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靑松)군. 푸른 소나무가 울창한 이 고장에서는 주왕산국립공원과 주산지, 달기약수를 만날 수 있다. 산 속으로 들어가면 주왕의 전설이, 물을 찾아나서면 새벽 안개나 백옥바위 같은 신비스런 자태가 눈을 홀린다. 120년을 넘은 옛 집에서 하룻밤 묵으면 어느새 ‘어험’하는 양반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다. 1박2일 동안 ‘청산에 살리라’를 읊으며 청송의 산길, 숲길, 물길을 돌아본다.
●기암과 폭포 '주왕산 절경'
청송에는 주왕산국립공원이 있다. 1976년 3월 우리나라의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국내여행지’ 100군데 중에서 베스트 10 안에 들어갈 것이 분명한 명소이다. ‘높이 오르면 멀리 보인다’면, ‘깊이 들어가면 진하게 보이는 법’이다. 등산이 목적이 아닌 일반 여행객들은 상의매표소에서 제1폭포를 거쳐 제3폭포까지 트레킹을 즐기고 되돌아 나오도록 한다. 왕복 7㎞에 3시간이 소요된다. 제2폭포까지 감상한다면 그 거리는 7.4㎞로, 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늘어난다. 수도권에서는 이른 아침에 떠났다 하더라도 주왕산 입구에는 얼추 점심 무렵에나 도착하게 된다. 트레킹에 나서기 전 식사를 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 주왕산 기암(旗岩)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대전사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고개를 들면 절집 지붕 위에 우람한 자태로 기암이 솟아 있다. 주왕산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는 바위, 주왕이 깃발을 세웠다던 바위이다.
여기서 제1폭포까지 1.8㎞ 거리. 아들바위, 촛대봉, 망월대, 급수대, 학소대, 시루봉 같은 기암들을 중간에서 만난다. 협곡 사이에 나무로 만든 계단을 밟으면 물소리가 들려온다. 제1폭포에 닿은 것이다. 낙차는 크지 않으나 주변을 에워싼 검고 거대한 바위들이 공명 장치 구실을 하고 있어 물소리가 제법 크다. 나무 계단이 끝나갈 즈음에는 반드시 뒤를 돌아봐야 한다. 거인같은, 웅장한 바위들의 성채가 여행자의 상상력을 압도한다.
제3폭포에 닿기 200m 전.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제2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토끼 몇 마리 지나갈 정도로 좁은 오솔길 끝자락에서 물소리를 내는 제2폭포는 표주박을 반으로 쪼개놓은 듯한, 복숭아처럼 미끈하게 생긴 골 속으로 줄기차게 흐른다.
드디어 발길이 머무는 제3폭포. 매표소에서 여기까지 3.5㎞다. 2단으로 청정수가 떨어진다. 안전한 감상을 위해 윗단과 아랫단 물가에는 난간을 두른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수영금지 표지판과 붉은색 튜브 하나가 물가에 놓여있지만 않았다면 자기도 모르는 새, 이마의 땀을 훔치며 물가에 발이라도 담갔을지 모른다.
▲ 저 육중한 바위들을 보라. 이 人生 초라하고, 말 없는 저 산이 부럽다. - 주왕산 제1폭포 입구
●영화 촬영 소문난 주산지
주왕산 트레킹과 대전사 답사를 마친 다음에는 청송민속박물관(054-870-6094)도 관람해보고 청송군 남쪽에 자리한 안덕면 고와리의 백석탄이라는 비경지대도 다녀본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하얀 바위들이 길안천 상류인 고와리계곡 여울에 자유자재로 늘어서 있다. 주민들은 여기서 피라미도 잡고 다슬기도 줍는다.
▲ 달기폭포
둘째날에는 새벽부터 부지런을 좀 떨어보자. 일교차가 큰 청송 땅에서 물안개가 드리워진 주산지의 신비로운 풍광을 감상하기 위함이다. 조선 숙종 대에 이공이라는 인물이 인공으로 만든 이 저수지는 왕버드나무 30여 그루가 물 속에서 자라는 기이한 곳이라 사진작가들에게 입소문으로만 알려졌던 곳. 그러다가 김기덕 감독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찍었다고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밀려드는 차량 때문에 지난 6월 초 연휴에는 동트기 전부터 주차장이 북적거리기도 했다.
주산지에서 운좋게 새벽 안개를 만났다면, 달기약수탕에서 철분이 함유된 약수로 스스로에게 상을 내리자. 물론 약수로 만든 닭백숙과 닭죽도 반드시 먹어봐야 청송 여행을 제대로 한 셈이다.
달기폭포 물줄기도 감상하고 청송 땅을 떠나기 전 일정이 좀 여유롭다면, 진보면 신촌리의 군립 청송 야송미술관(054-870-6535)에 들른다. 폐교를 활용한 이 미술관은 지난 4월 말에 문을 열었다. 청송 출신 한국화가인 이원좌(68) 화백의 작품과 기증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 무료.
●아흔아홉칸짜리 옛 집에서의 하룻밤
모닥불에 감자를 구워 먹고, 장작불로 달궈진 온돌방에 누워 허리를 지지고, 다음날이면 장닭의 울음소리에 단잠이 깨는 집. 아흔아홉칸짜리 송소고택(파천면 덕천리·경북 민속자료 제63호)에서는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다.
▲ 고와리 백석탄(위)-송소고택(중간)-야송미술관(아래)
애초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이었던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 선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동으로 들어와서 1880년에 지은 집이다. 2003년 7월 박경진(47)씨가 심씨 집안 후손과 직장 동료인 인연으로 가옥 전체를 임대, 고택체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채, 사랑채, 별채 등의 건물과 디딜방앗간, 곳간, 헛간, 우물, 장독대 등이 1500평 대지 안에 들어서 있다. 손님이 잠을 자는 방은 11개이며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다. 안방에만 보일러가 설치돼 있고 나머지 방들은 장작을 때는 온돌방이다.
“우리는 인절미만들기, 황토염색, 도자기굽기, 윷놀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대청에서 낮잠자기, 툇마루에서 책읽기, 먼 산 바라보기, 그것도 심심하면 마당 쓸기, 모깃불 피우고 감자구워먹기 정도만 합니다. 아무 것도 안 하기, 정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택의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껴보기가 우리 집 손님들이 하실 일입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민속놀이 5종경기’라는 것을 후원에서 즐기게끔 했다. 제기차기, 새총쏘기, 투호, 칠교, 굴렁쇠(또는 고무신 과녁에 넣기) 등이 대표 종목. 댓 마리의 삽사리를 키우는 사람답게 박경진씨의 머리 모양 역시 삽사리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해마다 송소고택에서 고택연주회를 갖는다. 올해는 예외지만 2003년부터 여러 차례의 국악 연주회, 외국단체 초청 연주회 등이 열렸으며 내년 10월에는 스위스 음악학교 초청 고택공연이 예정돼 있다.
>> 불편해서 더 인간적인 '고택 체험'
TV도 없고 컴퓨터, 에어컨도 없는 고택체험에는 약간의 불편이 뒤따른다. 개별취사를 할 수 없고 화장실이나 세면실도 공용이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때로는 창호지를 건너온 옆 방 손님의 코골이도 감상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쯤 양반 집안의 귀한 손님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면 까짓 불편이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송소고택에서 주왕산국립공원은 차로 20분 거리, 주산지와 절골계곡은 30분 거리, 달기약수탕은 5분 거리이며 대중교통 이용 고객들은 승합차가 청송시외버스터미널로 마중나간다. 2인 기준 하루 숙박료는 5만~7만원선. 진보면 방면에서 내려갈 경우 청송읍내로 들어가기 직전 파천초등학교 방음벽을 따라 우회전, 다리를 건넌 뒤 덕천마을, 송소고택 안내판을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예약 문의 054-873-0234, 홈페이지 www.songso.co.kr
헉 미선언니 제 고향 청송을 여기에다가 옮겨 놓으셨네요.. 진보하고 청송읍내 중간쯤에 제가 태어난곳인데요.. 흐미야 파천도 나오네요.. 어쩔꼬... 여기서 보니 더 새삼스럽네요... 달기약수물로 백숙 해 먹으면은 맛있는데요.. 그물로 밥을 하면은 밥이 새파라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침이 넘어간다...
첫댓글 어메 여기가 어디여? 내고향 아님감 중간쯤 돌바우있는데서 가차븐데...여기서나마 향수를 달래보까나....
와~~~~정말 좋은곳에 사시네요~~~어쩌면 제가 꿈꾸는곳에....꼭 한번 시간내서 가보겠습니다..자료고맙습니다..
헉 미선언니 제 고향 청송을 여기에다가 옮겨 놓으셨네요.. 진보하고 청송읍내 중간쯤에 제가 태어난곳인데요.. 흐미야 파천도 나오네요.. 어쩔꼬... 여기서 보니 더 새삼스럽네요... 달기약수물로 백숙 해 먹으면은 맛있는데요.. 그물로 밥을 하면은 밥이 새파라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침이 넘어간다...
무지 반갑네요.진보하고 청송 중간쯤이면 어디일까 궁금하네요 중평?신기?덕천?송정? 어디신가요?
동막골님 고향도 여기라고하내요 // 지기님 꼭한번 다녀가세요 한번은 와볼만한 곳이랍니다 // 내마음운영자님 역시 고향사람이라 마음이 통하고 글이통하내요 맞아요 약수물에 밥을하면 밥이 파란색으로 변하지요 ㅎㅎ
미선님 내마음님 언제한번 향우회 함 할까요?
동막골님 중평도 아시나봐요? 중평솔밭에 놀기 좋지요? 강가도 시원하니 좋구요.. 아무래도 중평 다리밑에서 고기 잡아 매운탕 한번 끓여 먹어야 할까봐요..ㅎㅎ 이제 그만해야지 이러다가 비밀이 다 들통하겠네요.. 이러다가 모두 아는사람이면은 어쩔꼬요... 쉿~ 그만.. 여기까지 입니더.. 더 나올꺼도 없겠네요..ㅎㅎ
ㅎㅎㅎ고향쪽 사람이네요....주왕산 몇번 갔는데 구경은 별로하지 못하고약수터에서 백숙 먹고 온적은 있습니다...
고추잡자리님도 고향이 이쪽인가요 ㅎㅎ 고향이남쪽이래요 누구노래가 생각이 나내요 청송 약수터백숙 유명하지요 주왕산도 좋은데 구경하시지 그려셨어요
자료 고맙습니다 ,주산지 한번 가겠습니다
주왕산 다녀온지가 10년도 넘었는데요 다시가고픈마음인데요 여태 못 가보구 있네요 워매 워매야 ~~~우짜야쓰까잉
청송 주왕산 제1,2,3 폭포가 장관이지요... 산책코스로 참좋은곳인것 같아요. 지난 여름 휴가 때 둘러보고 왔던것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