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쏘기는 우리 조상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궁시(弓矢)를 통하여 수 천년간 이어져 내려온 전통무예인 것이다.
전통무예란 용어는 전통과 무예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복합적 개념을 갖고 있다.
무예라는 용어 이외에도 무술(武術), 무도(武道) 등의 명칭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무술은 중국식의 개념이며, 무도는 일본식의 개념이며, 무예는 우리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과 무예를 별개로 하여 인식해야만 전통무예의 본원적 특성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전통(傳統:Tradition)이란 용어를 문자적으로 해체하여 살펴보면,「傳」이란 전하다. 보내다, 말하다, 라는 뜻으로 “무엇무엇”을 전(傳)한다, 혹은 보낸다, 라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전한다, 보낸다는 의미는 어떤 행위나 생각 그리고 물건을 전한다고 하여 행위에 주체가 있으며, 어떠한 시간적․공간적 연속성(連續性)을 그 배경에 두고 있다.
「統」은 “큰 줄기, 핏줄, 본 가닥의 실, 혈통” 등의 뜻으로, 근본 혹은 뿌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근본 혹은 뿌리”의 핵심적인 의미는 “연결된 생각이나 내용” 이다.
앞서 살펴 본 傳과 統이라는 문자를 합친 傳統의 문자적 의미는 일정한 시간적 흐름을 바탕으로 서로 연결된 생각이나 내용을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사전적으로는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관습․양식(樣式)․의식(意識)․태도(態度) 등의 일정한 계통이나 흐름”이라 정의하고 있다.
전통의 결정적인 판단기준은 인간의 행동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사실, 즉 인간의 사상과 상상력의 소산으로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래․전승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이라는 개념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로 전래․전승되는 유형․무형이기에 시시각각 그 내용이 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변화뿐만 아니라, 그것의 창조적 계승과 발전까지도 전통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전통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예(武藝:martial art)라는 문자를 살펴보면, 굳세다, 강건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무(武)라는 글자는 육체적 혹은 정신적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즉 “武”란 자기 자신, 혹은 다른 사람에게 강함을 의미한다.
“武”라는 문자는 務(힘쓸 무)와 이중어이며, 자체를 파자해서 해석하면, 무(武)는 戈(창 과)와 止(그칠 지)의 합으로 무력을 사용치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리고 “藝”는 심다, 기예(기술), 긍극(마지막 끝이나 막다른 고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글자로, 무예에서의 “藝”는 기술 또는 기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武와 藝를 합한 무예의 본원적 의미는 무력(武力)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로 풀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통과 무예를 합한 전통무예(傳統武藝)란 민족의 고유한 역사성을 바탕으로 선현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 정신문화라 할 수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통하여 무예(武藝) 또는 무술이라는 용어가, 무도(武道)라는 용어로 탈바꿈하여 정착되면서, 궁도(弓道)라는 용어가 현재는 일반화 되었지만, 우리 자신도 인식 못하는 사이에 외부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본다면 일본문화의 전수와 같은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징물인, 사정 중앙에 걸려있는 정간(正間)이란 현판에 대하여, 우리 전통무예단체의 근간인 대한궁도협회는 공식적인 지침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사정에서는 공식적인 표상으로 중시하고 있다.
정간배례(正間拜禮)에 대한 기원도 확실치 않다고는 하지만, 일제시대에 시작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일본 무도계에서 정간배례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여 본 결과, 일본 검도의 의식 지주로 가닥을 이루고 있었으며 정간에 대한 배례의식을 통하여 정신적 단일체제화의 결속을 통하여, 스스로 조직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기강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도(道)라는 학문은 삼국시대, 일본에 전수한 철학적인 내용으로, 정(正)은 군주, 또는 가장으로서 수평적인 자세를, 간(間)은 바른 마음으로 좌우의 중심축을 논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우리 활쏘기 사법을 통하여 적용하여 풀이한다면 우리의 사법에는 깊은 법도(法道)가 담겨있어, 무인에게는 호국을 위한 의지와, 선비에게는 정신적인 수업으로 필수화 하였던 것이다.
무예를 사회과학적인 툴로 분석하여 “인간 개체로서 또는 집단으로서, 특히 하나의 정치단위로서 내외적인 문화권을 유지, 방어해 온 직접적 수단으로서의 전투행위의 총괄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전통무예에 대한 세부적 정의를, 학술적으로 내포(內包)와 외연(外延)의 개념으로도 구분하고 있다.
이중 우리의 전통무예라 정의할 수 있는 내포(內包)적인 개념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① 한국의 역사 속에서.
② 한국인에 의해 능동적으로 행해졌거나.
③ 한국인에 의해 새로이 창출된.
④ 정형화되고 체계화된 무예라는 4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가...와,
논리적으로 전통무예라고 적용될 수 있는 외연(外延)적인 개념의 범위가 되기 위하여,
① 한국의 무예로서 이론체계가 갖추어진 것.
② 외부로부터 수입되어 수정, 보완 등을 거쳐 새로운 체계로 구성한 것.
③ 무예의 양상이 확대되면서 스포츠화 형태로 변용된 것의 3가지 의미로 구분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구분 방법으로 광의(廣義:넓은 뜻)와 협의(俠義:좁은 뜻)의 개념으로 전통무예를 정의하는 방법도 있다.
먼저 광의의 개념으로, 현대가 글로벌(Global)시대임을 감안하여 타국에서 한국의 무예를 바라보았을 때, 한국이 종주국이며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전통무예라 정의할 수 있으며, 협의의 개념으로는 그 원류가 한국에서 시작되어, 한국인에 의해 수 세대 이상 전승되었거나, 아니면 확실한 문헌이 존재해야 하며, 그 문헌에 맞는 복원이 이루어졌으며,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 처음 그 본원적 형태로의 회귀력(回歸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정립에 의하면 광의적 개념의 전통무예(Traditional Martial Arts)는 한국무예(韓國傳統武藝:Korean Traditional Martial Arts)로 명칭을 변경하여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기(國伎)인 태권도를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광의적 개념으로, 태권도는 한국이 종주국이며, 타국에서 한국적이라는 평가 받기에 우리나라의 전통무예(한국무예)라 할 수 있지만, 협의적 개념으로는 전통무예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배경으로 일본이 주장하는, 태권도의 모태가 일본 가라테에서 출발했으며, 원류적 형태에 대하여 회귀력이 아닌 탈피력이 있어야만 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무예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 궁도가 태권도와 같이 국제스포츠로 발전하였을 때, 광의적 개념으로는 한국이 종주국임을, 타국에서 한국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국의 전통무예라 할 수 있지만, 협의적 개념으로는 궁도(弓道)라는 용어는 모태가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며, 일본 궁도의 사풍과 조직체계와 다름을 증명해야 하는 탈피력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탈피력은 원류(일본 궁도)에 대한 역사성․기술력 차이 또는 다름을 추구하는 것이며, 회귀력은 이와 반대되는 의미이다.
이러한 전통무예의 정의를 바탕으로 한국궁도를 논리적인 차원으로 살펴보았다.
활이란 인간의 역사가 있기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우리 활에 대한 역사적인 상세한 내용은 주변국 역사서에 많이 실려 있다.
오늘날 각궁에 대한 내용을 군사적인 측면에서 자세히 기술되어진 내용은 고려건국 이전이었으며, 고려건국 이후에는 명시는 되어있으나 내용적으로는 미미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원인은 갑주의 등장과 함께 사람에 의해서 발시 하는 활은 무기로서의 성능적 가치를 상실하였지만, 무관을 선발하는 과거제도에서, 사관으로서의 육례의 기본과정으로 중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활은 조상의 얼과 혼이 스며있는 호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면서도, 해방 후 60년이 가까워지는 아직까지, 본질적인 전통문화의 구현을 위한 논의를 비롯하여 학술화와 함께 문화마케팅을 통한 세계화를 위한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있다하여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고려사나 조선사를 통하여 각가지 활에 대한 이름이 자세히 명시되어 있지만 각궁이란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조 말기 경으로, 관에 의하여 활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던 궁방이 아닌, 민간에 의해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는 이유는, 공식적인 이름을 갖지 못한 미완성 제품으로, 주 재료가 각재로 만들어졌기에 단순히 이름 붙여진 목궁, 철궁, 직궁, 죽궁과 같이 각궁이라 통용하여 사용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궁도라는 용어에 대하여 일본문화를 표방하는 것이라며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궁도라는 용어가 비록 외부로부터 수입되었다 하여도, 우리 것으로 수정, 보완 등을 거쳐 새로운 체계로 구성하였다면 전통문화의 업그레이드로 주장 할 수 있으며, 각궁에 대한 명칭도 공식적인 이름 제정과 함께, 문헌으로 남길 내용과 도면을 공식화하여야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발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궁도가 과연 우리의 전통무예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의를 광의(廣義)와 협의(俠義)의 개념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먼저 광의적 개념에서 타국에서 한국의 궁도무예를 바라보았을 때, 그것이 한국이 종주국이며 한국적인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전통무예의 가장 큰 특성은 앞서 말한 협의적 정의에서 중심적으로 제기했던 회귀력에 대한 성질이다. 즉 원류에 최대한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성질이 전통무예의 가장 큰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회귀력은 전통적인 색깔과 어우러져 우리 민족의 독특한 몸짓으로 발전한다.
택견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택견의 수련복은 전통 복식(複式)인 한복을 입고 전통춤 사위에 나올법한 “능청과 금실”의 원류적 몸 쓰임새가 이어지고 있다.
회귀력은 옛 문헌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탐색 과정을 통해서 그 내용성이 채워지는데 민족의 얼이며 국기(國伎)라는 우리의 궁도는 도무지 회귀력에 대한 추구 의지가 너무나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제일먼저 궁사 및 운영요원들의 기본 복장은 물론, 의식절차, 시설물(풍향기, 고전기 등등)을 비롯한 여러 요소가,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듯 하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민족의 전통무예답다는 당당한 위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무예의 또 다른 특성으로는 합당한 전통적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궁도협회 궁도경기규칙에 대한 목적과 내용을 살펴보면, 궁도는 한국고유의 민속경기로써 조상의 얼을 이어 받고 후세에게 전파하는 역사적인 사명감을 인식하고 민족무형문화재로서의 긍지를 지니어 재래의 전통을 가급적 원형대로 보존하여 민족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궁도 경기장의 분위기에서, 무질서와 함께 전통무예답지 않은 복장과 함께, 의전을 무시한 대회운영이라 하겠다.
대회 도중에 개회식을 개최하고, 한밤중에 소수의 인원으로 폐회식과 시상식을 치루고, 식장에 없는 사람에게 시상품을 택배로 배송하는 등의, 도저히 전통무예라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이러한 틀은 분명 바뀌어야 한다.
전통무예는 국민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하여야 한다는 시각과 함께, 고풍스러운 질서가 있어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창출을 연출할 수 있다.
앞으로 궁도대회라는 모든 대회에서의, 경기운영은 전국체전 체제와 같이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속에 연출되어야 하며, 복장은 물론 의전행사도 전통구현을 위한 문화행사로 발전시켜야 한다.
고려궁에 대한 내용도 전통무예인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초로, 기록증진을 통한 기술 및 기량 향상을 위한 체제로 육성하고, 경기방식도, 계층별(청소년, 학생, 일반부) 거리별(55m - 145m이하)로 나누되, 국궁(각궁)과 별개의 경기체제로 양궁 또는 사격종목과 같이 방식으로 전환토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국궁장에 대한 시설 및 환경평가를 통하여 전통무예궁도장 인가제도의 도입과 함께, 전통문화의 질서체계를 수립하고, 기준에 미달되는 시설의 궁도장은 국궁 저변확대를 위한 교육 궁도장으로 육성발전토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활쏘기에 처음으로 입문한 사람들의 자세는 거의가 줌손 안정을 기본으로 한 자세로, 활을 쏘는 자세에서 느껴지는 고전적인 장단이 사라지고 있다. 장단이란 문자 그대로 길고 짧음이란 뜻으로 전통음악의 시간적 단위와 관계된 것이다.
이러한 장단은 들숨과 날숨으로 이루어진 호흡이 활을 당기기 시작하면서 만작을 거쳐, 발시를 위한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학무형 활쏘기 사위라 하겠다.
결론적으로 전통무예의 특징은 원류에 대한 강한 회귀력 추구를 통하여 전통적 흐름의 존재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첫댓글 참으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 볼수있는 관건을 제시하는 글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