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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두막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오두막지기
우리 오꿈사 여러님들은 오지를 꿈꾸고 오지에 가게되면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생각하시는 님들이 꽤있는것 같다.
초목근피로 연명하지 않을바에는 농사를 짓는게 필수 일것이고
그것도 여러종류의 작물을 키워야 할것이다.
하긴 초목근피로 연명하려해도 섭생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말짱 헛꿈이 되겠지만...
쌀, 보리, 옥수수, 콩, 감자, 고구마, 당근, 호박, 오이, 상추,
열무, 무우, 배추, 가지, 토마토, 고추, 부추, 파, 마늘, 참깨, 들깨 등등
아이고매 무슨종류가 이렇게도 많다냐!!
거기다가 콩만해도 서리태, 백태, 쥐눈이콩, 검은팥, 붉은팥 등
이렇게 분류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또 봄이면 각종나물 가을엔 각종 약초,
닭도 키우고 오리도 키우고 벌도 키우고 개도, 돼지도, 염소에
토끼에 소에 ...말도?...에구 바보.
이렇게 생각은 많은데 생각만큼 방법도 아는지?
농사를 쉽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 이다.
책을 보면 읽을때는 이해가 되는데 막상 지어보려면 난감하다.
자세한 방법이 나와 있지않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사는분들께 배우는 것이다.
어느 절기에 무었을 심고 언제 김을 메고, 언제 웃거름주고,
언제 어떻게 수확을 하며 어떻게 보관을 하는지 등등..
꼼꼼하게 메모 하면서...
이래도 헛김 빠질때가 종종 있지만...
나는 위에서 나열한 많은 종류의 작물중 쌀과 보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어 보았지만 사실은 얼치기 농꾼 이었다.
그래도 한 5년 지어 보았으니 안지어본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콩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콩은 백태(메주콩),서리태(검은콩),쥐눈이콩 을 주로 심는다.
콩심을 밭은 거름기가 너무 많으면 웃자라기 때문에
약간 척박한 땅이 좋다.
먼저 3~4월경 콩심을 밭에 잡초가 올라오면 일차 김을 메어준다.
이때는 콩을 심지 않았으므로 관리기 같은 기계로 갈아 엎는게 상수다.
콩 심기 직전까지 2~3번에 걸쳐 잡초제거를 위해 김을 메어주고
5월 초부터 말까지 콩을 심는다.
줄과 줄사이는 약 50Cm의 간격을 두고 콩을 심는데
콩과 콩사이는 40Cm정도를 띄운다.
결국 가로 세로 40 X 50Cm의 간격이 되는 셈이다.
콩은 호미로 젖은흙이 나올때 까지 3~4Cm깊이로 땅을 파고
종자를 3~4알 넣은후 파낸 흙으로 덮는다.
5~6일 이후에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때의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산비둘기, 꿩등 조류에 의한 피해가 심하므로 싹이 나온후
3~4일간은 보초를 세우는것이 좋다.
떡잎이 나와서 햇볕을 보면 초록색으로 변하는데
이때부터는 새가 먹지 않는다.
그대신 노루, 토끼, 심지어 들쥐까지도 극성을 부리니
이 또한 지켜야 할일이다.
콩의 싹이 나온후 부터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콩이 자라서 콩잎이 밭을 모두 덮을때 까지는 계속해서 김을 메어준다.
아마도 3~4차례는 김을 메어주어야 할것이다.
호미로 하든, 선녀님이 갖고 계신 풀밀어로 하든, 아뭏튼
김은 꼭 메주어야 한다.
콩잎이 밭을 덮은 후에는 더 이상 잡초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늘 밑에서 자라는 놈은 없으니까.
콩이 어느정도 자라면 낫으로 한차례 순을 질러준다.
이 시기가 중요한데 정확히 언제라고 할수는 없고 꽃망울이
맺기 전이다. 손으로 일일이 따기가 어려우니
낫으로 15센티 정도 깍아준다. 사정없이.
그래야 수확량이 많아진다.
만약에 밭의 거름이 좋아 웃자라면 필히 순을 질러주고
그래도 웃자라면 말목을 박고 끈으로 넘어지지 않게 묶어준다.
콩이 누워서 자라면 그해 콩농사는 꽝이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고 나면 가을부터 콩이 여물어간다.
백태등 콩은 잘튀므로 수확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있던 양구에서는 10월 중순경에 콩을 꺽는다.
그리고 콩을 꺽을때는 오전일찍 시작해서 오전 10시 이전에 일을 끝낸다.
물론 농사가 많으면 하루종일 이라도 꺽어야 겠지만.
햇볕을 받아 이슬이 마르면 콩이 튀므로 이슬이 묻어있을 때 꺽는다.
콩을 꺽을때는 봄에 심은 3~4개의 콩이 그대로 자랐으므로
그놈을 왼손으로 밑동 바로위 15~20센티 정도 되는 부분을 감아쥐고
오른손의 낫을 그 밑부분 중간쯤에 대고는 동시에 힘을쓴다.
요령은 오른손의 낫을 자기몸 쪽으로 당기면서
왼손은 바깥쪽으로 버틴다.
이런과정을 순식간에 해야 콩자루가 쉽게 부러진다.
이래서 콩은 "벤다"가 아니고 "꺽는다"이다.
꺽은콩은 단단히 묶었을때의 직경이 30센티쯤 되게 무더기를
만들어가며 꺽는다. 이후 칡덩굴을 이용해서 중간부분을 묶는데
8자 매듭 보다는 3~4바뀌 꼬은후 매듭을 짓는다.
수확량이 적다면 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리는것이 좋다.
우물 정 자 모양으로 쌓아서 말리는데 쥐의 피해가 심하므로
대책을 세워야 할것이다.
수확량이 많다면 낟가리를 쌓는데 이것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콩이 마르면 타작을 해야하는데 이 시기도 잘택해야 한다.
너무 많이 마르면 콩이 쪼개지기 일쑤이고 덜마르면
콩깍지에서 잘나오지 않는다.
타작은 기계로 하든지 도리깨질을 하는데 식구만 먹을 정도인
1~2가마 정도이면 기계 보다는 도리깨질이 빠르다.
그런데 우리님들이 도리깨질을 하실줄 아실란가 모르겠소.
또 도리깨가 뭔지도 모르는 님들도 계실테고...
이도저도 없으면 길이 1미터에 굵기가 2센티 정도되는
막대기로 두드려도 콩깍지의 문은 열리리라.
먼저 평평한 마당에 멍석이나 두꺼운 비닐을 깔고 콩단을
풀어헤쳐 편편하고 가지런히 깐다.
그위를 막대기나 도리깨로 힘차게 두드리는데 가능하면
때려주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면서 두드리면 효과가 더있지 않을까?
뒤집어서 한번더 두드리면 타작 끝이다.
가능하면 맑은날 오후(11~2시)에 타작해야 콩이 잘나온다.
콩깍지는 퇴비를 만들든지 불쏘시개로 쓰면 좋을것이고
타작한 콩은 잡티를 골라낸다.
바람 부는날 바가지로 떠서 깔아놓은 비닐위에 살살 쏟아 부으면
바람에 잡티는 대개 날아간다. 바람이 없으면 선풍기를 써도 돤다.
몇번의 작업을 하여 콩을 고른후 자루에 넣어서 서늘하고
습기가 없는곳에 보관하면 작업 끝.
우선 깨는 대별해서 두가지 종류가 있다. 아시죠?
참깨와 들깨!!
참깨는 몇 종류가 있는지 모르겠고,
들깨는 흔히 먹는 색깔이 약간 거므스름하고 갈색도 나는 것이 있고
흰색의 들깨도 있다.
검은 들깨는 껍질이 두꺼워서 먹을 때 입속이 깔깔하고
이빨 사이에도 잘끼기 때문에 껍질을 벗겨서 먹는 사람도 있다.
흰들깨는 껍질이 얇아서 검은들깨 보다는 감촉이 좋다고 한다.
요즈음은 검은색의 작물이 인기가 있으니
어떤것을 먹어야할지 헷갈린다.
두놈을 모두 섞어서 먹어볼까?
그럼 오늘은 두가지 깨 중에서 먼저 들깨에 대해 알아보자.
들깨는 오월초 에서 중순 사이에 조그만 밭에 씨앗을 뿌린다/파종
요령은 바가지에 들깨종자를 담아서 밭에다가 훌~훌~뿌린다.
종자는 전년도 수확한것을 쓰면 된다.
씨와 씨의 간격이 사방 5센티 정도 되게 뿌려야 하는데
누가 그렇게 할수 있는가?
그래서 대충, 철저히 뿌리고 갈퀴로 북북 긁어 놓으면 그만이다.
요것도 눈 좋은 비둘기가 씨앗을 얌얌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들깨밭을 100평 에서 200평정도 만들려면 모종밭은 아주 적어도
(약 3평~6평)되니깐두루 씨앗을 뿌리고 난후 대나무활대를 박고
한냉사를 쳐준다.
(계산방법:100평 X 3.3 = 330평방미터 요것은 가로 세로 각 18m정도
되는 땅임. (18m /0.60) x (18m / 0.60) = 916
따라서 100평 정도의 땅에는 약 920주의 모종이 필요함,
같은방법으로 모종밭의 소요 평수를 계산하면
약 3평 정도의 밭이 필요함)
본밭의 농사 규모를 생각해서 약간 여유있게
모종밭을 준비하면 될것이다.
한냉사는 농사 짓는데 요긴하게 쓰일때가 많으므로
준비해 두시길..
며칠후 싹이 나오기 시작해서 조금 자라면 솎아준다.
사방 5센티의 간격으로...
너무 촘촘하면 모종이 튼튼하게 자라지 않고 키만 커가지고
나중에 정식(본밭에 옮겨 심는것)할때 힘이 3~4배 들게 된다.
오월말 에서 유월초 사이에 들깨모종을 본밭에 정식하는데
사실 특별한 기준은 없고 들깨모종의 키가 15센티 정도되고
비가 오는날 이면 된다.
이때의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 이어야지 좋다.
장대비를 맞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니맘대로 하랄밖에...
만약 비가 계속 안오면 새벽과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심는데
모종의 뿌리를 촉촉하게 적셔서 보관하고 심을 때도 물을
듬뿍 주어야한다. 그래서 비오는날 심는것이다. 알간?ㅎㅎ
줄과 줄사이는 60센티 정도의 간격으로 띄우고
모종과 모종 사이도 60센티 정도의 간격으로 한다.
그러면 사방 60센티 정도가 되지비?
참고로 들깨나 콩은 고랑을 안만들고 맨바닥에 그냥 심어도 된다.
모종은 한번에 두대를 심는다. 그러면 모종밭이 2배가 필요하게
되므로 한대씩 심고 죽은놈과 선수교체해도 된다.
모종의 키가 15센티 내외 이면 호미로 땅을 4~5센티 깊이로 파고
모종을 심는다. 그러면 약 10센티 정도가 지상에 남게 되는데
이정도 키라면 활착(뿌리내림)하는데 문제가 없다.
만약 모종이 빽빽하게 심어져 키만 멀대같이 크다면 땅을 길게파고
모종을 그안에 뉘어 놓은후 지상으로 윗부분이 10센티 정도 나오게
하여서 나머지는 흙으로 묻는다.
이렇게 하여도 틀림없이 살수는 있는데 심는데 힘과 시간이 몇배로
소요되니 시키는대로 모종은 솎아주고 김도 매주고 할것.
들깨는 척박한곳 보다 약간 기름진 땅이 좋을듯 싶다.
정식후 며칠간은 들깨가 약먹은 병아리 모양으로 낮에는 고개를
있는대로 숙이는데 살려고 하는것 이니깐 그냥 놨두면 된다.
저녁에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낮에는 숙이고....
이거 어째 분위기가 요상스럽네요 잉.ㅋㅋㅋ
요렇게 며칠 지나 활착이 되면 그때부터 자라기 시작한다.
아직은 빈공간이 많으므로 김을 메주어야 한다.
열심히 김을 메주다 보면 어느덧 칠월이 되고 칠월이 되면
들깨밭은 그야말로 깨밭이다.
꽃몽우리가 달리기 시작하면(들깨는 칫솔 모양으로 나온다)
웃거름을 주어야 한다.
요령은 들깨에서 약 20센티 떨어진곳에 흙을 파고 묻어준다.
화학비료를 쓴다면 요소성분이 많은것으로 약 반주먹정도 주고
퇴비는 한삽 정도 주면 된다.
이때 웃거름을 주어야 열매가 굵고 많이 맺히므로
꼭 웃거름을 주어야한다.
잘자란 들깨는 키가 150센티 정도 되고
가지가 많이 벌어져 수확이 많게 된다.
들깻잎을 쌈으로 먹는 사람이 많은데 깨를 수확하려면 가능하면
깨가 여물 때까지 깻잎을 따지 않는게 좋다. 그래야 수확량이 많다.
여름내내 먹을 깻잎이 필요하다면 한귀퉁이에 따로 키워서 먹는다.
구월 중순에서 하순에(지역에 따라 보름정도의 차이는 있다)
수확을 하게 되는데 정확한 기준은 없고 들깻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면 수확을 한다. 이때쯤이면 들깨이삭도 누렇게 변한다.
겨우내 먹을 들깻잎도 이때 따면 된다.
잎뒷면에 벌레알 같은게 붙어있는데 신경끄고 먹으면 된다.
된장에도 박고, 간장에도 박아서...
들깨를 벨때는 꺽으면 들깨가 튀므로 조심스럽게 벤다.
"꺽는다"가 아니고 "벤다"이다.
요령은 왼손으로 들깨밑동 20센티 정도를 쥐고 오른손의 낫으로
밑동을 베는데 줄기와 낫과의 각도가 45도 정도가 되게 아래에서
윗방향으로 베어야 잘 베어진다.
이때 쓰는 낫은 잘들어야 할것이며 손을 베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헌 가죽장갑을 끼면 만약의 사고에도 조금이라도 덜 베일것이다.
베어낸 들깨는 수확량이 적다면 평평한 마당에 옮겨서 들깨를 뉘어서
말리는데 나란히 나란히 그리고 약간 경사를 주어서 말린다.
저녁에는 비닐을 덮어 주는게 좋다.
수확량이 많다면 들깨밭에 그냥 뉘어 놓는다
들깨는 참깨보다 덜 튀므로 장소에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며칠 마른후 들깨 이삭을 흔들어 보면 맑은 소리가 난다. "찰!찰!찰!"
그러면 타작을 해야한다.
평평한곳에 넓은비닐을 깔고 그위에 깻단을 갖다놓고
가운데 앉아서 들깨를 턴다.
요놈은 도리깨질을 하면 깨지는게 아니고 으스러 지니까
왼손으로 들깨대를 잡고서 오른손 막대기로 살살 두드린다.
그러면 들깨가 우~수수수....
요리조리 돌려가며 두드린후 깻단을 다시 말려서 며칠후 다시 턴다.
비닐 바닥에 떨어진 들깨를 한데 모아 콩과 같은 요령으로
잡티를 골라내는데 먼저 잎파리 등을 손으로 대충 긁어 모아 버린후
바람에 나머지 잡티를 날려 버린다.
이때 바람이 적은날을 택한다. 안그러면 들깨까지 다 날라간다.
이놈도 잘 선별하여 마대에 담아 서늘하고 습기가 없는곳에 보관하면 작업 끝.
들깨는 상당히 좋은 음식재료라 한다.
그래서 우리집은 대부분 들기름을 쓴다.
무치고, 비비고, 튀기고....
방앗간에 직접 가서 짜서 쓰는데 한말(5키로그램 ?)을 짜면
약 2리터가량의 기름이 나온다. 이때 방앗간에 너무 볶지 않도록
주문을 한다. 많이 볶으면 기름은 조금 더 나오는데 약간 씁쓸하다.
덜 볶아야 향기도 좋고 맛도 좋고 색깔도 좋다.
깨강정도 해먹고, 추어탕에도 넣어먹고, 기름도 짜먹고...
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은 퇴비로도 좋다.
그리고 들깻단은 불쏘시개로 그만이다 아주 잘 탄다.활~활~
갑자기 가슴이 따듯해져 오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