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뼈와 살코기를 푹 삶아 우려낸 국물에 삶아진 살코기를 썰어 고명으로 넣고 밥을 말아 먹는 음식 이다. 경상도에서 별다른 수식어 없이 국밥이라 하면 이것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밀양과 부산의 대표 음식이며, 돼지국밥으로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다. 100년 넘은 돼지국밥집이 있을 정도로 원조는 밀양이라는 의견과, 돼지국밥이 흔히 알려진 형태가 정립되고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얻게 된 곳이 부산이므로 부산의 향토음식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그러나 밀양시의 돼지국밥은 1938년 밀양의 무안 장터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 백 년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북 기원설보다는 밀양 기원설에 무게가 실린다.
밀양식 돼지국밥은 소 뼈로 육수를 내 맑은 국물 색이 특징이며, 부산식 돼지국밥은 돼지 뼈로 육수를 우려내기 때문에 색이 탁하다고 한다. 이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발전하여 오다가 현재는 그 3가지 방식이 혼합된 형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부산과 밀양은 기차 타고 1시간도 안 걸릴 만큼 가깝고 교류가 많은 이웃 지역이라 부산에도 '밀양식'을 파는 곳이 많고 밀양에도 '부산식'을 파는 곳이 많다.
돼지 특유의 풍미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제주도의 고기국수와도 추구하는 맛이 비슷하다. 비슷한 스타일의 음식이긴 하지만 먹어보면 확실히 다른 음식이다. 다만 그런 계통의 맛에 워낙 익숙해져서 똑같게 느낄 뿐. 그래서 돼지국밥집이 같은 육수에 밥 대신 면으로 바꿔 고기국수 메뉴를 같이 파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씩은 있다. 고기국수 쪽이 양념을 적게 넣고 국물을 졸여서 돼지 육수 자체의 풍미로 간을 맞추는 편이다.
휴전 직후에 쌀이 귀하고 밀가루가 흔했을 때에는 잠시 돼지 사골 국물에 면을 말아 넣은 국수의 형태로 변했다. 면사리는 이것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쌀의 보급이 늘면서 국밥의 형태로 돌아왔다. 물론 혼분식이 강제되던 시기에는 국수만 팔았던 요일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오래된 돼지국밥집은 돼지국수를 같이 판다.
뚝배기 가득 나오는 국밥과 깍두기, 양파, 마늘, 고추, 김치, 된장/쌈장, 기타 반찬들이 나와 가성비가 좋다. 돈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과 택시 기사 등 식사 시간을 빠르게 보내야 하는데 배부르게 끼니를 때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토렴은 돼지국밥을 내놓기 전에 국물을 부었다가 다시 빼는 조리 과정이다. 이로써 차가워진 밥이 뜨거워지고 밥알에 국물이 배서 맛이 강해진다. 토렴을 거치면 밥알에서 전분이 풀려 국물이 탁해지는 것도 막고, 밥을 딱 먹기 좋은 온도에 맞춰지기에 과거 보온 장치가 없던 시절에 주로 이용됐다. 아직도 그 전통을 이은 토렴식 돼지국밥을 찾는 이들이 많다. 오래된 국밥집은 토렴을 한다. 국수 요리에는 거의 필수적이다. 토렴을 하면 면의 탱탱함을 살리면서도 국물의 맛을 충분히 면에 배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요리 비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 일식의 라멘류나 중식의 일부 면 요리 등등 한참 전부터 널리 쓰이던 방식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맛의 측면에서 토렴의 장점이 희미해지고 있기도 하고, 따뜻하게 보관되어 따로 나온 밥이라면 바로 국물에 말아도 국물의 온도가 크게 내려가지 않아 충분히 맛있는 국밥을 먹을 수 있어서, 최근엔 토렴식이라고 적힌 경우가 아니면 국밥집들 대부분이 따로국밥으로 나온다.
나무위키, 한국의 국물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