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대 미스터리 사건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2대 미스터리 사건
‘x파일’이라는 제목에 미국 드라마가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미해결 종결 사건의 의미가 있는 엽기적이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이런 ‘x파일’류의 이야기는 픽션과 논핀셕이 어울리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예전 국과수에 있으셨던 한 법의학자에게 들었던 3개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본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지만 언론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이야기로, 법의학자분의 말에 출처가 있음을 밝힙니다.
1. 빨간 비옷을 입은 여인의 죽음 : 장충동 대중 목욕탕 살인 사건
1985년 대에 우리나라에 대중 목욕탕이 많았다. 집에 샤워 시설이 많이 없었던 터라 이 시기에 대중목욕탕은 지금의 주유소만큼이나 큰 사업거리였다. 주말이 되면 가족 단위의 인파가 물 밀듯이 밀려와 목욕탕은 인산인해였다. 보통 이 시기에 목욕탕은 아침 6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하는 게 통상적이었다.
금요일 저녁 7시 반을 넘어 장충동에 위치한 대중 목욕탕 사장 K 씨는 손님도 다 나가고,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했다. 마침 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손님도 별로 없던 터라 평상시보다 일찍 문을 닫으려는 순간, 손님 한 분이 터벅터벅 목욕탕 입구로 걸어왔다. 하루 평균 300mm 비가 쏟아지던 시기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여인이 K 씨 눈앞에 이르렀을 때 K 씨는 깜짝 놀랐다. 모습이 너무 독특했기 때문이다. 빨간 우산에 빨간 코트 형태의 우의를 입고 있었다. 입술은 파르르 떨려 있었고, 감기 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바스르르 떨고 있었다.
“영업 안 하세요?”
“아..비도 많이 오고 이제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요?”
“죄송한데, 잠시 샤워 좀 하고 나올게요. 뜨거운 물에 잠깐만 몸을 담그고 싶어요. 제발 부탁입니다.”
목욕탕 사장 K 씨는 너무 떠는 여자가 안쓰러워 그만 여자의 부탁을 수락했다.
“그럼 얼른 탕에 몸만 담그고 나오세요. 곧 문을 닫을 거니까, 얼른 씻고 나오세요”
고맙다는 말을 던진 이 여자는 바로 탕 속에 들어갔고,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8시가 넘자 K 씨는 약간의 조바심을 냈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미덕을 갖고 문 닫을 준비를 했다. 이 목욕탕에 청소와 때밀이를 하는 종업원은 일찍 퇴근한 상황이라 사장이 직접 청소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8시 반이 돼도 여자가 나올 기미가 안 보이자 결국 K 씨는 여탕 입구에 문을 두들겼다.
“손님 1시간이 다 돼가요. 이제 마무리 하시고 나오세요. 저도 청소하고 문 닫고 집에 가야지요”
몇 번의 노크와 말에도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사장의 손엔 땀이 서서히 났고, 문을 열지 말지 고민을 하며 다시 큰소리로 했던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노크 소리는 더욱 크게 손에 힘을 주었지만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결국 사장은 문을 열고 목욕탕 안을 들여다 봤다.
사장은 꿈을 꾼 듯한 느낌이었다고 훗날 회상했다. 탕 속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져 있었고, 여인은 두 눈을 부릅 뜬 채 사장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는 사장의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름 돋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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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로 이 사건은 수사에 들어갔지만 끝내 해결되지 못했다. 목욕탕에는 사장과 이 여자 뿐이고, 여자의 사인은 날카로운 도구(회를 뜨는 칼 같은 물체)에 난도질 된 상태였다. 살해 도구는 찾질 못했고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밝히지 못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목욕탕 사장은 아무런 살해 동기가 없었다. 10년 넘게 이곳에서 목욕탕을 운영했고, 가족과 단란하게 사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 밀폐된 공간이기도 한 이 목욕탕에 이 여자는 무참하게 죽은 것이다.
결국 사장은 목욕탕을 처리하고 지방으로 이사 간 것으로 알려졌다.
2. 치악산 18 토막 연쇄 살인사건
1980년 시국이 어수선할 때 우리나라의 명산 중의 하나인 치악산에 이상한 사건이 생겼다. 40대 한 남성이 등산을 하던 것으로 추정된 모습으로 토막 살해 당한 것이다. 이당시 토막살인이라는 것이 거의 드문 일이고, 너무 시체가 잔혹해 언론에 공개되지 못한 채 비밀리에 수사가 시작됐다.
국과수에 시체가 옮겨지고 살해 도구를 찾는데 혈안이 됐지만, 결국 적당한 도구를 예상하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토막난 면이 너무나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SF영화에서 나오는 레이저 빔 같은 것이 아주 부드럽게 절단된 것처럼 토막된 면의 정교함과 부드러움은 그당시 국과수에서는 예측 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 첫 시체가 발견된 이후 7일에 한 번 꼴로 치악산 근처에 똑같이 18도막 난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결국 1달 동안 10구의 시체가 발견됐고, 이 시체들 모두 한치의 오차도 없이 18도막을 부위별로 정확하게 나눈 것이다. 노련한 국과수 위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이렇게 정확하게 토막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사실 누가 이런 미친 짓을 했느냐보다 무엇으로 절단했느냐가 더 화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단면을 보일 도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외계인이라도 와서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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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사건도 미결로 마무리됐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로는 절대 그렇게 토막을 낼 수 없다는게 지금도 그 법의학자분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랬는지는 정말 몰랐던 것일까요?
몇 가지 더 들은 이야기가 있지만 피지알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가장 무난한 이야기 2개를 뽑아 적어봤습니다.
정말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2개더
1. 대성리 MT, 20명 단체 음독 사건
1986년 모대학 모과 학생 20명이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대성리로 MT를 갔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남자 14명 여자 6명으로 구성된 이 과 학생들은 대성리의 한 민박집에 방 2개를 잡고 1박2일 일정으로 MT를 했습니다. 이 민박집은 방이 10여 개로 사건 당시 주인 부부와 자녀 2명 이외에 숙박 손님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도 역시 민박집 식구 이외에는 별다른 용의자가 없는 것이지요.
사건은 20여 명의 학생이 밤새 술을 먹고,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새벽 내내 놀았다는 것인데, 그중에는 술에 취해 먼저 잠이 든 사람도 있고, 끝까지 버틴 사람도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 추론입니다. 역시 증인, 알리바이를 추궁할 대상이 전무후무한 것입니다. 과 학생들이 MT를 온 첫날과 둘째 날 점심(정오 쯤)때 쯤에 민박집 아주머니가 방문을 여는 순간 매캐한 암모니아 냄새가 가득했고, 20명의 학생이 전부 한 방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장을 가장 먼저 목격한 아주머니의 증언이었습니다. 국과수로 사체를 넘겨 전원 부검을 시행했지만 역시나 사인을 명확하게 찾질 못했습니다.
납 중독, 청산가리, 카드뮴, 암모니아와 나프탈렌(정확하게 기억을 못하지만) 정도의 물질 등이 부검 결과 나왔습니다. 외부에 상처나, 싸운 흔적 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그들이 먹었던 건 소주와 막걸리인데, 모두 검사해 본 결과 아무런 의심할 만한 흔적이 나오질 못했다고 합니다. (막걸리는 동네 수퍼에서 구매한 걸로 확인됐고, 막걸리 공장까지 수사한 결과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일단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민박집 가족을 심문했지만 역시나 그들을 음독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자녀도 마찬가지이구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두 화학 물질이 결합해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치명적인 독소가 생성된 건 아닐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이 의문 자체가 수사 해결을 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질 못했습니다. 아마도 경찰은 자살로 마무리 한 것으로 기억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위 사건 역시 뚜렷한 동기와 원인을 찾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이 분이 기억하신 물질은 저 정도인데 몇 가지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죽은 사건이라 좀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마무리하셨습니다.
2. 낚시터 멧돼지 습격 사건
아마도 1970년대 말 밀양에 있는 한 저수지에 있었던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동네 저수지에 가끔 외지 사람이 와서 낚시를 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한 사람이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입니다. 50대 이 남성은 목에 날카로운 물체에 물려 즉사한 것으로 판명됐고, 국과수 부검 결과 날카로운 이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멧돼지인 것으로 판명 났습니다. 처음 발견 당시 사체는 의자(간이용 의자) 옆에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앞으로 처박은 상태에서, 고꾸라진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목에 난 이빨은 정면에서 물은 것이 분명한데, 현장 조사에서 볼 때 사망자의 정면은 저수지 한 가운데라는 점입니다. 결국 정황상 저수지 가운데에서 멧돼지가 튀어나와 피해자의 목을 정면으로 달려들어 물었다는 점인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국과수의 정밀 검사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선명한 멧돼지 이빨 자국은 피해자 정면에서 문 것이 확실했다고 합니다. 경찰과 동네 사람들은 저수지 근처를 뒤져 멧돼지를 사냥한 것으로 이 사건은 종결됐지만, 결국 앞쪽에서 물었다는 정황은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습니다. 제가 혹시 멧돼지 이빨 모양의 다른 흉기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이 분은 확신하셨습니다. 멧돼지 이빨이 맞다고....그리고 정면에서 달려들어 문 것이 확실하다고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정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사망 추정 시간은 새벽) 새벽에 간이 의자에 앉아 낚싯대를 대고 고기를 기다리던 50대 남성이 물에서 튀어나온 멧돼지가 정면으로 목을 물어,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중심을 잃고 의자 옆으로 쓰러진 것입니다. 억지로 논리를 세우면 저수지 앞에 물이 얕은 곳에 멧돼지가 물에 잠수해(새벽이라 피해자는 멧돼지를 못 보고) 있다가 배고픈 멧돼지가 피해자를 먹이인 것으로 생각하고 목을 정면으로 물기 위해 덤벼들었다는 것인데, 뭔가 개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