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일요일) 광덕산 공연
전날까지만 해도 그렇게 핏대를 세우며 쏟아지던 장대비가
새벽안개속에 고이잠겨 단잠이라도 자는지 조용하기만 합니다.
간혹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살에 걱정을 뒤로하고 공연채비를 합니다.
늦지않게 서둘러 오신 형님의 차를 타고 광덕으로 길을 제촉합니다.
오늘은 쌍용의 사보 여의주에서 취재를 나온다하여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두손님을 기다립니다. 광덕사 입구에서 정확한 시간에 택시에서 내리는
두여기자를 맞이합니다.
서울에서 새벽밥 먹고 서둘러 왔을 두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선임인 기자분은 산을 제법 타보신 분인데 반해 막내 사진작가는
그리 산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다합니다. 복장에서도 벌써 확연히
차이가 있는 것이 선임 기자는 등산복에 등산화를 갖춘 모습이지만
후배 사진기자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입니다. 앞으로의 산행이 살짝 걱정이 됩니다.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우리 일행은 그렇게 좁은 산길을 도란도란 오릅니다.
이야기하듯 이어지는 인터뷰가 긴장을 덜어주고 산을 오르며 간헐적으로
눌러대는 카메라 셧터가 부담스럽지가 않습니다.
그저 가끔 들려오는 두 여인네의 가뿐 숨소리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후덥지근한 공기에 숨이 턱턱 막혀오고
땀이 비오듯 흐릅니다. 왠만해선 땀이 많지 않으신 형님조차도
오늘같은 상황에선 불가항력, 땀이 폭포처럼 묻어납니다.
3분의2 지점까지 올랐을까...
갑자기 사방이 요란하더니 칼국수 면발같은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후두두둑~ 떡갈나무 잎새를 마구 두드리던 빗방울이 층층 나뭇잎을
뚫고 가차없이 우리의 머리위로 사정없이 내리칩니다.
우선 사람보다 악기가 우선이니 형님이 서둘러 기타에 우비를
입히고 막내 사진작가는 생명과도 같은 카메라를 가슴에 안습니다.
시원하긴 했지만 걱정스러웠던 소나기가 10여분 그렇게 가슴을 졸이게 하더니
뿌연 안개만을 남긴채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역시 소나기 답습니다. 몽환적인 안개에 취해 셧터를 몇번 누르고
우리 일행은 다시 산길을 제촉합니다.
어느덧 정상은 우리의 발아래 있었고 숨을 돌릴틈도 없이 공연이 시작됩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있지 않아 반가운 얼굴들이 올라옵니다.
그룹홈의 아이 둘과 간사 선생님이십니다.
그룹홈아이들이 요즘 동영상 촬영및 편집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실습도 할겸해서
올라왔다는 것이지요. 사뭇 진지하게 우리의 공연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초등학교때 처음 만났던 한아이는 벌써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있으니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흐르긴 했나봅니다.
등산객들이 챙겨주시는 과일이며 김밥에 막걸리까지 기분좋게 함께 나눕니다.
이역시도 산중공연의 삼락중의 하나이지요. 삼락을 말하자면
첫째는 땀흘려 산을 오르고 공기좋은 곳에서 노래를 부르니 "건강락"이요
둘째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이 되는 모금을 할 수있으니 "금전락"이요
셋째는 등산객들이 기꺼이 내어 주시는 음식을 함께 나눌 수있으니 "먹을락"이니
이 삼락만 있으면 이세상 무엇이 부러우리요~~
시간은 흘러 공연은 종반으로 치닫고 여의주 취재팀도 이만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함께 산을 오르며
느꼈던 잠깐의 동질감이 이별을 아쉽게 합니다.
외모는 세련되었지만 마음은 수수하고,
전문직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말속엔 겸손함이 묻어나는,
또 형님의 기타반주에 함께 노래하는 모습에선 그냥 누이동생같은
편안함도 엿보이는 그런 사람들....
잘 올라가셨지요? ㅎㅎ
그룹홈 아이들과 선생님도 이만 하산을 해야합니다.
이렇게 오늘의 인연들을 모두 보내고 형님과 저는 아무일도 없었던양
그렇게 또 노래를 불러댑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곤줄박이 두마리가
기타소리에 맞춰 쉼없이 지저귀니 그렇게 광덕의 여름이 익어가는가 봅니다.
네시간의 공연이 어느새 끝나고 우리는 하산을 합니다.
모금함 가득 이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희망을 담고 하산을 합니다.
좋은사람들과 좋은곳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하산을 합니다.
광덕산이 거기있고 또 좋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도
행복을 찾았고 그래서 하산을 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무더위, 광덕의 계곡엔 벌써 피서객들로 가득합니다.
오랜 장마로 수량이 풍부하니 물놀이 하기에 더없이 좋을 듯합니다.
집에 돌아오는길, 작은 시골 음식점에서 형님과 둘이 맛보는 시원하고도
구수한 콩국수 맛이 일품입니다. 이 또한 작은 행복이지요.
들판위를 나는 잠자리떼가 한가로운 여름,
지금은 여름입니다.....
오늘의 모금액: 212,500원
100,000원 (여의주 취재팀이 좋은곳에 써달라며 농산물 10만원권을 주셨기에
모금함에 함께 넣었습니다)
합 312,500원
산중공연총액: 19,427,140원
행타 총모금액: 76,789,960원





























첫댓글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으신 님들에게 깊은 감사 올립니다.
두드림스에 비하면 저희는 음풍농월이지요~~ 언제 함께 식사한번 하시지요~~ 뵙고싶습니다~~ *^^*
빈몸으로 산에 올라가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숨이 깔딱거리는데 기타와 여러짐을 들고 그것도 매주 공연하시니~ 정말 대단하십니다.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장비들고 올라오느라 고생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을 잘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단하신 두 분. 안되겠어요. 찬규 선생님이 쓴 글을 원고에 덧붙여야겠어요.^^
컥~~ 허접한 글을...그러면 안되는데...ㅋㅋ 암튼 반가웠습니다~~ *^^*
여의주 사보 보이스카웃 대장 할때 자주 보던 쌍용 사보인데 그동안 잊고 지냈내요~~
광덕산 갈때마다 열심히 노래하는 두 분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동해바다님이 저희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빗속 등산과 공연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항상 그렇듯 산에 오르신 분들의 표정은 그자체로 사랑과 평화입니다

입니다

네~~ 맞습니다. 산에 오르면 모든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사랑스럽고 평화롭게 보이는지요~~ㅎㅎ
동해님도 한번 올라오세요~~
수고들 많으셨네요 ~~ 기상도 안좋았는데..... 언제나 화이팅 입니다 !
고맙네~~ 우리 얼굴 안본지가 제법 되었지? 한번 모여 쐬주한잔 해야지? *^^*
넘 애쓰셨겠네요!!
습도가 높아서 찬규님 얼굴이 빨간자두처럼 익었어요~~^^
평지 였으면 깜작 출연 한번 했을텐데...
산정이라..
저로선 넘 무리랍니다.^^언젠가 곧 한번 뵐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늘 수고 하시구요~~
보람있는 일들로 늘 행복 하시어요~!!^^
네~~ 좋은날 잡아서 쐬주한잔 해요~~ 잘지내시구요~ *^^*
공연 함 보고 싶어도 ................그 산에 올라 갈 수가 없네????? 이 넘의 허접한 체력
천천히 올라오세요~~ *^^*
찬규씨수고했슴니다,,후기올리느라,,더불어함께한등산객여러분께감사드리며,,사진을보며 더많은소중한추억들이 묻어남니다,,다시보고픈사람들,,ㅎㅎ 감사함니다..
그날 기자가 찍은 사진이 기다려지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
수고 많으셨어요
얼굴 본지가 오래되었네~~ 언제 저녁한번 먹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