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목)은 세계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는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최고, 대략 남성이 100을 받으면 여성이 60을 받습니다. 그런 임금격차를 부르는 원인은 정말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그저 '여자이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인식이 무려 56.8%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남성이 6시까지 일을 한다면 여성은 3시까지 일했을 때 딱 맞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있다는 항의의 표시로 3시 스탑 운동을 매해 여성의 날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부도 마찬가지지죠.. 어떤 기사에서 휴일수당 야근수당을 치지않고도 연 3300만원 정도의 경제적 가치로 주부들의 노동을 환산할 수 있다고도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의 모든 여성들은 3시 스탑의 자격이 있습니다.
미투 운동이 꺼질 줄 모르는 강간의 천국 한국.. 며칠 전 저는 pd수첩 김기덕 조재현 성폭행 고발 내용을 보면서 또 충격을 먹었네요. 김기덕 조재현 조재현매니저가 영화촬영현장의 여성들을 겁탈하려고 밤마다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몸싸움을 하느라 옷이 매일 찢어졌다... 갈수록 충격적이고 참담한 내용이 끝이 없네요.
그래서 하필 이런 시기의 여성의 날이 더욱 뜻깊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 3.8 세계여성의 날의 유래 같이 보기: 지식채녈E- '빵과장미', TV 다시보기 | 교육의 중심 EBS - http://www.ebs.co.kr/tv/show?prodId=352&lectId=3034563)
부산에서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다음의 행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부산지역 행사 -
◆ 행사1
2018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부산지역 여성단체 공동기자회견 '부산여성선언'
(3월 8일 오후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 행사2
2018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 '성별임금격차 올해도 3시 STOP’
(3월 8일 오후2시30분, 남구 이마트)
◆ 행사3
#Me_too운동 긴급토론회 ‘당연한 걸 당당하게 말하다’
(3월 8일 오후5시,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
◆ 행사4
제110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부산여성노동자대회’
(3월 8일 오후7시, 서면쥬디스태화)
◆ 행사5
부산 페미조직 집회
(3월 9일 저녁 7시, 서면쥬디스태화)
부산참보육연대는 3월 8일 오후 2시에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있었던 부산여성단체연합의 부산여성선언문 기자회견과 9일날 저녁 7시에 있었던 페미집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사진과 기자회견문, 발언문, 신문기사 등을 참조바랍니다.
<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부산여성선언 >
○ 부산여성선언문
- 변화는 시작되었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지난 2016년 광장에서 우리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을 촛불혁명을 통해 증명했다. 그리고 지금 수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말하기를 통해 또다시 증명하고 있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혁명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여성의 삶을 억압하는 가부장적 사회의 뿌리깊은 성차별적 구조와 강간문화 속에서, 진정한 촛불혁명의 완성은 성평등 사회의 실현이라는 것을 우리 여성들은 다시 모여 외친다.
수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더 이상의 고통과 침묵을 거부하며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방관자일 수 없다.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이 곧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다. 말하기에 동참한 여성들의 용기에 더 큰 용기로 응답하는 일만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며, 이 모든 것들을 가능케 했던 차별과 동조, 침묵의 구조를 깨트리는 일에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성차별적 사회는 일터와 학교, 가정에서 일상의 성폭력을 가능케 하며, 국가는 여성의 몸을 인구조절의 도구로 취급해 여성에게만 ‘낙태의 죄’를 묻고 있다. 여성의 노동은 평가절하 되어 여성들은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빈곤에 내몰리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여성 대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금 각계에서 터져 나오는 #MeToo 운동은 극심한 성차별적 사회구조의 결과이자 더 이상의 억압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분노의 폭발이다. 우리는 말하는 모든 이들과 하나이며, 침묵을 넘어 변화를 위한 연대의 손을 맞잡을 것이다.
우리 여성들은 계속 싸워왔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은 전쟁 중 여성이 겪어야 했던 인권유린을 사회에 고발하였고, 미군 위안부 생존자들은 국가가 포주가 되어 자행한 폭력을 고발하였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은 뿌리깊은 여성혐오에 맞서 싸웠고, 문단 내 성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각 영역별 성폭력을 고발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로 여성의 몸에 대한 주체성을 선포했으며, 작금의 #metoo미투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해일과 바람을 한국 사회에 몰고 왔다.
부산은 특히 부산문화예술계내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일상적이고 만연한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고발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침묵은 너무도 뿌리깊고 견고했다. 미투운동을 통해 알려진 성폭력 사건에서 부산에 그 뿌리와 거점을 둔 연극계와 영화계에서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오랫동안 저질러 왔는지를 참담한 심정으로 목도했다. 또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부산 시의원 예비후보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 성차별, 피해자에 대한 관점이 전혀 없는 2차 가해 등 부산의 암담한 현실 앞에 우리 부산 여성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거세다. 여성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가능케 했던 남성 중심 사회 구조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은 주권자 여성을 2등 시민 취급하며 여성의 경험을 삭제하고 사소화시키는 모든 것들과 싸워 이길 것이다. 2018년, 지금이 그 때다.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향한 진보를 이뤄내자.
국가는 주권자 여성의 명령에 응답해야 한다. 나라의 기본 틀을 다시 짜는 성평등 개헌을 실현하라!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성폭력을 근절하라!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성 대표성을 확대하라!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라! 낙태죄를 폐지하라!
우리는 선언한다. 우리 여성들은 연결되어 있으며, 연대할 것이고, 더욱 강해질 것이다. 여성의 경험은 사회의 기준이 될 것이다. 성평등 민주주의가 우리의 삶을 바꾸고 민주주의를 완성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달라진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2018년 3월 8일
2018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부산지역 여성단체 공동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부산여성단체연합/부산여성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여성위원회/부산참보육부모연대/부산퀴어문화축제/
부산페미네트워크/부산학부모연대/여성긴급전화1366부산센터/캠퍼스페미네트워크/부산여성-엄마민중당/정의당 부산시당
○ 관련기사
여성신문 "부산여성단체연합 "변화는 시작됐고 우리는 승리한다""
http://www.womennews.co.kr/news/130353
데일리한국 "세계여성의 날 부산지역 여성계, "성폭력 근절 미투 물결"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803/dh20180308175757137890.htm
노컷뉴스 "110주년 '세계여성의 날' 부산 곳곳서 기념행사..."성차별 아웃""
http://www.nocutnews.co.kr/news/493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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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9일 부산페미조직 집회 >
○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구 문현동에 사는 엄마이자 참보연 사무국장 장*미라고 합니다.
오늘 많은 젊은 여성분들을 보니 결혼 전 저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젊은 기운이 넘치는 것 같아 매우 좋은데 엄마로서의 삶과 요즘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성차별, 여성혐오, 미투운동 등)에 대한 저의 생각을 어떻게 젊은 여성분들께 공감가도록 얘기를 할지 무척 고민이 됐습니다. 게다가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엄마로서 힘든 점을 너무 많이 얘기하면 미혼 여성분들이 '진짜 결혼하면 안되겠다' 또는 '결혼해도 애는 낳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시진 않을까 노파심이 생기기도 하네요.
저는 30살에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31살에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때까지 저는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살아보니 조그만 아기 하나를 어찌하지 못해서 동동거리고 화내고 울부짖는 제 모습을 보면서 한 번도 본 적없는 제 모습에 실망하고 아이를 잘 못키운다는 미안함에 죄책감까지 느끼며 자존감이 바닥이 되어 우울감에 빠져 지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남편에게 하소연을 해도 제 심정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항상 귀가 시간이 늦어 살림이나 육아를 도와주지 못하니 싸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정신없고 치열하게 우울하면 우울한 데로 한 번씩 아이들에게 화풀이 하며 세 아이를 키우고 영유아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참보육연대에서 또 다른 엄마들을 만나면서 '우리 엄마들이 이렇게 힘든데 이 사회는 그런 엄마들에게 위로 한 마디 건네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위로가 다 뭡니까? 엄마들을 우리 사회는 뭐라고 부르나요? 네..'맘 충'이라고 부르지요. 사람도 아니고 충, 벌레랍니다. 집에서 애나 키울 것이지 공공장소에서 애 데리고 와서 시끄럽게 하고 기저귀 버리고 가는 한국 엄마들은 맘충, 엄마 벌레라는 겁니다. 중,고등학교 남자애들 사이에서 서로 배를 잡고 웃게 하는 단어는 '니 애미'라고 합니다. 서로의 엄마를 비웃고 조롱하며 배를 잡고 웃는다는군요. 이 사회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이렇게 조롱하고 비난하는 대상이 되어 버린겁니다.
언론에서는 매일 인구절벽을 맞이한 심각한 현실을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무슨 무슨 지원을 늘린다는 등의 대책을 얘기한지도 벌써 수 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출산율은 점점 떨어져서 얼마 전 최저 출산율 1.05명을 기록했고 인구절벽은 갈수록 가시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즉, 궁극적인 해결책은 돈을 지급하는 지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엄마들에 대한 혐오와 비난, 차별이 계속된다면 아이를 키우는 중 엄마들이 느끼는 좌절과 혼란을 감내하면서까지 어느 엄마들이 더 출산을 하려고 할까요?
그런데 정말..어처구니가 없게도 이 뿐이 아닙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뭘까요.. 네, 연일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미투운동입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로 속에 정치인도 문인도 영화감독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며칠 전 김기덕 감독에 대한 폭로 내용을 접하며 전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습니다. 김기덕, 조재현, 조재현 매니저가 밤마다 여배우들을 겁탈하려고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들었다, 그걸 피하려고 매일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 와중에 옷이 찢어졌다... 그런데 그 충격적인 내용이 가장 수위가 낮은 피해내용이랍니다... 이쯤되니 저는 이 사회에 '이게 나라랴, 이게 올바른 사회냐?!'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왜 한국의 여성들은 자신이 당한 성추행 경험을 얘기하며 서로 너무 공감하고 대동단결해야 하는 것인가요? 여성에게 이 나라는 사실 여성들을 위하는 나라가 아니라 남성과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만 집중하는 폭력적인 국가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싶습니다.
저도 딸이 있는데요, 딸을 가져서 너무 좋은데 이 아이가 나중에 커서 저처럼 차별받고 상처받을까봐 임신기간 내내 걱정하던 제 모습이 언뜻 기억이 납니다. 한국 사회의 폭력적 민낯을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는 요즘은 더 많은 걱정들이 제 머리 속을 복잡케 합니다. 내 딸은 엄마처럼 남성들에게 성추행 등을 당하지 않아야 할텐데.., 이렇게 사회 모든 곳에 성차별과 성폭력이 존재하는데 내 딸은 대체 뭘 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을까, 갈수록 비정규직이 늘어나 사회가 불안한데 내 딸이 겪을 혼란은 더 크구나..
그런데도 이 망할 놈의 사회는 여성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너의 생식기능을 쓰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발암물질화학성분이 범벅인 생리대를 비싸게 팔고 전수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여성의 건강권엔 관심조차 없으면서 출산율을 높여야 된다고 난리칩니다. 출산의 권리를 온전히 지닌 여성에겐 물어보지도 않고 지네들끼리 출산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대체 어느 여성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을까요?
결국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로 인해 한국은 이대로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없어질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같잖은 대책들을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 아제는 천대받던 여성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배려와 공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배우지 못한 남성들이 기득권을 차지한 이 사회에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여성들은 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아니다! 한국 여성들은 성평등을 원한다!!
완전한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니네들이 원하는 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꿈 깨라~~!!!!!!
여러분 마지막으로 누가 뭐래도 우리는 멋진 여성들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국가에서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하여 훌륭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누가 뭐래도 멋진 여성입니다.
그리고 모든 여성들은 동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와 다음 세대의 여성들을 위하여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끝까지 목소리 냅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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