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경제포커스
[경제포커스] 'HBM 실패'가 삼성에 '보약'이 될 수 있다
조선일보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0.18. 00:06
https://www.chosun.com/opinion/economic_focus/2024/10/18/AW2VCNCVKRFO7BSVNU27JZLOVE/
이건희식 '파격 경영' 되살릴 계기
IT 기업 걸맞게 이사진 개편하고
'삼무원' 뿌리 뽑을 인사·보상 혁신
통찰력 갖춘 경영자로 거듭나야
삼성전자 전영현 반도체 부분장이 지난 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역사에서 변곡점이 된 사건이 있다. 2001년 고(故) 이건희 회장과 메모리사업부장 황창규 박사의 ‘자쿠로 미팅’. 반도체 왕국 일본 도시바가 “삼성이 D램 기술을 주면 우리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주겠다”며 합작을 제안했다. 최고경영진이 솔깃해하자, 황 박사가 급히 도쿄로 날아가 샤부샤부집 자쿠로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황 박사가 합작 없이 독자 사업으로 가자고 했다. 이 회장은 “자신 있냐?”고 물었다. 모바일 시장이 열리면 낸드 플래시가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황 박사는 “2년만 시간을 달라”고 이 회장을 설득했다. 그로부터 1년 반 뒤, 삼성은 도시바를 제치고 낸드 플래시 1위 기업이 됐다.
1987년 삼성이 4메가 D램을 개발할 때.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회로를 고층으로 쌓아 올릴지(스택 방식), 아래로 파고들 것인지(트렌치 방식)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미국, 일본 기업들도 결정을 못하고 있을 때 이 회장은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위로 올리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라면서 결단을 내렸다. 트렌치 방식을 채택한 도시바는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지 못했다. 10여 년 뒤 삼성에 기술을 구걸하는 처지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셀 구조를 선택하거나 웨이퍼 크기를 결정할 때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을 아는 경영자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반도체 수율을 챙겼다. 이 회장은 “선행 기업만이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2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쌓고 ‘세계 최초’ 기록을 쌓아왔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이 3분기 실적 발표 때 “근원적 기술 경쟁력 문제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경쟁에서 하이닉스에 뒤지고,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1년이 넘도록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었다. 삼성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 정신’과 ‘치열하게 토론·개선하는 조직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사과문의 다짐에서 위기의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다. ‘자쿠로 미팅’처럼 기술을 잘 아는 오너와 도전 정신 충만한 실무팀장 조합이 있었다면 오늘의 수모는 없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 후 삼성에서 혁신은 경시되고, 도전 정신은 무뎌졌다. ‘불확실한 수익성’을 이유로 2019년 HBM개발팀을 축소한 전략적 실책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실패는 그대로 방치해 두면 독약이 되지만, 철저히 원인을 분석하고 교훈을 찾아내면 최고의 보약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글로벌 기술 기업에 걸맞지 않는 이사진부터 개편할 필요가 있다. 순혈 삼성맨 위주 사내 이사, 관료·금융인 중심의 사외이사로는 AI 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 삼무원(삼성맨+공무원), 수포자(수석 승진을 포기한 자)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해이해진 조직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선 성과 평가와 보상 제도의 혁신이 시급하다.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파격적 인센티브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사회·기술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앨빈 토플러 같은 세계적 석학부터 일본 기술 장인까지 두루 만나 그들의 통찰력, 암묵지를 배우려 애썼다. 그런 소통과 숙고의 결과가 S급 인재 구인 특명, 지역 전문가 육성, 월급 2배 인상, 7·4 근무제 같은 ‘파격 경영’으로 이어졌다. 삼성의 파격 경영 DNA가 다시 발현되려면 최고경영자가 인물 접촉면을 더 넓히고, 사회·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포착하는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울 필요가 있다.
김홍수 기자
durmin
2024.10.18 01:00:36
이재용은 뼈를 깎는 자세로 그 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에 대해 다시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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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tc52
2024.10.18 00:26:08
이건희 회장이 그립다. 그가 건강하게 살아있었다면 사태가 이지경 되도록 그냥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중에 최태원회장과 이재용회장의 경영비교가 심심치 않게 떠오른다. 위기가 곧 기회이다. 이재용회장은 거듭나야 하며 이 아픔의 시기를 잘 견뎌 꼭 재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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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머슴
2024.10.18 02:23:33
삼성은 인원을 보강하고 회사와같이죽을각오로 사업에임하여야한다 빼앗긴사람들도 왜나가 회사에 피해를 주는지도 알아야한다 삼성식구들은 선대의노력으로 키운회사를 다시 힘을합하여 성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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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님
2024.10.18 06:18:30
삼성이 이런 난항에 부닥친 것은 문재인의 악의적 삼성 죽이기에 집중한 때문이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문재인이 이재용을 가두는 바람에 한시가 급한 반도체 기술경쟁에서 5년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5년은 인간의 전쟁 500년보다 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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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공명
2024.10.18 03:04:18
이제부터라도 삼성이 찹살로 메주를 쓰던 말던,,,구두 밑창으로 소고기국을 끼려먹던 말던,, 정치권에서 삼성 그만 괴롭혀라. 문재인 5년 동안 이재용 징글징글하게 시달림 받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익에 반하는 정치꾼 문재인은 총살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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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
2024.10.18 02:07:31
HBM이 전부인거 처럼 몰아가지만 사실 더 빠르고 가격도 10% 수준인 LLM도 있고 인력 기술 누출등 이번에 드러난 약점들 보완하고 다시 어게인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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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0.18 04:54:24
기업은 국가 흥망성쇠를 좌우한다. 기업인에게 날개를 달아줄 때이다. 기업이 국가 발전과 개인 행복을 견인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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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B
2024.10.18 04:29:02
삼성에 대한 좋은 진단입니다. 지금 삼성은 바로 대한민국의 밥줄입니다. 문재인 정권으로 인한 침체 피해를 어서 떨치고, 다시 전진해야 합니다. 전 국민이 성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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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2024.10.18 07:39:10
이건희 회장 덕에 한국이 세계 메모리 칩 산업을 장악할 수 있게 됐는데 그 덕에 한국인들은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누려왔다.메모리 칩 산업 장악은 소득 증가,무역 수지 개선,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이회장은 과감한 인재 유치와 설비 투자로 차세대 메모리 칩을 먼저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여 일본 전자업체들을 시장에서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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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2024.10.18 08:00:55
이재영의 삼성이 제일 잘못하는건, 천재급 인재확보와 구글급 보상체급가 없다는 점이다. 회사 사장보다 기술개발에 공헌한 기술자가 10배이상 보상을 받아야 제대로 된 IT회사라고 볼수있다. 거꾸로 됐다. 이재영 주변의 아부형, 수준이하 CEO들은 다 물갈이하기바란다. 임원/23는 물갈이하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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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스
2024.10.18 06:41:53
삼성이 언론에게 경영조언을 듣다니.. 삼성이 위기긴 위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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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인
2024.10.18 03:55:40
부사장이상은 다 바꾸고 서울대 중심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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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이
2024.10.18 02:56:18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삭제한 100자평입니다.
호호리
2024.10.18 08:34:36
보약인지 독약인지는 몇 년 지나 봐야 안다. 독약을 보약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 기업 혁신이다. 와신상담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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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송정
2024.10.18 07:37:00
정치의 기업참여는 이제 그만하고 정치는 국민만 보고 정치하고 기업인은 기업과 주주를 보면서 혁신함이 옳다. 기업이 정치 눈치를 보면 제 아무리 삼성이라도 대를 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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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대한민국
2024.10.18 07:30:25
그래봤자 상속도 안되고 언제 감옥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판 받고 다니는데 되냐? 원인을 왜 다른 곳에서 찾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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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사냥꾼
2024.10.18 09:00:29
문제는 그렇게 공들여 쌓은 탑을 한순간에 더듬어민주당 좌파찌끄리들이 무너뜨린다는 거다. 삼성이 어려움을 겪는건 삼성 내부의 문제도 있지만, 경영외적 요인. 특히 정치꾼들의 분탕질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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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1
2024.10.18 09:00:16
세계적인 기업을 운영하는데 쉽지 않은 판단과 결정이 없겠지만 지금의 어려움이 있기까지 분명 그 이유가 있을겁니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확실하게 대책을 마련하여 더욱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삼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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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판
2024.10.18 08:55:35
우리는삼성의DNA를믿는다.잘할것이다.이재용관상이망할상은아닌다.분발하기바란다.삼성이무너지면한국도무너진다.우리나라가세계에우뚝설것이다.김항선생과탄허스님이이미예견하셨다.한국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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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스런자
2024.10.18 08:33:01
이재용회장은 멀리 말고 현대그룹 정의선회장을 모델로 배워라. 정몽구회장의 경영능력을 넘어서 그야말로 청출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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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agae
2024.10.18 08:10:02
문재인의 삼성죽이기, 5년 대작전이 먹혀들어갔다 묶어놓고 경쟁하라니, 멍 죄 인의 하눅 말려죽이기 끈질긴 작전, 원전도 죽이고,삼성도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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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침
2024.10.18 08:02:46
한국의 반도체는 문재인이가 박살냈다...분,초를 다투는 반도체정보에서 이재용을 1년이상 감옥에 보내고 반도체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처도 전기대학을 만드는 만고에 역적 문재인으로 인하여 이꼬라지로 변한 반도체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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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10.18 07:57:07
전 정권이 삼성죽이기에 혈안되었는데 깜방에서 오너가 무슨 리더쉽을 발휘하나~ 이에 대한 결과가 지금의 결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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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B
2024.10.18 04:32:30
삼성이 마하-1을 얘기하더니, 그 이름은 이제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구나. HBM으로 가지 않고 마하-1을 추구하다가 오늘날의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을 진단하면서 그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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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2024.10.18 09:04:46
문죄명이, 더불어 훔친당이 그동안 삼성전자를 괴롭혀 온 세월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앞으로는 삼성, 기업이 귀한 존재인 것을 알아 모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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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
2024.10.18 09:02:36
이회장 경영에 전념할 정신이나 있겠어요?? 맨날 법정이나 들락거리는데 이런거 부터 빨리 좀 해결해 줘야 할듯!! 옆에서 영양가 없고 책임없는 훈수나 두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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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ololo
2024.10.18 08:35:11
악감정이 아니라 아버지처럼 할 수없다면 다른 경영인에게 맡기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잘할 자신도 없는데 쥐고선 썩히는건 국가차원에서도 큰 문제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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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2024.10.18 08:31:20
보약? 정부가 무너뜨리려 작정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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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촉
2024.10.18 08:23:53
좋은 애긴데 실망 스럽게도 작금의 삼전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 지금 회장까지도 앞에 놓인 장애물을 과감히 혜치고 나갈 인물이 전혀 아니다. 요즘 보면 그냥 맹숭맹탕 패배주의에 쩔어있다...잘못했다고 사과 했으면 당장 임원급 몇명은 목아지 날라갔었어야 되는데 그냥들 어제와 마찬가지로 출근해서 아침에 커피한잔 마시고 책상에 쳐밖혀 앉아 점심때 뭐 쳐먹을 건지나 걱정하고 있고 년봉 얼마나 올려줄지만 걱정하고 있는게 현 상황... 한심 그자체..~ 망하는 회사는 회장부터 말단직원까지 딱 보면 안다...삼전 회복불능 도태중...~ 미꾸라지들만 있고 메기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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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네
2024.10.18 08:03:26
이재용 형님 김홍수 논설위원 님 글 꼬 보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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