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닌노란(應仁の亂:1467~1477년)’ 이래 일본은 무사들의 패권 다툼으로 오랜 전란의 시대를 맞는다. 서민들에게는 그저 지겨울 뿐이었던 전란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와 그 후계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전국 통일로 잦아 들었다. 이어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1603년 에도(江戶•도쿄)에 바쿠후(幕府)를 수립, 평화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오랜만의 평화를 맞아 상공업의 흥성과 함께 대중 예술이 꽃피기 시작한 이때 서민들은 ‘이즈모노오쿠니(出雲の阿國)’라는 30세 전후의 여성 연예인에 열광했다. 당시 서민들, 특히 여성은 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현재 시마네(島根)현 동쪽을 가리키는 이즈모에서 온 '오쿠니'란이름의 여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쿠니의 춤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완전히 새로웠다. 발의 이동과 돌기를 중심으로 하는 ‘마이(舞い)’와 손발과 몸 전체의 움직임을 중시하는 ‘오도리(踊り)’로 나눠지는 일본 전통 무용의 분류상 오도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해괴망측할 정도인 새로운 몸동작을 보인 데다 관객을 끌어 내 상대역을 시키는 등 전통 오도리와도 크게 달랐다. 이 새로운 춤을 사람들은 ‘가부키오도리(傾き踊り)’라고 불렀다.
튀는 옷차림이나 걸음걸이, 행동거지로 보통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을 가리킨 ‘가부키모노(傾き者)’라는 유행어에서 나온 말이다. ‘가부키’는 '한쪽으로 기울다'를 뜻하는 ‘가타무쿠(傾)’의 고어 '가부쿠'의 명사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균형 감각상 한쪽으로 살짝 기운 괴짜라는 뜻이었다. 한편으로 강한 자기 주장이나 개성에 바탕한 '첨단•전위'의 뜻도 함축했다. 현대에 들어 와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예술이 강한 주의•주장을 담았다는 이유에서 ‘게이코(傾向)’라고 불렸고, 우리도 그대로 갖다 썼던 것과도 통한다.
오쿠니가 창안한 전위 무용은 이내 다른 연희집단으로 번져 갔으며 각종의 전통 연희 형식을 결합한 종합 예술로틀이 짜여져 갔다. 이 새로운 종합예술은 노래와 춤, 기술이 하나로 뭉친 연극이란 뜻으로 ‘가부키시바이(歌舞伎芝居)’라는 이름이 붙었고 나중에는 '가부키'라는 줄임말로 불렸다.
여성 연희집단의 전유물이었던 가부키는 애초에 오쿠니의 춤이 그랬듯 대중의 관능을 강하게 자극했다. 또한 떠돌이 매춘 집단과의 구별이 모호했던 전통 연희집단의 행태상 풍기 문란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를 이유로 바쿠후가 1629년 가부키 공연을 금지하자 이번에는 여성 대신 미소년이 ‘야쿠샤(役者•배우)’로 등장하는 ‘와카슈(若衆) 가부키’가 성행했다. 이 또한 남색(南色)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1652년에 금지령이 내렸다.
이듬해 바쿠후는 성인 남자만으로 외설성이 없는 작품을 공연한다는 조건을 달아 금지령을 철회했다. 그것이 ‘야로(野郞)가부키’의 출발점이며 남자들이 모든 배역을 맡아야 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고안된 것이 여성역인 ‘온나가타(女方)’, 또는 ‘오야마(女形)’이다. 이는 현재까지 가부키의 중요한 특징을 이루고 있다.
최근 여성의 가부키 진출 허용론이 일고 있고 실제로 지방의 소규모 공연에서는 일부 여성 배우가 선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에 의한 소년 가부키처럼 이벤트 성격이 강할 뿐 가부키 전용극장인 도쿄(東京) 히가시긴자(東銀座)의 가부키자(歌舞伎座)나 신바시엔부조(新橋演舞場) 등 중심 무대에서 금녀의 전통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가부키의 이미지는 극히 화사하고 선명하다. 무대 장치와 의상이 그렇고 배우들의 얼굴 화장도 최대한 색채를 강조한다. 그 색감이 갓칠한 단청같아 다소 빛바랜 단청을 높이 치는 우리 미감각으로 보자면 가상 현실 게임을 보듯 환각을 느낄 정도이다. 과장된 색감으로 비현실적 공간을 연출, 관객을 일상에서 끌어내 환각과 해방감을 안기는 것이 가부키의 진정한 미학일 수도 있다. 가부키의 화려함은 푸치니의'나비부인' 등 서양 오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격하게 고정된 양식성도 가부키의 중요한 특징이다. 배우의 화장과 의상, 몸짓 하나하나에까지 엄밀한 약속이 존재한다. 대사와 동작도 과거의 공연을 박제했다가 다시 풀어 놓은 듯 일정하다. 피아노선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등 현대적 기술을 이용한 '슈퍼가부키'가 선보이는 등 변화 시도가 잇따르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가부키자의 전통 가부키는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가부키주하치반(十八番)'을 비롯한 주요 작품의 주역을 대대로 세습한 것도 전통 고정의 한 요인이다.
가부키歌舞伎는 17세기 초 에도시대에 시작된 일본 전통 무대극이다. 일본 스타일의 연극 혹은 오페라라고 보면 된다. 화려한 의상과 조명, 현란한 몸짓과 중후한 대사, 일본판 오케스트라(나가우타(長唄), 샤미센(三味線), 하야시(はやし) 등)의 독특한 가락과 우아한 춤이 어우러진 일본 최고의 전통 예술이다.역사소설이나 전설 민담을 기반으로 한 대중공연이다.
17세기 초 시마네켄(島根県)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의 한 무녀가 남장을 하고 공연한 데서 유래되었다. 이후 여성 가부키가 매춘 등의 풍기문란을 일으키며 크게 유행하자 여성 대신 미소년을 출연시켰으나 이 또한 사무라이나 승려들의 남색(男色)에 이용되는 바람에 성인 남자들만 출연하는 야로가부키(野郎歌舞伎)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든 공연은 남자들만으로 이뤄진다.
가부키 출연자는 배우(俳優)가 아니라 야쿠샤(役者)로 불린다. 한자로 풀어볼 때 ‘배(俳)’는 사람이 아닌 것, 다시 말해 다양한 얼굴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인물이라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야쿠샤는 특별한 캐릭터가 필요없는 직업이다. ‘야쿠(役)’, 즉 어떤 역할을 맡아 그냥 원래 해왔던 것과 똑같은 식으로 해나가는 일이 야쿠샤라는 의미다.
가부키라는 한자표기는 가(歌:음악성),무(舞:무용성),기(伎:연기)를 각각 뜻하는취음자이다. 가부키란 원래 전국시대(16세기)에 유행한 풍속을 말했다.어원은 가부쿠(傾く),즉 기울다라는 동사가 명사로 변화한 것으로, 보통상태가 아닌 상식을 벗어난 기이한 행동, 색다른 풍속을 뜻했다.이렇듯 가부키는 ‘경(傾)’자를 씀으로서 한편 새로운 경향을 뜻하기도 했다.
가부키 현상은 일본근세초기에 나타난 새로운 풍속으로 당시에는 가부키모노(歌舞伎者)라고 하면 괴상한 옷차림에다 색다른 언동을 하는 이들을 말하기도 했다.화려한 옷에다 큰칼을 허리에 차고 거리를 활보하는 무사나, 여자이면서도어울리지않게 마구 노래를 부르거나 남장을 하고 춤을 추는,말하자면 시대의 첨단을 걷는, 제멋대로 놀아나는 사회의 한풍습이었다. 이러한 당대의 여러 가지 새로운 연희를 가부키라고 이름지었으며, 도쿠가와(德川)정권초기(1600년대)부터 유행했다.여기에 한학자 하야시 라산(林羅山)이 한자음을 따서 가부키라고 그럴듯하게 표기를 했다. 처음에는 가부키가 가무를 본위로 하는 기녀(技女)들의 연희라 하여 ‘기(妓)’라고 쓰인 것을 메이지시대에 재주를뜻하는 ‘기(伎)’로 고치게 되었다.
광대로 천시받던 그들이 이름값을 하기 시작한 것은 성인가부키이후 연기가 중시된 19세기 중반 부터이며, 참된 배우로부터의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겐로쿠(元祿)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였다. 사회적지위는 메이지시대가 되어 계급사회에서 풀려나면서 향상되었다. 한편 누구누구의 藝, 즉 명배우가 창출한 형을 전승해감으로서 그것이 그 가문의 예가되어 갔다
일본의 고전예능은 거의 일정한 형을 고스란히 지켜온 예능이라해도 과언이아니다.특히 가부키의 경우는 ‘형의 예술’이라고 일컬어 질만큼 형에 충실하다.언어며 모든동작이 일정한 형에 따라 이루어진다.그러니 한편 재미없다는 평도 따르게 마련하지만 이판에 박힌 형에서 벗어나기위한 노력 또한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가부키는 과거의 전통을 얼마나 100% 재현하는가가 관건이다. 창조나 새로운 발상은 필요없다. 어깨를 30도 각도로 꺾은 뒤, 시선을 눈 아래 15도로 고정하고 양손을 비틀면서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식의, 수백 년 지속된 원형에 충실한다. 화장을 진하게 하기 때문에 야쿠샤 개인의 캐릭터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가부키의 연기는 한마디로 주연배우를 중심으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남녀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이 악역이나 적을 속시원하게 물리치는 연기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부키라고 할 수 있다.주역들이 구마토리를 하고 2미터가 넘는 긴칼을 찬다든지, 여러 가지 무대장치를 하는 것은 모두 주역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가부키 고유의 연출이다.
가부키의 연희종목은 크게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것과 현대적인 사건을 다룬것으로 나뉘어진다. 그러나 역사적이라해도 내용이 제멋대로이다. 기상천외한 줄거리를 보여주고, 마지막에 가서 관객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처음보는 사람을 다시한번 놀라게 하는것은 온나가타(女장남자)의 등장이다.
첫댓글 좋은글,,,장사익의 혼이 들어있는 음악 감사해요. 건강한 여름 되세요 !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음악이 다 죽어버려서 다른 글을 잠시 옮겨다 놓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장사익님 음악으로 회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