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차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 걸었던 우리는 처음으로 서울땅을 걸었다.
북촌. 요즈음 한창 여행객들과 걷기꾼들에게 각광을 받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인 그곳은 과연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내국인들이 어우러져 꽤나 북적거리는 공간이었다.
함께 가기로 한 흔들바위(황윤하) 님은 갑자기 개인사정으로 못 온다는 메일이 왔고, 시원(문부희) 님은 감기증세로, 다다익선(김지애) 님은 동생의 간병 때문에, 맨이치(이은규) 님은 업무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온다고
약속에 약속까지한 델라(정은미) 님과 새벽정원(박현경) 님도 결국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막내 피그말리온과 무궁화의 길 안내로 시작된 이번 길여행의 들머리는 운현궁이었다.
지긋하게 연세가 드신 가이드 어르신의 상세한 설명과 안내에 따라 고종황제의 잠저(潛邸, 임금이 되기 전에 살던 집)였던 운현궁을 샅샅이 뒤지듯 다녔다. 마치 문화유산답사 모임인듯 착각이 들 정도로 운현궁의 의미와 유래 등을 상세히 들으며 지루하지 않은 1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날이 따듯하였다. 주중에 몰아친 한파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제자리에 서 강의(설명)을 듣어야했던
회원들에게 꽤나 욕을 먹었을텐데... 정말 다행이었다. ㅋㅋㅋ(天祐神助)
운현궁을 나온 우리는 북촌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도로변에는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눈에 설은 풍광들이 들어왔다.
길 옆 어느 집에선가 팥죽을 나눠주었다. 마침 앞서 걷던 우리의 디카프리오께서 이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뒤를 따르던 벗들이
하나 둘 들어왔다. 앞 선 일행은 끝물이라 찬 팥죽을 먹었는데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뒤 따르던 벗들은 오히려 새로 끓여진 따듯한 팥죽을 먹을 수 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꽤 인상적인 간판이 눈에 띠었다. 내남없이 크고 화려한 색채에 휘황찬란한 조명이 있는 간판을 지향하는 시절에 어찌보면 촌스럽고 소담한 그리하여 조금은 옛스러운 간판이었다.
길 따라 걷다보니 불량배인 듯한 두 사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우리 횐님들이었다.
<중앙고등학교 입구 - 인촌 김성수가 설립한 고등학교... 고려대학교와 같은 재단이다.>
북촌 어느 골목에서 본 동네 풍경에는 요즈음은 좀처럼 볼 수 없는 기와지붕들이 바다를 이루듯 맞다 있었다.
내가 어릴 적 살던 시골의 한 곳으로 되달려간 느낌이었다.
북촌을 소개하는 사진에서 가장 많이 보던 골목이다. 마치 도시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정렬된 영화 세트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앞서 계시던 잉꼬부부 운봉 님과 사모님께 포즈를 취하시라고 하여 사진을 찍었다.
북촌을 내려와 ㅇㅇ초등학교로 들어갔다. 왼편에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듯 착각이 들 정도로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시절의 모습이 재현되었다. 각종 교과서와 학용품, 교복, 책걸상 등이 전시되었다.
우리는 조그마하게 만들어진 교실세트장에 앉아 잠시 옛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몇 십년 전 썼던 고등학교 모자를 다시 쓰신 운봉 님! 정말 잘 어울렸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였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시간의 흐름을 어쩔 수 없어.. 피부상태가......)
북촌을 내려온 우리는 인사동 입구를 거쳐 송년회장소로 예약한 한정식집 '霞淵(하연, 노는 연못)"으로 갔다.
비교적 저렴한(?) 한정식이었지만 여러 사람의 입에서 "괘안타"는 의견이 있었다. 분위기 메이커인 몽블랑 님께서 거나하게 취하자 분위기를 주도했다. (주도했는지.... 망가뜨렸는지는 길벗들 각자의 판단에 맡기자.. ㅋㅋㅋ)
'하연'을 나온 우리는 시청 앞 정확히 말해 을지로1가 지하상가에 있는 오비맥주홀로 자리를 옮겼다. 그 전 OB광장으로 마치 독일의 맥주하우스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붐볐던 곳이었는데 지금의 옛 기억만 남았을뿐 바뀐 모습이 조금 낯설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가야함에도 나의 협박과 설득을 이해하여 너그러이 자리를 지킨 우리의 귀염둥이 피그말리온과 무궁화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최종호 님과 가족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귀가하였고 나머지 벗들과 함께 신나는 맥주파티를 열었다.
우리의 회장님께선 적지 않은 비용을 기분좋게 부담하셨다.(회장님!!! 한두번도 아니고 자꾸 이러시면...............감사하죠!)
바쁘게 살아온 2010년. 그리고 한반도의 이곳저곳을 쉬임없이 다닌 2010년....을 마무리하며 더욱 건강하고 밝고 힘찬 2011년을
빌어본다... 횐님들 우리의 길벗님들... 모두모두 수고했습니다. 2011년.. 그리고 앞으로도 쭈욱~~~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첫댓글 북촌걷기와 송년회사진을 보니 일년을 보낸 감회가 새롭네요
회원 여러분 2011년에도 밝고 즐거운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1빠로 신고합니다........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간다는 설레임과..그리고 잠시나마 느꼈던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까지..거기다 좋은 분들과의 송연회....이 모든것을 경험하며 1년을 잘 마무리 할수 있어 감사합니다.
회원 여러분 올 1년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2011년도 늘 행복하소서~~~~~~~~^^
걷기를 좋아하시는 횐님들 2010 마무리 잘하시고 새로운2011 걷기에서 다시만날것을 약속 하면서 남은시간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빌어드립니다 !!!!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