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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계룡산 갑사 진해당 주련 忠南 公州 鷄龍山 甲寺 振海堂 柱聯
진해당(振海堂)
갑사 강당의 옆에 건립되어 있는 'ㄴ'자 건물로 겹처마에 팔작지붕 형태입니 다. 안에는 약사불을 모신 불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八千經卷胸中出 팔천경권흉중출 百億乾坤足下藏 백억건곤족하장 鶴樹潛輝示寂滅 학수잠휘시적멸 金剛舍利放光明 금강사리방광명
팔만사천 경전이 마음속에 나오고 광대무변 온 우주 발아래 감췄도다. 사라쌍수 열반으로 적멸상을 보이시니 불멸의 금강사리 광명을 놓는도다.
【註】
팔천(八千) : 팔만사천의 준말입니다.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서 줄인 말임. 팔만사천이란 많다는 의미로 '많은 수'를 나타냅니다. 경권(經卷) : 경전(經典). 대장경(大藏經). 건곤(乾坤) : 하늘과 땅. 천지(天地). 잠휘(潛輝) : 빛을 감춤. 열반을 뜻함. 적멸(寂滅) : 적멸상(寂滅相)의 준말. 적멸(寂滅)이란 미혹의 세계를 영원히 떠난 경계인 열반(涅槃)을 말함. 열반의 경계가 무상(無上)의 즐거운 곳 이므로 적멸위락(寂滅爲樂)이라 함. 적멸상(寂滅相)이란 열반의 상(相)이 일체의 상(相)을 여읜 것을 말함. 학수(鶴樹) : 학림(鶴林)이라고도 하며, 중인도 쿠시나가라의 밖 니련선하가 에 있던 사라쌍수(沙羅雙樹)의 숲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사라쌍수에서 입멸(入滅)을 보이실 때 숲이 모두 말라서 흰빛으로 변하여, 마치 흰 학들 이 모여 있는 것 같이 되었다고 전하므로 후세에 이것을 학림이라 하며 이 뜻이 부처님의 열반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금강(金剛) : 범어 vajra의 번역으로 벌사라(伐闍羅)ㆍ벌절라(伐折羅)ㆍ발일 라(跋日羅) 등으로 음역하고 금강(金剛)이라 번역함. 이는 쇠 가운데 가장 강한 것이라는 뜻임. 무기로서의 금강은 금강저(金剛杵)를 말하며 제석천 (帝釋天)과 밀적역사(密迹力士)가 가지고 있는 무기. 무엇으로도 이를 파괴 할 수 없지만 이 금강은 다른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경론 가운데서 는 금강견고(金剛堅固)ㆍ금강불괴(金剛不壞) 등으로 부르고 견고의 비유로 쓰이며, 그래서 금강심(金剛心)ㆍ금강신(金剛身)ㆍ금강견고(金剛堅固)의 신심 등의 비유로 쓰인다. 사리(舍利) : 범어 śarīra의 음역으로 실리(實利)ㆍ설리라(設利羅)라고도 쓴다. 신체(身體)ㆍ신(身)ㆍ신골(身骨)ㆍ유신(遺身)ㆍ영골(靈골)이라고 번역하며, 사시(死屍) 또는 유골의 뜻으로 보통 석존의 유골(遺骨. 佛骨. 佛舍利)을 말한다. 이는 한량없는 육바라밀 공덕으로 생기며, 또는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의 훈수(熏修)로써 생기는 구슬모양으로 된 것을 말하는데 매우 얻기 어렵고 제일가는 복전(福田)이 된다. 불사리(佛舍利)를 안치한 보탑(寶塔)을 사리탑(舍利塔), 사리를 안치한 병 을 사리병(舍利甁), 불사리를 공양하는 법회를 사리회(舍利會)또는 사리강 (舍利講)ㆍ사리보은강(舍利報恩講)이라 한다. 사리는 전신사리(全身舍利. 死屍)와 쇄골사리(碎骨舍利. 遺骨)의 두 가지로 나누고 또 불타(佛陀)의 사리를 생신사리(生身舍利. 身骨舍利), 불타가 남긴 교법을 사리에 비유해 서 법신사리(法身舍利)라 하여, 이 두 가지를 사리라 한다.
【解說】
몇 년 전에 이 게송을 자구만 해석해서 다른 카페에 올린 바 있었는데 다시금 갑사 진해당 주련을 대하고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 주련은 하나의 게송으로 된 것이 아니라, 제1구와 2구는 서산대사(西山大 師) 휴정(休靜, 1520-1604)의 시문집(詩文集)인 청허당집(淸虛堂集) 제1권에 실린 원교송(圓敎頌)에서 가려 뽑은 것이고, 제3구와 4구는 《석문의범(釋門 儀範)》『불사리이운편(佛舍利移運篇)』「사리게(舍利偈)」에 나오는 구절입 니다.
주련의 제1구와 2구의 출처가 서산대사의 시문집인 청허당집 1권 원교송(圓 敎頌)에 나온다고 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청허당집에는 이 원교송이 보이 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불교대형서점을 찾아가 찾았는데도 찾고자 하는 대 목은 없었고, 서울의 대형서점인 영풍문고나 교보문고를 가 보았으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이 있긴 있는데 그 내용이 원저에서 가려 뽑은 것이라 안타깝게도 원교송은 선택받지 못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八千經卷胸中出(팔천경권흉중출) 팔만사천 경전이 마음속에 나오고
팔천경권(八千經卷)이란 팔만대장경을 말합니다. 원래 팔천(八千)이란 팔만 사천(八萬四千)의 준말로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팔천경권이란 모든 경전을 말합니다. 팔만대장경에는 수많은 부처님 말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수많은 경전의 내용이 무엇이냐 한 글자로 줄이면 마음 심(心)자 하나입니 다. 모든 말씀이 '마음의 본성을 찾아라.', '마음을 밝혀라', 라는 내용입니다. 부처님께서 보리수하에서 대각(大覺)을 이루심도 마음을 깨달으신 것이니, 그 내용으로 중생을 제도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편으로 45년간 무수히 설법하셨으니 그것이 바로 팔만대장경입니다. 그러므로 팔만대장경은 마음 에서 나온 것입니다.
百億乾坤足下藏(백억건곤족하장) 광대무변 온 우주 발아래 감췄도다.
백억건곤(百億乾坤)은 광대무변한 우주를 말합니다. 건곤(乾坤)이란 하늘과 땅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것이 백억이라 하니 온 우주를 말합니다. 이러한 광대무변한 온 우주를 발아래 감췄도다. 하고 읊고 있는 것입니다. 저 발아래 감추었다 하는 것도 마음의 소산입니다. 마음이란 넓게는 삼천대 천 세계를 다 품고도 남고, 작게는 미진에도 이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이 우주에 우뚝한 나는 누구인가 참구해 볼 일입니다.
윗구절과 함께 이 구절은 선시(禪詩)라 감히 해설을 붙이는 자체가 엄두를 내지 못할 일입니다. 여기에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데 깨닫지 못한 미혹 중 생이 헤아린들 얼마를 헤아리겠습니까? 다만 자구의 뜻이나마 알아보려고 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원교송의 일부를 싹뚝 잘라다 두 구만 이렇게 해 놓 았으니 그 심원한 뜻을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다음 셋째와 넷째 구는 《석문의범(釋門儀範)》의 「사리게(舍利偈)」에 나옴 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리게는 사구게인데 그 중 두 구만 취하여 주련을 만 든 것입니다. 그러니 다소 이상한 느낌이 있으나 또한 기묘한 하나의 사구게 로 성립되기도 합니다.
《석문의범(釋門儀範)》의 「사리게(舍利偈)」는 다음과 같습니다.
鶴樹潛輝示寂滅(학수잠휘시적멸) 사라쌍수 열반으로 적멸상을 보이시니 金剛舍利放光明(금강사리방광명) 불멸의 금강사리 광명을 놓는도다. 閻浮處處支提在(염부처처지제재) 사바세계 곳곳마다 사리탑이 있나니 此時如來五分香(차시여래오분향) 지금 이때 부처님께 오분향을 올립니다.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라 사라쌍수에서 대열반을 보이시고 열반에 드시자 다비를 행해야 하는데 이때 마하가섭존자가 원행에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가전연존자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다비를 행하려 했으나 불붙 지 않았는데 뒤늦게 원행에서 돌아온 마하가섭존자가 관에 예배하자 부처님 은 관 밖으로 두 발을 보이셨고, 뒤이어 자화다비(自火茶毘)가 이루어졌습니 다.
다비가 끝난 후 무수한 사리가 출현했는데 이 사리가 팔국에 고루 나누어져 사리탑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후 야쇼카대왕이 인도를 통일한 후 여덟 개 의 사리탑 중 일곱을 헐어 팔만사천탑을 세웠고 세계 곳곳으로 사리가 이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사리가 모셔진 사리탑이 많습니다.
사리게는 불사리를 이운해 사리탑에 모실 때 행하는 의식작법에 나오는 게송 입니다. 여기에 염부제(閻浮提)와 지제(支提)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염부제는 사바세계(娑婆世界)를 말합니다. 또 지제는 사리를 모시지 않은 탑을 말합니 다.
불탑(佛塔)의 종류에 있어서는 부처님의 사리(舍利)를 봉안한 탑을 탑파(塔婆 stupa)ㆍ솔도파(窣覩婆)ㆍ수두파(藪斗婆)ㆍ불도(佛圖)ㆍ부도(浮圖 또는 浮屠) ㆍ불탑(佛塔) 등으로 음사하고, 고현처(高顯處)ㆍ공덕취(功德聚)ㆍ방분(方墳) ㆍ원총(圓塚)ㆍ탑묘(塔廟)ㆍ대취(大聚)ㆍ영묘(靈廟) 등으로 한역합니다.
부처님의 사리는 모시지 않았으나 성지(聖地)에 신앙(信仰) 대상으로 세운 탑 을 지제(支提 caitya)라고 음사하며 탑묘(塔廟)ㆍ영묘(靈廟)ㆍ방분(方墳) 등으 로 한역하는데, 비록 사리는 모시지 않았지만 사리를 모신 탑과 다름 없이 존숭하여 예경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사리게에서 지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부처님 사리를 모시기 위하여 사리탑 을 조성하고 불사를 이운해 모시기 위하여 의식작법을 행하는 찰나이기 때문 입니다.
鶴樹潛輝示寂滅(학수잠휘시적멸) 사라쌍수 열반으로 적멸상을 보이시니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라 사라쌍수에서 열반의 모습을 보이셨는데 부처님은 여래(如來)이시라 실은 불래불거(不來不去)이십니다. 적멸(寂滅)이란 열반을 뜻하고 적멸상(寂滅相)은 열반의 모습이니 열반은 무상(無相)입니다.
金剛舍利放光明(금강사리방광명) 불멸의 금강사리 광명을 놓는도다.
금강(金剛)은 금강불괴(金剛不壞)를 말함이니 변함 없음을 말합니다. 부처님 의 사리는 진신사리(眞身舍利)와 법사리(法舍利)를 말합니다. 법사리는 팔만 사천 대장경을 말합니다. 이 영원불멸의 부처님의 사리는 중생 제도를 위하 여 광명을 놓아 사바세계를 비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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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갑사 진해당 주련에 담긴 뜻을 세세히 설명해 놓으니 저희 같은 초심자도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청집 원교송을 찾아서 불교전문서점과 대형서점을 찾은 백우님의 정성과 수고로움에 감사드립니다. _()_
감사합니다. 세세히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생각해 보면 한 글자 한 구절 가지고도 몇 날, 몇 주를 헤매기도 합니다. _()_
공부잘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팔만사천 경권이 마음에서 나왔으니 마음이 경쇠 울리듯 맑음이 나와야겠습니다. _()_
불신(佛身)은 늘 우리곁에 상주 하고 있지요. 부처님의 본래 모습은 우리가 보는 것 처럼 나고 늙고 병들들고 죽는것 아니라 법신 그 자체로서 영원히 존재 하는것 이겠지요. 열반은 상락아정(常樂我淨)이라 하지요. 오늘도 좋은 글 덕분에 진짜 좋은 공부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나무묘법연화경()()()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도 금강사리는 방광하고 있네요. _()_
고맙습니다. _()_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요,계유심(三界唯心)이라 했습니다. 늘 마음자리를 밝혀야겠습니다. _()_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