ㄷㄷㄷㄷ 충청도에서 출생만 했을뿐 얼굴 봐라 딱 전라도 스러움 ㄷㄷㄷ 전라도 뒷통수는 여전함 ㄷㄷㄷㄷㄷ문재인도 남평 문씨인데 고향인 전라도 남평에서 대통령 선거전에 대대적인 출정식을 함...문재인 시절 전라도 사람 아니면 국정원,검경에서 요직을 차지하는거는 불가능했을 정도로 고향인 전라도 사람을 중용했음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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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2024.10.17 07:08:02
白紙信託,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지. 지킬 생각 없으면 정치에 꿈도 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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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링
2024.10.17 08:46:06
이런자가 그동안 우리 구를 대표했다니... 존재감이 없?j지만... 모든 선거에서 본인의 과실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한다면 귀책사유를 만든 애가 선거 비용을 다 보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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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옥토끼
2024.10.17 08:40:00
구로구민으로써 진짜 최악의 구청장이었다.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들다. 주변 국민의 힘 지지자들조차 앞으로 국민의 힘 후보 구청장은 절대 뽑지 않겠다고 한다. 앞으로 국민의 힘은 최소 10년간은 이 지역에서 구청장 당선은 포기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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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2024.10.17 08:14:20
보수 정치인들과 좌파 정치인들을 보면 전투에 임하는 치열함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골수 좌파의 핵심인 운동권 출신들은 학창시절 자신의 미래를 불확실성과 바꿔 반정부 운동에 투신했다. 그들은 학교에서 배운게 적은 대신 치열함과 집요함이라는 무기를 습득했다. 과거의 야권 정치인들이 '아니면 말고'식이었다면 이들은 이 무기들을 가지고 '아니면 되게' 만든다. 너무나 '징하게' 우려먹어서 그렇지 그들의 치열함과 집요함만은 평가해 줄 만하다. 반면 보수 정치인들은 사회에서 돈, 명예, 권력 등을 손에 쥔 유명인들이 다수다 보니 지킬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진정한 보수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질 각오와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공후사 솔선수범 자기희생의 노블리스 오블리쥬 정신이 없다면 보수 정치인이 될 자격이 없다. 우리는 국힘에서 그 사실을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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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10.17 07:58:30
재산 형성에 도움되라 정치에 입문했으나 법에 제동이 걸렸군.. 그럼 할필요없지.. 사명감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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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2024.10.17 07:12:12
안철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군....권력과 돈을 양손에 쥐고 무엇을 더 얻으려는 것일까? 재산을 더 불리기 위해서?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아니면 뭔데? 그동안 받어처먹은 세비와 보전받은 선거 비용 다 토해내고 보궐선거 치르는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 너 같은 인간들이 다시는 정치 판에 발 붙이지 못 하게 이번에 본때를 보여줘야 될 것 같다. 그리고 저따위 것을 공천 했던 정당이 어느 곳인지 모르지만 그런 자들이 또 없다고 누가 장담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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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박멸
2024.10.17 06:40:18
땡깡 부리지 말고, 재선거비용 100% 뱉어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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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기형
2024.10.17 06:17:00
"먹고살기 위해""먹고 살 만하니까"하는 표현은 두 정치집단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결국은 국민의 힘은 민주당을 이길수가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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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2024.10.17 05:01:07
남의 말이라고 너무 쉽게 하는구나. 그럴 수도 있지. 니돈 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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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세상
2024.10.17 06:16:31
그런 사람을 뽑은것이 국민의 수준이걸 어떻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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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은 누구
2024.10.17 04:54:21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삭제한 100자평입니다.
Halo
2024.10.17 09:12:09
돈 좀 있다고 부나방처럼 정치권을 어슬렁대는 부류들이 다 그렇지. 그런 애들 공천해주는 정당도 한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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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2024.10.17 09:01:17
생업이 없는 전문 정치인의 재산이 계속 불어나는 것도 신기하다. 돈벌려고 정치하려는데 그걸 하지 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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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통달
2024.10.17 08:44:53
문엔지니어링 회사 망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구민을 배신한 행위다. 쓰레기 인간 같으니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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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주필
2024.10.17 08:39:10
비난을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30년 넘게 일궈온 회사에서 170억을 포기해야 한다면 일반인들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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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고추
2024.10.17 08:20:12
막다한 비용이 드는 재보궐선거 비용은 본인이 책임져라. 다행이 돈은 많다니까 부담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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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판
2024.10.17 08:11:09
이런OOO인간이있으니한나라당이욕먹지.빨리출당해라.김건희하는짓하며나라가곧망하겠다.참으로걱정이다.돈많은자는도망가면되지만대다수국민은도망도못간다.그러면서선동에는잘넘어가니,이나라가어떻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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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몰락2
2024.10.17 08:05:48
왜 출마했긴.....지네 회사에서 왕노릇하다가 이제는 동네에서 왕노릇 한번 해볼려고 출마한거지...사업하는 OOO들 중에 저딴O들이 어디 한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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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List
2024.10.17 06:20:03
국힘에서 이런 자를 후보로 세웠다니 참으로 갑갑하다. 우파 정당이 이 정도로 무능한가? 하긴 가슴과 어깨에 뽕 넣고 키높이 구두 신고 국민들을 속이려 드는 당대표도 뽑는 형국이니 그 나물에 그 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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