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칭찬도 하지만 훈계를 할 때도 많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지도 못지않게 생활지도가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자연스레 기본생활습관의 정착 및 공동체 활동의 질서와 규칙 등을 안내하고 지도하다 보면
잘한 일에 칭찬과 잘못한 일에 대한 훈계가 뒤따르겠지요.
실은 수업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하루 일과가 지도와 칭찬, 훈계의 연속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급적 칭찬에 더 많은 비중을 두려 하지만, 하다 보면 화가 날 때도 있고 제 목소리가 커질 때도 있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 차분히 지도하려 하지만 비슷한 행동이 반복되거나 행동수정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또는 방금 말했는데 신경 쓰지 않고 같은 행동을 또 할 때 등의 경우엔 순간적으로 욱해지기도 합니다.
오늘도 개구진 한 아이에게 제 딴엔 좀 센 표현으로 훈계를 했습니다.
‘너 계속 그러면 너네 엄마나 아빠 학교에 오시라고 해서 잘 못하는 것에 대해 선생님하고 상담할거야~’ 라고 말하니
(너의 행동을 엄마 아빠에게 일러줘서 집에서도 혼난다~라는 일종의 겁박(?)이었는데)
대답이 걸작입니다.
“오~ 그럼 학교에서도 엄마 볼 수 있는 거예요? 좋죠.” 라고 되돌려주네요.
갑자기 저의 훈계가 맥이 빠지고 힘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예상 못 한 아이의 반응에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버려서
허허허~ 하다가 그냥 토닥토닥 안아주며 ‘잘 좀 하자~’라고 말하고 들여보내고 말았습니다.
저의 겁박을 1학년의 순수함으로 보기 좋게 물리쳐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