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통화 전쟁이 벌어지다.
‘풀 불르스타인’의 글-2nd 이다. 필자는 왜 위기일수록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가를 분석했다. 2007년 말 브라질의 슈퍼모델 ‘지젤 번천’이 광고료로 달러가 아닌 유로로 받은 소문이 돌았다. 달러 가치가 유로와 캐나다-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을 때다. 연준은 추가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결과 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빌 그로스’도 고객들에게 “투자할 의향이 있고 한 가지만 투자하려면 달러 외에 통화로 된 자산에 투자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위기의 초입 단계였다. 즉, 위기가 진행될수록 상황은 점점 복잡해졌고, 달러는 ‘닥터 둠‘ 같은 비판자들에 예측했던 결말을 향해 나아갔다. 많은 책이 금융위기 원인을 규명하고자 시도했다. 그 원인이 복잡하여서, 어떤 이는 미국 주택 시장에서 벌어진 부정행위에 초점을 맞추었고, 다른 책은 무리한 대출을 알선해 수수료만 챙긴 주택담보대출 중개업체들의 비양심적인 형태를 꼬집었다. 개중에는 월가가 여러 개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부채담보부증권 등 투자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책도 있다.
과실, 의무 불이행, 의도적인 불법행위가 미국에서 비롯된 문제인데, 즉 미국의 문제인데 세계 각국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었다는 사실이다. 위기가 최고조인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 사이에 달러 환율은 다른 통화들 대비 15% 넘게 상승했다. 이를 혼란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으나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통화, 달러가 안전한 피난처로 인정받은 것만큼은 사실이다. 위기에 달러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큰 이유는 바로 미국 금융시장의 유동성이다. 산유국들이 대량으로 미국의 국채를 사들여서, 쉽게 되팔 수 있는 상품은 미국 국채뿐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니 일반 투자자들도 미국 국채를 가장 유동성이 뛰어난 자산으로 보고 갈망했다. 달러가 미국산 위기에서 무사히 살아남고 주도적인 위상을 유지했다는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달러는 미국 연준만이 발행하고 필요한 곳에 공급할 수 있다. 우선 연준과 각국의 중앙은행이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간접적인 통화 공급이 이뤄졌다.
“그들을 돕는 것은, 우리에게도 이익이 됩니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불쾌하지만, 비밀이 숨어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이들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자금을 대부분 빨아들인다는 사실이다. 결론은 연준이 해외은행들을 지원한 것은 불법도 아니었고, 부적절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일도 아니었다. 불쾌한 비밀이란 것은 ’버냉키‘와 그의 동료들이 전 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한 일 때문에 큰 논란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몰랐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일단 위기가 지나가자, 달러에 기반한 국제통화 시스템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이 과도한 특권을 무책임하게 남용한 탓에 세계가 고통을 겪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중국인민은행 총재 ’저우샤오촨‘은 “특정 국가의 경제 상황이나 국가적 이해관계와 연관되지 않는” 기축통화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정책 결정자들은 자국 은행들을 구제한 일은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국제통화 질서를 재편하겠다고 다짐했다. 독일 재무장관은 “미국은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 전망하는가 하면, 프랑스 대통령은 “저는 내일 워싱턴으로 갑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유일 국제통화였던 달러가 더는 차지할 수 없음을 설명하려 가는 겁니다.”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달러를 대체하는 데 조금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통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통화 통합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미국에서 단일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동 이동성 때문이다. 실직자들이 경제 사정이 나은 지역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덕분에 연준은 미국 경제 전반의 안정성과 저인플레이션을 유지한다는 목표에 맞춰 통화 공급과 금리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반면 유럽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구직함에 소극적이다. 국경을 넘으면 언어가, 통하지 않거나 문화적 동질감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은 호황을 누리는 몇 국가 외에 변두리 국가는 극심한 불황을 겪는다면 이들로서는 자국의 통화공급량과 환율을 통제할 수 없으므로 경기를 회복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이 출범 10년 이후 큰 결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스는 부채가 3천억 유로를 넘어서 자국 GDP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주택 매입 열풍과 과소비, ’그리스‘ 흥청망청 같은 재정 적자국에 자금을 대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수한 중심부 독일이 가장 열심히 돈을 퍼 날라 주었다. 덕분에 주변부 국가들의 정부, 기업, 개인들은 자금, 차입이 쉬웠고 너무 많은 돈을 빌렸다. 결과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된다. ‘마스트리흐트’ 조약에 명시된 구제 금지 조항 (회원국들이 타국의 “책임을 떠맡아서는 안 된다.”)을 위반하면서 조성한 것이다. 그 대가로 그리스는 정부 지출 대폭 삭감, 세금 인상, 근로자를 해고하기 어렵게 하는 관련 법, 개정을 비롯한 구조 개혁이 망라된 가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돼지 꼬리는 한 번에 잘라야지 조금씩 자르면 돼지는 더 아픔을 느낀다.
종이 금의 탄생. IMF의 복잡한 기능을 감독하는 부서가 있다. 그들은 국제통화와 가장 유사한 자산인 SDR( 특별인출권 Special Drawing Right)을 발행하고 할당하며 관리한다. SDR은 민간기업이 지출하거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에 사용되는 지폐가 아니다. 수입대금 결제에도 사용할 수 없다. ‘브레턴우즈’ 체제를 지탱하기에 적합한지 의심받던 1960년대에 처음 발행했다. 1SDR의 가치는 금 35분의 1트로이온스(1 troy ounce는 금 31.1g)로 책정되었다. 발행량도 적었고 너무 늦게 발행되어 세계 금융위기가 지난 뒤였다.
죽은 마오쩌둥이 산 위안화를 갉아먹는다. 2015년 아찔할 정도로 급등했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한여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를 9.1% 평가절하하고 환율 결정 방식도 바꾸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서둘러 중국에서 자금이 빠졌다. 중국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연기금 운용사와 보험사 등의 대형 금융사에 압박했고, 공매도를 징역형까지 가능한 불법행위로 간주했다. 인민은행은 매월 1천억 달러를 꺼내 위안화를 매입했다. 결과 외한보유고가 5년만의 최저인 3조 1천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시진핑이 집권하기 전의 10년 동안 중국 정부는 마오쩌둥의 사상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법률 제도와 규제를 재정비했다.
미국의 새로운 전쟁 수행 방식. 미국 전쟁부는 폭격기, 특수부대, 레이저 유도 미사일, 항모전단으로 무장된 세계 최강 병력을 지휘하지만, 정치인들은 인명피해를 꺼리는 추세다. 따라서 미국은 달러의 무기화인 2차 제재를 사용한다. 1차 제재는 미국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고 2차 제재는 거래 장소가 어디든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든 무관, 제재 대상과 거래를 지속하는 기업이나 금융회사에 타격을 가한다.
유럽 국가들의 절치부심. 트럼프의 우격다짐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유럽 각국 정책 결정자들은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미국은 무기로 만들어지지 않은 무기 CHIPS (Clearing House Interbank Payment System; 뉴욕에 본부를 둔 대형 은행 간 달러 결제 시스템을 달러로 송금 무역 결제를 할 때 이 CHIPS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이 이동된다) 체제로 거래하여지게 만들어 놨다. 경제 제재에도 허와 실이 있다.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영향력으로, 체계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경제 제재다. 역사적으로 침략전쟁을 일으킨 나라와는 금수조치를 취했다. 기원전 그리스와 아테네가 배경이다. 국제연맹은 금수조치로 “무서운 교정 수단”처럼 작용했다. 초기에는 희망적인 결과도 있었다. 유고와 그리스 같은 소국의 침략 저지에는 일조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략은 실망스럽게 무솔리니가 잔혹 행위를 이어갔다. 이처럼 경제 제재는 누를수록 더 뛰어오른다.
미국은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FinCEN을 강화했다. 예로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으로 무엇인가를 구매하면, 거래 당사자나 은행은 해당 내용을 FinCEN에 보고해야 한다. 마약의 대금을 세척하는 범인을 찾기 위함이다. 여기서 테러 자금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9.11테러가 발생하고부터다. 테러 자금을 확보하려면 ’역방향 자금 세탁‘이 활용되기도 한다. 보통 범죄자는’ 더러운‘자금을 세탁하고 싶어 한다. 종교기관이나 인도주의 단체처럼 언뜻 건전해 보이는 단체가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에 깨끗한 자금을 보내면 그 흐름이 반대된다. 즉 이 세탁된 돈으로 테러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장한다.
2025.10.05.
킹달러 –2nd
풀 블루스타인 지음
서정아 옮김
인풀루엔실 간행
첫댓글
금종이
CHIPS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