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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로(蛙), 개구리는 있어도 정의는 없다” - 정의로운 국가사회를 위해 이제 우리 불자들이 나설 때 -
말씀 : 이 협우 월명종민 (예비역 군승, 통영 미륵도 용궁사 주지)
본문 : 나침반 불교성전 122면 제2장7절 (범죄자를 처단하라)
1. 범죄자가 발탁되고 힘을 쓰면 나라가 기운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여러분! 6월 6일은 현충일입니다. 현충일이란 충신을 현양하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별이 뜨는 까닭은 밤하늘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충신을 필요로 하는 까닭은 나라가 그만큼 어둡기 때문입니다. 전대미문의 6.25가 발발했던 까닭도 결국 나라가 그만큼 어두웠기 때문입니다.
정의보다 부정이, 법보다는 비법이 판을 치는 나라, 보편적 가치가 인정받지를 못하고 불공정한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국가적 상황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법에는 세간법과 출세간법, 두 가지 법이 있습니다. 세간법은 세상을 유지하고 존속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국법(國法)을 의미하고, 출세간법은 부처님께서 우리 중생들을 성불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설파하신 불법(佛法)을 말합니다.
정법염처경 축생품에 보면 “법이 존중받으면 복덕용, 즉 호법용이 힘을 얻어 태평성대가 계속되지만 법이 존중받지 못하면 악덕용, 곧 법을 파괴하는 세력이 힘을 얻어 철풍혈우가 불어 닥치는 환란의 말세적 현상이 나타난다”<나성187쪽, 제5품1장1절>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태평성대를 원하고 행복한 세상을 바란다면 법을 존중하고 법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어느 장관후보의 국회 인사 청문회장에서, 가진 재산이 집 한 채가 전부라는 점이 공개되어 여야를 막론하고 “근래 보기 드문 청렴한 장관 후보”라며 이례적(?)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우리나라의 탈법과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어느 국제단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가청렴도 한국 사회의 부정과 오염도 지수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발표가 있습니다. 비리 탈법과 탈선 등 사회의 부정과 오염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사회가 후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2. 뇌물을 뜻하는 와이로(蛙=개구리)란 말이 생긴 유래
일본말로 뇌물을 ‘와이로(蛙)’라고 합니다. 이 말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난 고사가 숨어 있어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옛날 어느 임금이 민심의 동향을 살피고자 야밤에 微服, 즉 평상복 차림으로 잠행을 나왔습니다. 어느 골목길 대문 앞을 지나는데 글 읽는 소리가 너무나도 낭랑하고 청아하여 임금은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그 집 대문 앞에 섰는데, 그 선비의 대문에 "有蛙而無正, 개구리는 있어도 정의가 없으니 是鶯鳥之恨. 이것이 꾀꼬리의 한이로다." 라는 이러한 편액의 글이 걸려 있었습니다.
임금은 이 글의 뜻이 궁금하여 주인을 불렀습니다. “이리 오너라.” “뉘시오?” “지나가는 과객인데 잠시 이슬을 피해가고 싶소.”
임금은 이렇게 그 집 선비와 통성명을 한 뒤, 밤늦은 시각까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대문 앞에 걸친 편액의 뜻을 물었습니다.
머뭇거리던 선비가 대답하기를 “지금까지 소생은 과거 시험에 일곱 번을 응시했지만 그 때마다 낙방을 하였습니다.” 라고 하면서, 나라의 훌륭한 인재들이 낙방하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사로 나라의 인재 발굴의 비리를 통탄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인즉,
뭇 새들의 노래 시합이 있었는데, 두루미가 심판을 맡았습니다. 노래 잘 하는 꾀꼬리로서는 어떤 경우에서도 까마귀와의 시합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합은 분명 시합인지라, 목청도 가다듬으면서 부지런히 노래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타고난 목소리가 별로인 까마귀 입장에서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노래 잘 하는 꾀꼬리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노래 연습보다는 매일같이 논에 나가서 싱싱한 개구리를 잡아다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심판관인 두루미에게 선물을 갖다 바쳤습니다.
드디어 시합 날이 되었습니다. 많은 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 시합을 했습니다.
하지만 심판관인 두루미는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까마귀가 훨씬 노래를 잘했다면서 까마귀의 장원급제를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막힌 심판결과에, 꾀꼬리는 탄식하면서 “有蛙而無正, 개구리는 있어도 정의가 없으니 是鶯鳥之恨. 이것이 꾀꼬리의 한이로다.”면서, 더욱 한이 서린 구슬픈 목청으로 정의없는 사회를 탄식했다는 것입니다.
선비로부터 전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국가 통치권자만 모르고 있었던 과거시험장의 부정행위를 파악한 임금은 직접 시험 감독을 하여 나라의 훌륭한 인재들을 발굴했다는 것입니다.
3. 정직한 사회,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나설 때
정직한 사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이제 우리 불자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정직이 통하는 사회, 정의롭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가. 첫째 <가정>에서부터 정직과 정의가 살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가정에서부터 정직과 정의가 살아나야 합니다. 그런데 정직을 가르쳐야 할 부모가 자식들에게 거짓말부터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를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자식이 받았습니다. 만나기 귀찮은 전화여서, 부모는 전화를 받은 자식에게 말합니다. “엄마 아빠, 지금 집에 안계시다고 말해라.”
남편이 부인을 찾는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딸에게 말합니다. “엄마 지금 시장가고 없다고 말해라”
이렇게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정직한 사회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정직과 정의는 가정에서부터 살아나야 정직한 사회, 정의로운 국가가 될 것입니다.
나. 둘째 정직과 정의를 지켜가지 않으면 공직에 오를 수 없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각종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고도 대통령으로 뽑히고, 총리와 장관으로 오를 수 있는 나라는 희망이 없는 나라입니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는 군사적 경제적 우위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문화적으로도 앞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시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미래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멀었다고 내다보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왜냐면 중국이 비록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는 강국이 되었을지라도 부패와 부정이 만연한 나라요, 세계를 이끌어갈 문화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적은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부패와 부정행위를 저지르거나 흉악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극형에 처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전통 불교문화를 복구하고 선양함으로써 문화대국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중국의 가능성을 내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에 경기도 수원에서 일어났던 일명 <나영이 사건>이 중국에서 일어났다면 그 범인은 아마도 총살형이란 극형을 받았을 것입니다.
부패와 부정의 문제, 문화적 몰이해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일 것입니다. 범죄를 저지르고서는 고위 공직은 물론 발을 뻗고 잘 수 없는 <사회구조>를 만들어가야 하고, 불교를 통한 사회문화적 확산 운동에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다. 셋째 언론이 정직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가 되도록 <여론형성>을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정직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와 국가가 될 수 있도록 건전한 여론을 형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인터넷이 각 가정마다 보급된 초정보화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불자들은 이런 인터넷 망을 이용해서 정직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4. 말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이제 말씀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는 정당한 노력이 바른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회, 편법과 악행이 횡횡하는 국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정의보다는 불의가, 선행보다는 악행이, 정당한 노력보다는 편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것이 세상사라고는 하지만, 바르게 살고자 노력하는 것이, 또한 불국정토로 가꾸는 것이 불교 믿는 우리 국민의 사명이기에 이제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제 불교 믿는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법이 존중받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국가사회를 이루는데 앞장섬으로써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축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설법일지 : (1) 2012-06-03(일)11;00 통영룸비니회 6월 정기법회. (2) 2009-04-21(화)19:30 통영 충무불교교양대학 4월 정기법회(생일불공) 법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