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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경제학자의 모범답안 박정희
자유일보
이정민
지난 14일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사이먼 존슨 미국 MIT대 교수는 수상 직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처음으로 한국을 언급했다. 2차대전 이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최고의 모범사례로 우리나라를 거론한 것이다.
공동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MIT대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국가들 간 경제적 성공의 차이가 발생되는 요인은 지리적·역사적·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국가 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에서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듯 남한과 북한의 극심한 경제력 차이로 증명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에 이어 경제학상도 한국을 언급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다시금 실감한다.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한반도의 극단적인 제도적 차이를 언급한다. 경제적 부국과 빈국이라는 성패는 제도에 의해 결정되고,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 이를 증명가능한 모든 이론적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남한은 ‘포용적’(inclusive) 경제제도로 경제를 시스템화해서 민간경제를 부흥시켰다. 반면 북한은 ‘착취적’(extracting) 경제제도로 경제를 사유화했다. 결국 사회구조를 결정한 정치 리더십의 미션과 이해관계에 의한 제도적 차이로 국가적 성패가 결정된 것이다.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바로 그 중심에 서있지만, 아직도 실패한 북한의 사회제도를 추종하는 일부 좌파들의 존재는 연구 대상이다.
특히 로빈슨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수출 주도형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의 수출 주도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폭발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고, 이는 아직도 다른 국가들에 유효한 성공 모델이라는 것이다. 뜬금없이 왜 6070년대의 구시대적 정책을 다시 소환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의 정책도 현대시대에 맞게 ‘현재화’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보여주고 있다.
로빈슨 교수가 언급하듯, 한국의 성공에는 삼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 대부분 수출품목은 의류·피복 등 섬유산업이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문화콘텐츠가 수출 효자종목이 됐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은 사실 K-컬처라는 수출 주도형에 기반한다. 한류에서 시작해 현재의 K-컬처까지 해외의 뜨거운 반응이 없었다면 국내 문화콘텐츠 발전도 더뎠을 것이다. 한류라는 개념은 MB 정부에서부터 시작한 국내 문화콘텐츠의 수출 전략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우리 경제가 값싸고 질적으로 우수한 노동력에 근간했다면, 지금은 그 중심에 ‘창의성’이 있다. 박정희 정부의 수출 주도형 정책을 현재화한 박근혜 정부의 수출 주도형 정책 시즌 2인 ‘창조경제’의 성과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말하는 ‘경제적 자원으로서의 창조성’을 강조하는 ‘창조계층’을 우리 경제의 전면으로 이동시켰다.
아버지 시대에는 경제의 원동력이 노동력이었지만, 지금은 창조력으로 경제적 자원을 전환시킨 것이다. 이번 노벨 물리학·화학상을 인공지능을 이용한 학자들이 휩쓸었듯, 이제는 AI가 핵심적 자원이 될 수밖에 없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처럼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AI시대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함에도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이라는 이슈만 난무하는 언론과 제도권 정치를 보면 앞날이 어둡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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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청년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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