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같이 흔하나 무시할 수 없는 질환, 우울증 약으로 치료 가능하지만 내버려두면 죽음에 이르기도
전체 인구의 10∼20%가 일생 동안 한 번쯤은 겪게 마련이라는 흔한 질병 우울증. 기쁜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울한 심리가 극대화되어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알만큼 간단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이를 터부시해 병을 숨기다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울증에 대한 선언과도 같은 말, ‘마음의 감기’라는 말처럼 우울증이 발견되면 초기에 잡자.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우울증을 설명하는데 다소 식상할 만큼 일반적으로 쓰이는 비유다. 비유되는 대상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해 보자. 감기란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외부의 바이러스에 의해 염증이 생긴 상태를 일컫는다. 대개는 간단한 약물 치료와 휴식으로 충분히 회복되는 가벼운 질환이다. 무엇보다도 감기에 대한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예외일 수 없다는 데 있다.
우울증이 이러한 감기에 비유된다는 것은 충분히 음미해 볼 만한 일이다. 우울증 역시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되는 사소한 질환이라는 사실. 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감기에 걸림으로 해서 우리의 육체가 지쳐 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몸에 대한 환기의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신체만이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마음 역시 때로 쉬어가야 할만큼 지쳐 있는데도 정작 자신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감기와 마찬가지로 우울증이란 지친 영혼이 우 리자신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감기와 우울증의 가장 유사하며 중요한 점이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감기는 완치 후 후유증을 남기지 않지만, 때때로 환자의 평소 건강상태에 따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합병증을 낳기도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대처하는 태도 여하에 따라 병을 키워 심각한 정신적 질환으로 발전하거나 자살충동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선은 우울증이 이런 사소한 질환의 대명사와도 같은 감기에 비유된다는 데서 정신계 질환은 무조건 심각한 정신병으로 터부시되던 시대가 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만큼 우울증에 대처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마땅하다.
죽음에 이르는 병, 병으로 인정하고 치료 서둘러야
우리가 하루에 쓰는 말을 가만히 되새겨 보면 ‘우울하다’는 말의 다발성에 놀랄 때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울하다고 쓰는 말은 실제로는 대개 실망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지갑이 비었다. 정말 우울하다.” 혹은 “약속이 펑크났다. 정말 우울하다.” 와 같이 일상 어디서나 우울하다는 말은 사용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이때의 우울과 정신병리학에서 쓰이는 우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이러한 것은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감정일 뿐이다. 단지 이러한 기분이 지속되어 신체적인 증상이 동반되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정신 병리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우울한 기분이나 불안함, 정신이 맑지 못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이 일정기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우울증상이 지속되면 무력감, 풀리지 않는 피로감, 긴장상태, 수면이상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되고, 또한 만성소화불량, 만성두통, 변비 등의 신체적인 증상까지 동반하게 된다. 때로는 기분의 변화 없이 신체적 증상만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수 주일에서 6개월 정도 지속되면 우울증이라고 볼 수 있다. 병으로 인정하고 제때 치료를 받으면 쉽게 치료가 되지만, 치료받지 않은 경우 설사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었다 하더라도 50%의 높은 재발율을 보인다.
우울증은 동반증상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동반되기 쉬운 증상으로는 급격한 불안 및 두려움 등 공황장애 등이 대표적이며 소아의 경우 분리불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강박 장애, 거식증, 폭식증, 경계성 인격장애 등 다른 정신 장애가 나타난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성인의 경우 발기부전이나 불감증 등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혼이나 직업 상실, 알콜이나 다른 약물의 남용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학생의 경우 무단 결석이나 학업 실패 등 학업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의 가장 위험한 증상은 자살충동.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의 약 15% 정도가 자살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5세 이상인 우울증 환자의 자살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특히 만성적인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자살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자살의 경우 일단 시도하게 되면 사망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결과를 낳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증, 약으로 치료된다
약물 치료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이런 약물에 대한 효과나 부작용 등은 개인에 따른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약물의 선택은 반드시 정신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한 효과 판정과 부작용에 관해서는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히 조절하며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의 효과는 2주가 넘어야 나타나며 충분한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3주 이상 약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는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으므로 치료 초기에는 벤조다이아제핀 계통의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 것이 불면, 불안, 여러 신체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환자는 항우울제와 항정신병 약물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
흔히 환자들은 증상이 호전되면 너무 빨리 약물치료를 중단하려 하는데 일찍 약물을 중단하게 되면 재발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첫 발병에서 일단 회복되더라도 약 50∼60%는 재발하고 두 번째 발병한 환자의 70%, 세 번 발병한 경우는 90%가 재발한다. 우울증의 재발빈도는 대개 20년에 5∼6회이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의사가 중단하라고 할 때까지는 약물복용을 꾸준히 해야 한다. 한번 발병한 우울증의 경우라도 호전된 후에도 상당 기간 유지치료를 해야한다. 유지 치료 기간은 개인의 발병의 원인, 증상의 정도, 재발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려와 항우울제는 잘못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의 조절을 도와주는 것으로 중독성이나 습관성은 없다. 다만 다른 신체적 질환이 있는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사용 약물의 부작용이나 독성작용의 발생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정신치료 정신치료는 의사와 대화를 통하여 정신적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게 되는데 도움을 준다. 우울증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신치료는 지지요법,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단기치료를 포함하여 여러 형태의 정신치료가 있다. 그 외에도 인지치료, 대인관계치료 등 여러 가지 정신치료적 접근이 이용되고 있다.
전기경련치료 머리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전기경련치료는 심한 우울증환자에 대하여 매우 중요한 치료수단이다. 전기적 자극을 준다고 해서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전기 고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도 적고 효과도 빨리 나타나는 방법이다. 특히 병세가 아주 심하고 망상적인 경우에는 항우울제보다 치료효과가 좋다. 자살위험이 있는 우울증 응급환자에게 주로 효과적이다.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약물을 잘 견디지 못하는 환자, 상태가 심한 경우의 환자에게 전기경련치료가 시도된다.
우울증, 예방 할 수 있다
우울증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이 호전될 수 있으며 증상의 지속기간도 3개월 이내로 짧아진다. 따라서 우울증의 치료는 빠를수록 효과적이다. 특히 심각한 우울증의 경우 자살을 시도하여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가 생기므로 반드시 치료를 해서 이러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유발요인으로는 유전적 요인들, 생물학적 요인들, 그리고 정신사회적 요인들이 서로 복잡하게 같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변화는 뇌에서의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물질이 불균형을 이루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는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균형을 맞추어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질환을 예방하는데 있어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한 약물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
정신사회적 요인으로는 직장의 상실이나 징계, 갑작스러운 사고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 가족의 죽음, 재산의 손실 등과 같은 생활사건, 환경적 스트레스 등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이에 효과적으로 반응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는 있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의 중요한 성격 특징은 사소한 일에 너무 많이 신경을 쓰는 것.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자신이 취하는 사고방식과 행동,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들을 면밀히 검토하면 유사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또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지나간 과거의 일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다. 과거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은 그 만큼 현재에 충실할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은 사람들을 몹시 피곤하게 하고 무가치하고 무기력하게 만들며 절망감에 빠지게 한다. 그러한 부정적인 사고나 감정은 이들로 하여금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며,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울증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한 느낌으로 인해 주변의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으로 인해 고립되고 격리되어 생활하게 되면 점점 악화될 수 있다. 주변의 가까운 친지나 가족들과 함께 지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울증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기분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활동에 참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운동, 영화, 종교, 사회 활동 등 어떤 것도 좋으나 너무 무리하거나 즉시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이런 활동에 몰입하다보면 다른 각도에서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기기도 한다.
이외에도 운동과 적당한 수면, 휴식을 통한 신체의 리듬과 건강의 유지, 긍정적인 사고, 효율적인 여가생활 등이 우울증과 조울증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쭥
일반적으로 다음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우울한 기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흥미,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갑작스런 식욕부진, 체중감소(혹은 식욕증가나
체중증가)
·불면(혹은 수면과다)
·정신운동성 초조, 지체
·피로감, 기력상실
·가치감 상실, 지나친 죄책감
·사고력,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되고 자살충동을 느낀다.
우울증은 동반증상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성인의 경우 발기부전이나 불감증 등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우울증의 가장 위험한 증상은 자살충동. 자살의 경우 일단 시도하게 되면 사망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결과를 낳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증의 가장 위험한 증상은 자살충동. 자살의 경우 일단 시도하게 되면 사망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결과를 낳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