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읽었지요. 그만큼 이야기 몰입도가 대단했다는 얘기.
또하나 놀라운 것은 동양화 전공한 화가가 처음으로 쓴 청소년소설.(물론 그동안 작품은 계속 써 왔더라구요.)
특이한 주제의 놀라운 스토리에
깊이 있는 자료 조사
예술적으로 파고 드는 문체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명나라와 청나라가 교체되는 동아시아 격변의 시기,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조와 조선 조정은 남한산성에서 마지막까지 항전을 벌였지만 45일 만에 항복을 선언했고 임금은 삼전도까지 걸어가 청나라 황제 앞에 삼배구고두례를 올렸지요.
전쟁에 패한 나라의 백성은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수십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로인으로 청나라에 끌려갑니다.
붙잡혀 간 조선 백성 가운데 일부 종실과 양반의 부녀는 많은 돈을 주고 풀려나기도 했지만 가난한 양민은 비참한 삶을 살다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지요.
그때 비참한 삶을 살던 노예들 중의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평안도 안주에서 어머니, 누나의 바느질 일을 도우며 살던 열다섯 살 윤승은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청군의 손에 부모를 잃고 압록강에서 누나와도 헤어져 청나라 심양에 피로인(포로)으로 끌려옵니다.
하지만 모진 노동과 가혹한 학대로 죽을 지경에 이르른 윤승에게 기회가 오고
기회가 와서 잘 될 줄 알았건만 왜 이렇게 고난과 역경이 찾아오는지....
작가가 자수에 관심이 많다는 말이 맞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 내는 윤승과 색실처럼 다양한 주변 인물들 이야기가 한 폭의 아름다운 자수 작품처럼 보입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 참 괜찮은 것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