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의 바른 의미
불교의 재는 일상 생활속에서 쉽게 악에 물들 수 있는 중생의 약한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또한 정화시키고자 시행하게 된 것이다. 중생이 가진 불성의
씨앗을 싹 틔우기 위해 일정한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 만이라도 재가
불자가 스님들의 생활에 준하는 청정한 수행의 생활을 하는 것이다.
재 기간 동안에는 평소보다 더욱 엄격하게 계를 지키고 예불과 공양에
힘씀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신행생활에
활력을 기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산재나 8관재가 그 대표적인 예로서,
8관재 기간 동안에는 재가의 불자들도 청정한 생활을 하는 등 평소보다
많은 여덟 가지 계를 지켰다.
또한 사람이 죽은지 49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49재도 이와같은 재의
일종으로서, 유교적인 제사와는 달리 유족들이 부처님께 나아가 영가를
청하여 독경을 통하여 부처님 말씀과 스님의 설법을 들려주어 죽은 이의
명복과 극락 왕생을 비는 의례이다.
여기서 생전예수재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49재가 순수히
죽은 이를 위한 재이라면, 생전예수재는 살아있는 이가 자신의 사후 복락을
위해 행하는 불교의 전통 의례인 것이다.
생전예수재는 생전은 물론 사후의 행복까지를 함께 추구하는 의례로서,
삶과 죽음을 끊임없는 연속으로 보는 불교적인 사고가 잘 나타나 있다.
(2) 예수재의 공덕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씨를 맺는다.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느니라.' 관정경(灌頂經)이라고도 하는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 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에서는
이처럼 생전예수재의 공덕을 치하하고 있다. 여기서 봄이라 함은 물론
이생에서의 삶이고, 가을이라 함은 사후, 내생을 의미하는 말이다.
불보살님을 비롯해서 명부 시왕 또는 그 권속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또 전생에서 진 빚을 갚아 그 공덕으로 내생에서의
복을 기원하는 예수재는 무량한 공덕이 따른다고 한다.
이를 대개 다음과 같은 열가지 복으로 정리하기도 한다.
1. 마음이 항상 즐겁고 희망에 차 있다. 2. 전생, 내생에서의 죄업이 소멸된다.
3. 심신이 경쾌해진다. 4. 가정이 평안하다.
5. 무병 장수한다. 6. 심덕이 깨끗해진다.
7. 원하는 바 소망을 성취한다. 8. 공덕을 쌓는다.
9. 깨달음을 얻는다. 10. 극락세계에 태어난다.
정말 대단한 공덕이다. 언제나 마음이 즐겁다는 첫 번째 공덕만 있다 해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인데, 온갖 죄업이 소멸되는 등의 공덕이 있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겠는가.
그러나 이같은 무량한 공덕을 다 받아 지니자면 생전예수재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재를 지낼 것인가에 보다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고 또 실천에 옮기는 불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어느 절에서 예수재를 봉행한다니까, 그 재에 얼마간의 재물을 내고 동참하여
이런 저런 복을 받을 욕심만 낸다면 그 사람에게는 공덕이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의 마음 속에는 불법의 중요한 자비가
깃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내가 아닌 남을 사랑하고
나와 남을 위하는 것을 물론 그들이 지니는 슬픔과 괴로움까지도 함께
나누라고 항상 강조하셨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그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하는 길임과 동시에 나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고도 하셨다. ㅡ 감로출판사 <생전예수재의 공덕>.
[출처] 재의 바른 의미와 생전예수재의 공덕|작성자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