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의 종류와 부작용
면역억제 치료시 중요한 점은 환자가 얼마나 약물치료에 잘 순응하는가에 따라 이식 장기의 성적이 좌우된다는 점입니다. 이식 초기에는 잘 따르던 환자가 1년 2년 지나면서 약을 한두 번 먹지 않아도 별 증상에 변화가 없는 것을 경험하면 쉽게 병원에 오는 것을 중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약물치료의 순응도가 낮은 환자는 이식 장기의 기능실패로 이어지고 결국 재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을 재촉하는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고형장기 이식 후에는 이식 장기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동안 면역 억제제를 먹는 것이 현재로서는 원칙입니다.
1. 면역억제제 치료의 원칙
약물치료의 원칙은 어떻게 하면 면역 억제의 효과를 최대로 유지하면서 약물의 투여량을 최소화 하여 약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면역억제를 위해 투여한 약제가 수혜자에게 새로운 암을 일으키고, 여러가지 감염과 함께 수많은 약제 부작용을 일으킬뿐더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 CNI / 사이클로스포린이나 타크로리무스)는 신장독성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식 후 초기에 많이 발생하는 급성 거부반응의 예방을 위해서 이식 후 6개월 정도까지는 각종 면역억제제를 대량 사용하지만 이후 서서히 양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약제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위해 여러가지 서로 다른 작용을 가진 면역 억제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병용요법을 이용하거나, 일부 독성이 있는 약물을 조기에 중단 또는 양을 줄이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식 후 신장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CNI 계열의 약제를 정상용량으로 사용하면 신독성이 더욱 문제가 되기 때문에 CNI 약물의 사용을 혈청 크레아티닌 치가 2-3정도로 내려올 때까지 2주정도 연기하고, 그 대신 수술당시 또는 전부터 면역 세포를 억제할 수 있는 항 림프구 글로부린(ATG), 항CD25항체 (인터류킨 2 수용체 차단제)를 사용하는 소위 유도 면역요법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현재 주로 사용하는 면역억제제 병용요법
면역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유는 첫째 한 개의 약제가 모든 면역 과정을 차단시킬 수 없다는 점이고, 둘째는 병용요법시에는 각각의 약제의 투여량을 줄이면서 약의 효과는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스테로이드와 아자치오프린 2자 병용치료를 했지만 지금은 CNI 계열의 약제 한개(사이클로스포린, 타크로리무스)와 마이코페노릭 산 계열인 셀세프트, 스테로이드 3자 병용요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의 장기, 과량 투여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이식 후 성적이 좋은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지하거나 감량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하고, 또 신독성이 있는 CNI계열의 약제를 줄이거나 중지하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최근 시로리무스(sirolimus), 에베로리무스(everolimus)나 CD25 항체(Simulect, Zanapax), CD 20 항체인 리투시맙(rituximab) 등이 개발되어 유도면역 요법이나 이식후 발생한 종양에 대한 치료, CNI독성이 판명된 환자의 면역억제제 사용시 선택범위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3. 면역억제제의 소개
1) 아자치오프린
기 전: T림프구의 DNA, RNA 합성을 억제하여 면역억제제 T림프구의 증식을 막아줍니다.
부작용: 골수 억제작용 때문에 백혈구 숫자의 감소가 생기고,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도 동반됩니다. 그 외에도 위장장애와 간염에 의한 황달의 부작용이 올 수 있습니다.
2) 스테로이드
1960년대 이후 가장 오래동안 면역억제제로서 사용되면서 유지면역억제제, 거부반응 치료제로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나 최근 여러가지 부작용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조기에 중단하는 방법, 스테로이드 감량요법 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 전: T림프구 수용체가 이식항원과 결합한 후 일어나는 면역반응 과정 중 사이토카인의 활성화를 차단하고 생산을 억제하여 면역억제효과를 나타냅니다. 또 항 염증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기존의 면역억제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거부반응 발생시 대량을 투여하여 치료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스테로이드 충격요법입니다.
부작용: 이식 후 단기간에 대량의 스테로이드가 투여됨으로 인해 당뇨병, 골다공증, 소아에서 성장장애 등이 발생하고, 용량에 비례해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특히 감염이나 고혈압, 체중증가, 쿠싱형 얼굴, 여드름, 정서의 심한 변화, 백내장 등이 문제가 됩니다.
3) 칼시뉴린(calcineurin) 억제제 계열의 약물
(1) 사이클로스포린
기 전: T림프구에서 mRNA의 생성을 방해해서 IL-2 생산을 억제합니다. 이 결과 T림프구의 활성화가 차단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즉 앞의 약제에 비해 선택적으로 T림프구에 작용해서 효과적으로 거부반응을 예방하게 됩니다. 1980년대 초에 신장이식에 사용되기 시작하여 이식성공률을 높이고 거부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장기이식이 말기환자의 치료로서 자리잡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습니다.초기 제품인 산디뮨이 체내에서 흡수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미세유제형(microemulsion type)의 뉴오랄이 개발되어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어서 약의 면역효과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부작용: 용량과 비례해서 부작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농도를 측정해 가면서 제시된 농도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의 농도는 최저 혈중농도(약물 복용후 12시간에 측정) 또는 복용후 2시간째에 측정하여 약의 용량을 조절합니다. 이것은 이 약제의 신독성과 직접 연관이 있으므로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그 외에도 손떨림, 잇몸비후, 다모증, 감염, 고혈압 등이 올 수 있으나 골수억제 작용은 없습니다.
(2) 타크로리무스
기 전: 타크로리무스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구조적으로는 다르지만 작용기전은 유사하게 T림프구를 억제하여 면역억제 기능을 나타내는데, 약의 효과는 사이클로스포린의 10-100배의 효능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식 후 약의 농도측정에 의한 용량조절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최근에는 12시간 간격으로 먹던 프로그라프를 하루 일회 복용으로 약물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약제가 개발되어 나와 있습니다.
부작용: 사이클로스포린과 유사한 부작용을 보이나 특별히 신경독성, 당뇨병, 탈모증이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셀세프트
기 전: 마이코페노릭 산은 T세포 및 B의 DNA, RNA 합성을 억제함으로 이들 세포의 활성화를 차단하여 면역 억제 효과를 나타냅니다. 비슷한 계열의 약제인 아자치오프린이 모든 세포에 비선택적으로 작용하는데 반해 마이코페노릭 산은 선택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작용: 위장관 합병증이 있습니다. 설사, 구토, 식욕감퇴 등과 함께 골수 억제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을 증가시킵니다. 최근에 셀세프트의 위장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장내에서 흡수되도록 만든 마이폴틱이 시판되어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mTOR에 관여하는 약물/ 시로리무스(라파뮨R) 와 에버로리무스(설티칸R)
기 전: 이들 약제는 세포내에서 TOR(target of Rapamycin)이라는 물질과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한 후 인터류킨-2(IL-2) 수용체와 결합함으로 IL-2의 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합니다. 따라서 T림프구 증식을 유도하는 IL-2가 차단됨으로 T림프구 의 증식이 억제되고 항원 표시세포의 증식이 단계적으로 억제됩니다.
부작용: CNI보다는 신 독성이나 당뇨병 발생률이 낮고, 종양발생이 적을 뿐 아니라 피부의 카포지육종 치료에 효과가 입증되어 이식 후 발생한 종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초기 창상치유가 늦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6) 단클론 항림프구 항체
(1) 항 CD25 항체: 시뮤렉트 와 제나팍스
기 전: IL-2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서 T림프구의 활성화를 억제하고 결국 급성 거부반응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들 단클론 항체는 유전공학을 이용해 인체와 유사한 구조로 만들어져서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안전합니다.
이들 약제는 이식 전부터 사용하여서 유도 면역제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2) 항 CD3 항체 : OKT3
동물을 이용해 만든 단클론 항체로서 동물의 이종단백 때문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OKT3는 거부반응 예방을 위한 약제가 아니고, 이미 발생한 거부반응의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최근 여러가지 부작용과 OKT3의 이종감작에 의한 항체형성이 높아서 사용이 격감하였습니다.
(3) 항 CD20 항체 : 리투시맙(rituximab)
기 전: B림프구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클론 항체로서 이식 전 후에 사용하여 기증자 조직에 선택적인 항체형성을 예방하고, 이식후 림프증식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