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딩동딩동딩동딩동.
끊임없이 울려대는 벨소리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현관으로 나가는 나.
"손으로 따고 들어오면 되잖아."
몇 일전부터 야간작업에 시달리고 있는 P.D.S 연구팀.
그 때문에 난 어이없는 손님을 들이고야 만다.
작업이 끝날 때까지만 함께 지내달라고 온 루시아.
어찌나 덜렁인지 예민한 나를
하루종일 피곤하게 만드는 꼬마아이같은 여자.
끼이이익-.
또 무엇을 놓고 갔는지 눈살을 찌푸리는 내게
문이 열리자 웃음을 보이는 건.
“여기여기- 카인 주인님 집 맞죠?”
왠 낯선 남자였다.
.
.
.
"장난치지말고!!!!!"
[장난이라뇨, 카인님.]
"도대체 뭘 보낸거냔 말이야!!"
[P.D.S 야심작 안드로이드잖아요.]
"안드로이드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였어!"
[하하, 카인님 덕이죠.]
뭐....?
[루시아씨가- 카인님 서재의 서류를 찾아
열심히 복사해서 보내주셨구요. 그 때문에 P.D.S 연구팀의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파일을
왜 지금에서야 건네받았는지- 너무나 완벽한 자료였어요.]
안돼, 안드로이드가 벌써 세상에 나오면-
너무 빨라!! 아직 인간은 힘이 약하다고!! 정말 안돼!!
"안드로이드 연구는 위험해!! 인류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그런데도 이렇게 완벽한 프로그램을 준비해놓다니.
몸이랑 머리랑 따로 움직이십니까, 카인님?]
제길- P.D.S 연구팀이였다면.
당연히 스파이라는 걸 눈치챘을 텐데도.
항상 철저했던 내게 루시아라는 여잔 너무 허술했어.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사람이여서- 나도 모르게..그만.
....몸에 힘이 전부 쭉 빠지는 군.
[카인씨 언제든지 P.D.S 연구팀은 당신을 환영하겠습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안드로이드를 바라보았다.
분명 내 프로그램을 밑바탕으로 제작했을테니
어쨌거나 내 첫번째 작품 안드로이드.
완벽하게 인간같아 보이니 첫작품치곤 대성공이군.
"제기랄."
“주인님 보기보다 쌔끈하시군요.”
"뭐?"
“하핫, 농담입니다.”
....이런-. 이건 인간이나 다름없잖아.
농담따먹기하는 로봇이라.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한 세상이다.
..누가 인간인지..누가 로봇인지..
분간할 수 없는 세상이 온다면.
창조주와 창조물이 뒤 섞인다면.
그리고 창조주보다 더 뛰어난 창조물이라면.
...세상이 어떻게 되갈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건데.
'x-kine.'
P.D.S 연구팀에 합류되어있을 시점의
내 ID. 세상에 이름이란 건 사라지고
ID가 이름의 대체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인님 제가 밉습니까?”
"뭐?"
“사랑을 바라는건 아닙니다.”
"로봇주제에- 당연히 바래서는 안되는거 아닌가?"
“이번에도 얼마 못 버틔고 버려지겠구나.”
이번에도.
그 말의 뜻은- 여러 번 버려졌다는 뜻?
그렇다면- 이 안드로이드가 첫번째가 아니라는?
"P.D.S 연구진행은 도대체 어디까지라는거야?"
“질문입니까? 주인님.”
"대답하라는 명령이야."
“저와 같은 인간형 안드로이드는 이미 십만여대가 시중에.”
벌써- 안드로이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건가.
내가 이제와서 힘써봤자 뭘 할 수 있는거지.
힘없이 탁자에 있는 담배를 입에 하나 무는데.
“여자는 담배를 피면 안되는걸로 아는데요.”
"내가 담배를 피던 말던 니가 뭔 상관이야?!!"
“주인님이 죽으면.”
"......"
“제가 버려지잖아요.”
너무나 인간같은 로봇.
소름끼치는 로봇.
로봇주제에 인간감정을 다 아는듯 지껄이는 로봇.
“비록 로봇이지만- 마음이 아파요. 정말.”
마음이 아프대- 하. 마음이 있긴 있어?
인공지능센서까지 부착했냐? P.D.S 너네 미쳤구나.
국가공인도 안 받은 이런 안드로이드를 시중에?
“걱정마세요. 하하, 전 국가공인 명품입니다요-0-.”
"하, 로봇이 독심술까지."
“그건 읽어본게 아니라 읽어진겁니다.”
"읽어본게 아니라고?"
“얼굴에 쓰여있으니까.”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안드로이드.
인류는 멸망의 길에 다가섰어.
내가 안드로이드 연구를 중도 포기한건.
중도 포기한건.........하- 제발!!
.
.
.
“사랑받기까진 원하지 않아요.주인님.
절 버리지만 말아주시길 부탁드릴께요.”
"안드로이드는 주인이 이름을 달아주어야 한다던데?"
“언제든지 지어만 주시면.”
나를 향해 멋지게 웃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 주제에 인간을 능가하려 하지마."
“네네. 그건 명령입니까?”
인간보다 더 멋있는 안드로이드.
멋진 양복에 멋진 머리칼에 아름다운 눈동자.
날카롭고 까다롭게 생긴 얼굴. 상반된 너무나 좋은 성격.
이건 부족한 게 많은 인간의 대리만족품일 뿐이다.
"부탁이다."
“부탁? 하하, 좋습니다.”
"기분이 좋은가?"
“그럼요. 날아갈 것 같은데요.”
좀 이상한게 있다면.
P.D.S의 안드로이드 작품 최종 목적은.
아무 결점도 없는 완벽한 로봇이라는 것.
하지만- 너무나 인간다울 뿐인 저 안드로이드.
어린아이 같고, 어딘가 가벼워 보이고.
착해빠진데다 겉모습만 완벽할 뿐인 로봇.
내 프로그램을 복사했다면-
그 빠른 시간에 인간다움을 만들었을리도 없을테고.
당연히 차갑고 완벽한 일처리를 해내는 로봇일텐데.
도대체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거지?
카페 게시글
BL소설
S . F
※※ Android 안. 드. 로. 이. 드. 01 ※※
파란나비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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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6
05.12.29 10:2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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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꼭 써보고 싶었던 글이예요, 안드로이드와 로맨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