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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Lisa Ono - Salade de Fruits>
휘청아저씨는 달팽이가 먹고싶었다.
진짜 진짜 먹고싶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을 제외한 유일한 투숙객이지도 않은
우리를 그렇게 살살 구슬려냈을리가 없다-_-
200년된 달팽이 레스토랑을 안다는 이야기와
여럿이 가서 먹으면 싸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내일이면 자신은 동남아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그리도 열심히 (하지만 별로 티나지 않게-노련하셨군요-_-)했을리 없을테니까.
휘청아저씨는 미라보에서 같이 투숙하던 여행객이었는데
키가 엄청 큰데도 너무너무 말라서 걸을때마다
휘청휘청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워 우리끼리 부르던 별명이다-_-
어차피 일정도 없는 몸들
새로운 경험 한 번 해보자고 줄래줄래 나가기는 했는데..
(프랑스하면 달팽이!아니겠어-ㅂ-v)
우리의 약속장소 개선문.
여기서도 서로 딴데 있다가 못만나고 헤멤;;
이 넓은 샹젤리제거리 한복판에서
주소만 한장 달랑 들고 어떻게 찾아가자고 ㅠ_ㅜ
너무 대책이 없으신거 아녜요-_-?
개선문 옆 인포는 다른곳으로 이전했다는 쪽지만 펄럭이고..
200년이나 되었으면 무지 유명한거 아니냐..
택시아저씨를 잡고 물어봤다.
"Excusez-moi, Monsieur~ Parlez-vous anglais+_+?
(아저씨 잠깐만요.. 영어할 줄 아세요+_+?)
"...Non."
헛-_-;
태어나서 가장 길게 불어를 지껄였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딱 한마디다 ㅠ_ㅜ
결국 미라보로 전화해서 포름 데 알 근처라는 것을 듣고
메트로를 타고 포름 데 알까지 갔다.
오옷..이 동네 지도에 그 골목 이름이 있다!
자..이제 문제는 38번지를 찾아내는 것 뿐+ㅂ+
주변을 휘적휘적 둘러보는데
이윽고 주륵주륵 떨어지는 물방울들.
에..? 젠장 비다!
어느 레스토랑 좁은 처마 아래 셋이 조르르 섰다.
프랑스 여우도 시집가나보네..
빗방울이 떨어져도 햇살은 예쁘게 비춘다.
하지만 아무리 여우비래도 그 비를 다 맞고 있을수는 없는 일.
휘청아저씨가 한바퀴 둘러본다고 휘적휘적 뛰어가는데
순간 아저씨 반대방향에서 빛나는 찬란한 금빛 달팽이 간판-_-!
그 이름도 찬란하다! Escargot!
휘청아저씨가 화를 버럭!낸다.
왜 자기한테 36번지라고 말했었냐고, 여기는 38번지 아니냐고.
난 아저씨가 가져온 지도를 갖고 있었을 뿐이고
계속 38번지라고 이야기 했었다.
결론적으로 아저씨가 잘못 봐놓고서
왜 버럭거리느냐고 대꾸했다.
1:0 이번은 나의 승리-_-v
암튼 이제 먹겠고나~
부푼 가슴을 안고 가게로 들어가는데
종업원이 나와서 런치 영업 끝났으니까
저녁때 오던가 내일 다시 오란다.
내일 휘청아저씨 동남아 순회 공연(?)가야하는데-_-;;;
그오오~ 오기 발동! 오늘안에 끝장을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결심도 잘하고 변심도 잘한다;)
저녁 시간까지는 한 서너시간이 남아서
슈퍼에서 마들렌느랑 티라미스를 사다가 근처 공원에 앉아 먹었다.
비는 멎은지 오래. 공원 벤치에는 햇살 반 그림자 반. (등 뜨겁다!! ㅠ_ㅜ)
포크없이 티라미스를 손으로 퍼먹으려니 이거 죽을맛이네..;
그래도 아저씨가 쏘는거니까 군말없이 먹어주기-_-v
팬텀이 어디선가 튀어나올것같은+ㅂ+ 오페라 가르니에!
저 아래 진짜 호수 있냐고..
한번 파보자고 그랬다..; 아저씨가..;;
시간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서 각자 시내구경하고 다시 모이기로 했다.
오페라쪽으로 가서 쁘렝땅과 라파에트를 한바탕 뒤집어 놓고
(아니..그런 촌발 3만개 날리는 옷들은 도대체 누가 사입는거야..;
파리가 패션의 도시라는거..백화점에서는 인정 못하겠어-_-; 킁;)
포름 데 알 가는 버스를 탔다.
한참 가다 다 온것 같아서 내렸는데..
앞에는 세느강이 흐르고 뒤에는 루브르가 있네.;
쿠아아~~!! 잘못 내렸다!!
결국 메트로를 타고 30분을 지각해서야 가게 앞에 도착했다;
아저씨 화났다 ㅠ_ㅜ
버스 삽질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과했더니
한심하다는듯이 내려다 보신다.
크흑..1:1 이번은 나의 패배 ㅠ_ㅜ
가게 앞 입간판에 런치메뉴로 보이는 이름들이 막 써있다.
salade, fromage.. 그리고 기타등등등;
저거 이 시간에도 되려나? 되면 저것도 시키자고 했더니
저게 뭔데? 하신다; 킁;
불어는 그래 뵈도 영어랑 쬐금 비슷한 단어들이 계셔서..
어떤 단어들은 뒤에 'e'하나만 더 붙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e'는 발음되지 않는다.)
그거 저 salade랑 유명한 광장 이름인 concorde다.
(영어로는 concord. 그 옛날 영국과 프랑스에서 개발한
초음속 비행기의 이름도 이거였었다.
세모난 날개가 예쁜 비행기였건만..지금은 감감무소식;)
fromage같은건 상식으로 알아주자. cheese~
이럴때 아니면 내가 언제 본토발음 해보시겠냐..
한참의 상의끝에 (물론 영어메뉴를 달라고 해서;;)
12개에 20유로하는 달팽이 한 접시랑
푸아그라 한 접시 그리고 연어도 같이 시켰다.
와인은 리스트를 봐도 모르겠어서 추천하는걸로 한 잔씩~
두둥~ 이거이 달팽이 요리-_-
소스 3종세트로 구성된!! 한 접시 20유로!!
(앞에부터 갈릭버터 중간엔 트레디셔널 맨 뒤에 커리소스
눈썹 뷰러같은 집게로 껍데기를 잡고
같이 주는 길다란 포크로 콕!찍어서 빼내면 되시겠다.
갈릭이 제일 맛있다. 소스에 빵 찍어먹는 맛도 최고>ㅂ<b
식감은..골뱅이 OTL;;; 체.험.해보는거라니깐!)
푸아그라는..음..;;좀..;느낌이..
좋게 말하자면 매우 풍부하고 호사스러운..크림치즈의 느낌이시고..
까놓고 말하자면 돼지비계-_-a
(거위씨의 지방간이라서 그런지..;;)
이거 원래 익혀먹는거 아니었나..;
접시에 흑설탕에 졸인 견과류와 건포도랑 사과 슬라이스가 같이 나오는데
토스트 된 빵에 간 바르고 사과 얹어서 먹으면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바뜨 그러나..익숙해지면 이것도 못먹을 음식은 아니시겠다.
연어는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좋았고..
(같이 나온 레몬의 주리를 틀어주는것이 포인트!)
그리고 와인이 진짜 제대로였다.
입에 딱 들어가는 순간 과일향이 좌악 퍼지면서
알콜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 맛.
(나처럼 술 못 먹는 사람들은 취하기도 잘하지만
알콜 냄새가 역해서 많이 못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거는 주는 족족 마실 수 있을 듯 했지만..;)
계산해보니까 이거 한잔에 5유로씩이었다-_ -a
까르푸가면 5유로에 와인 싼거 두 병 가져올 수 있다;;;
한잔에 5유로라니..;
셋이서 그럭저럭 식사를 마치고
아직도 해가 한참 남은 길을 걸었다.
나는 이미 술기운이 이만큼 오른 상황;
(맥주 500한잔이면 끝난다니까;;)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가잔다.
진열창에 달라붙어 아이스크림을 고르는데
점원이 수줍게 물을 한잔 권해준다.
어머..이 언니가 왜 이러셩..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휘청아저씨랑 상하가 멀찌감치 떨어진다.
아니 왜들 그..;;
OTL;;;;;
대낮에 그 사람 많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와인 한 잔 먹었다고 온몸이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계셨다.
누가..? 내가-_-;;
(이 인간들 쪽팔려서 일행 아닌척 한다-_-;;)
얼굴이 너무 빨개져서 그걸 안쓰럽게 여긴 점원이
물을 공짜로 주신거다 ㅠ_ㅜ
테이블에 앉으면 테이블피까지 받는 유럽에서
난 공짜로 물을 얻어 먹었다으;; ㅠ_ㅜ
암튼 아이스크림 한 스쿱씩 사서 들고 메트로를 탔다;
(아이스크림 1스쿱에 2유로다 ㅠ_ㅜ 파리 니가 짱먹어라 ㅠ_ㅜ
이렇게 비싼 아이스크림은 유럽 어디 가도 없다!!
빅맥지수? 필요없다! 젤라띠지수를 만들어 달라!! 우어어~!!
오죽하면 가는 도시마다 꼭 하나씩 사먹었다는 아저씨가
파리에선 간이 떨려서 아직 못 먹었노라 고백을 했겠는가..
그래도 우린 먹었다-_-v
그것도 아저씨꺼 우리가 1유로씩 내서 사드렸다-_-v
아까 점심 얻어먹은것도 있고~ 홍홍홍;
돈 개념이 없다니깐-_-)
집으로 돌아오는 메트로 안에서 술에 취해 기둥에 머리박고
억지로 문 옆 의자에 앉아있기를 강요(?!)당한 이야기는 스킵하고..
(원래 문 옆 의자는 접이식이라 사람이 많을때는 일어나야하지만..;
매우 친절하게도 "환자"는 앉아 있어도 되는거라고;;
그냥 앉아있기를 강요당한..ㅠ_ㅜ
죽겠어요..쪽팔려서 ㅠ_ㅜ 파리까지 와서 이게 무슨!!)
빅맥 두개에 4.5유로라고..
매우 아쉬워하던 아저씨를 위해 지하철에서 한 컷;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삼겹살로 저녁을 먹고
(달팽이 몇마리로 배가 채워질 줄 아셨남? 킁;)
내일 아웃할 휘청아저씨가 기분이라고
남은 유로를 모두 털고 가겠다는 발언에
모두들 만세를 부르며 까르푸로 달려가서
맥주를 사왔다-ㅂ-v
(다른 사람들도 다 2유로씩 걷었다-ㅂ-)
그리고 맥주는 냉장고로..아까 달팽이 멤버 셋은
파리의 또다른 야경을 즐기기 위해 몽마르트로 갔다.
전철에서 내려서 언덕까지 리프트(까르네 표 한장!)타고 올라가자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오오~ 여기 분위기 죽이는데~!
뒤를 살짝 돌아보니 새하얀 건물이 멋드러지게 서 계시고!
두둥~ 낮에는 안가봐서 모르겠다
하지만 밤의 몽마르뜨는 분위기 와방이시다-_-b
멋지니까 한컷 더~!
오래간만에 출연한 상하.
오른쪽이 휘청아저씨.
나..? 찍새가 사진에 나오는거 보셨는가-_-;;
몽마르뜨 주위의 카페들.
웨이터 오빠들 멋있다+ㅂ+
아아..
아까 사둔 맥주 한 병씩 들고 올 것을..;
흥청거리지는 않으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저 멀리 반짝이는 에펠탑.
그리고 차갑지 않으면서
적당히 시원한 밤공기가 어우러진
몽마르뜨는 잊기 힘들 것 같다.
역시 역시 파리는 밤에 피는 장미이십니다요TㅂTb
첫댓글 맞아요^^ 개선문 저기 은근히 넓더라구요 ㅋㅋ 와인 두잔 드셨으면 난리 나셨겠는걸요 ^^ 너무 잼있네요 물 왠만하면 사먹어야되는데 공짜로 드시고^^ 전 몽마르뜨를 왜 안갔는지 ..ㅡㅡㅋ 후회되네요 담엔 꼭 가야지 잘 보고가요^^
맞아요 골뱅이.. 딱 그거에요-_-;;; 몽마르뜨... 분위기 너무 좋았는데... 특히 카페들.. 파리에 카페들 많은걸로 둘째라면 서럽지만 몽마르뜨 카페들이 최고 좋았아요~ 나만 그런가-_-a ㅋㅋ 잼나게 잘 봐써요~^^
3착이다. ㅋ . 근데 오늘은 죄다 먹는 얘기만이냐. 배고픈데..ㅠㅠ 프랑스는 파리에만 있었다고? 아쉽구나. 파리...내가 노리는 곳이쥐. 이래 저래 할 일들이 좀 있어서...우왕 근데 몽마르뜨 좋았겠다. 켈미도 좋았다니까 더욱...ㅋ
한국의 골뱅이와 소주.... 프랑스는 달팽이와 와인.... 별다를거 없구만~ 근데 오늘따라 먹는것에 대한 글이 많구만;;; 압박이 크군... 제발~~~~
ㅋㅋ 재밌네 몇잔에 얼굴 빨개지고 ㅋㅋ 그리고 푸아그라도 먹고 대단하셔~ 달팽이 나도 먹을까 했는데 까르푸에서 사다가 전자렌지에 데워서 말이지 ㅋㅋ 근데 못먹었다. ㅎㅎ 그나저나 이제 스페인 나오는거냐? 아직도 스페인이 나올기미가 안보이는거 같은데 ㅋㅋ
우와- 여행기 읽다가 혼자 막 웃었답니다- 역시 재밌는 딸기잎님의 여행기- ^^ 와인한잔에 불타는 고구마가 되시다니요- ^^ 언제 저랑 한 잔!! ㅋㅋ
bbtt81//두잔 마셨으면 식당에서 기어나오지 않았을까요-ㅂ-ㅋ 저도 파리에서 못가본 곳이 너무 많아요-ㅂ-;; kelmi//식감은 골뱅이인데 가격은;; 사실 저 파리에서는 노천카페 구경만 하고 안들어가봤어요-ㅂ-ㅋ 왠지..어른들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아요^^ 4300//당연하지요~ 먹는게
남는거라잖아요-ㅂ-ㅋ 파리도 볼게 너무너무 많아서 일주일이 모자랐지요! (사실은 게을러서;) nomad//헛..저는 골뱅이에 맥주먹는걸요-ㅂ-ㅋ 네비//스페인 앞으로 두편만 더 지나면 나온다니까-ㅂ-ㅋ 쫌 기둘리셈! 슬픈자유//한 잔만 해야해요~ 두잔하면 집에 기어가요-ㅂ-ㅋ
ㅋㅋㅋㅋ 나도!! 달팽이 먹고 싶다 ㅠ.ㅠ 앞에두고 먹으라면 혹여 못 먹을지도 모르지만 치즈가 듬뿍있다니 너무나도 귀가 쏠깃~해..ㅋㅋ 글구..딸기잎의 빠알간 얼굴 나도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ㅋㅋ 헤헤헤....
딸기짱의 여행기를 단숨에 읽으며 나역시 얼굴이 빨개지구 달팽이가 먹고 싶어지는구나. 담에 파리에 오면 역사와 그림에 대한 공부부터 시켜 관광을 하게 한다음 2부순서에 음식과 자유여행을 주어야 겠다고 다짐.
쿠하하하 잼난다 딸기쓰 ㅋ ㅋ 너 맨날 만난것만 먹구 다녔구나 ㅡㅡㅋ 나에게두 그 비결을 전수해줘라 ㅋㅋ
파랑이//아냐;;치즈 안들어있어;;크림치즈의 느낌이라니깐-ㅂ-;; 파리 미라보//제발 좀 그렇게 해 주세요 ㅠ_ㅜ 무식하면 용감하다지만..; 이제는 그만 용감해도 될것같아요 ㅠ_ㅜ 맘마//딴 일정(관광이라던가..휴식등등등..;)을 포기하면 다 돼-ㅂ-ㅋ 오빠 나한테는 선물 뭐 없남-ㅂ-? 쿄쿄쿄~
프랑스 요리를 제대로 체험하고 왔구나^^ ㅋㅋ 휘청아저씨라는 별명 정말 멋진걸? 그리고.. 빠리 물가는 정말 최고인 것 같애 ㅜ.ㅜ 영국도 저리가라야..!
그러게.. 런던에 있을때는 돈 쓸일이 진짜 없었던것같은데 말이야.. 입장료가 없어서 그랬나-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