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인도 네팔 기행 일지) 3 - 아그라
◉제4일째 2월 8일 일요일 - 아그라
[◇일정 : 오전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 관광 후 11시 열차 타고 카주라호로 출발]
*아그라 (Agra) : 인구 165만으로 이슬람교도들이 가장 많다. 인도의 마지막 왕조 무굴제국이 수도를 델리로 옮길 때까지 1564-1658년 약 1세기 동안 수도로 북부인도를 지배했던 고도이다. 델리 남동쪽 200km 지점에 있다. 세계적 문화유산 타지마할이 있어 인도를 찾는 여행자는 거의 대부분 이곳 아그라의 타지마할로 몰린다. 아그라의 특산물은 신발, 대리석, 앨리 등이다. 앨리라는 나무열매는 약초로 쓰이는데, 가이드는 아그라에서 나는 ‘비아그라’ 라고 설명한다.
06:40. 아침 일찍 타지마할 입장을 위하여 호텔을 출발한다. 10분 만에 도착한 타지마할의 입구는 아직도 어둠 속이다. 매표소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5분 만에 도착하는데, 벌써 입구에는 장사진을 이룬다. 거리에 어슬렁거리는 소들이 사람구경을 하는 진풍경이 거기 있다.
07:00. 입장이 시작된다. 보안검색대가 무척 엄격하다.
붉은 사암으로 된 아치형 정문을 통과하면 넓은 뜰 저 건너에 웅장하고도 ‘찬란한 무덤’ 타지마할이 거기 서 있다. 안개가 덜 걷힌 몽롱한 아침 아스라이 보이는 타지마할은 환상적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책의 현장이다.
( 새벽의 타지마할 전경 )
* 타지마할 (Taj Mahal) : 무굴제국의 제5대 황제 사 자한 (Shah Jahan 재위 1592-1666)의 아내 뭄타즈 마할(Mumtaz Mahal)의 무덤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리석 건물이다.
아내가 사망하자 사 자한은 큰 충격을 받고 화려한 무덤을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뭄타즈 왕비가 죽은 이듬해인 1632년 시작된 공사는 22년 동인이나 이어 진다 설계는 이란 출신 천재 건축가 우스타드 이샤 (Ustad Isa)가 맡았는데, 그는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는 물론 중국에서까지 장인을 불러 들여 도움을 받으며 건설했다.
무굴제국의 수도였던 아그라(Agra)의 남쪽, 야무나(Jamuna) 강변에 세워진 타지마할은 동서 300m, 남북 560m의 넓은 대지 위에 세워진 궁전 형식의 묘지이다. 약 300미터에 이르는 일직선의 수로 중앙에는 연꽃 모양의 수조가 있고 물을 뿜어대는 분수가 있다. (오늘은 불행히도 분수대에 물이 없다.)
(타지마할의 전경 )
타지마할 본당 건물의 높이는 약 65m, 거대한 중앙 돔을 사이에 두고 4개의 작은 돔이 우아하다. 타지마할이 세워진 기단(基壇)의 네 모퉁이에는 각각 미나레트라(Minaret)고 부르는 첨탑이 있고 건물의 입구의 수로와 정원은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루어 균형미와 정갈함을 느끼게 한다. 타지마할 예술성의 핵심은 돔과 아치가 보여주는 완벽한 곡선미와 대리석에 무늬를 박아 넣는 피에트라 듀라(Pietra-dura) 기법의 모자이크 장식을 꼽는다. 피에트라 듀라(Pietra-dura) 기법은 우리의 전통 도자기에서 보는 상감세공 기법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 타지마할 - 돔과 첨탑)
타지마할 본당 내부에는 사 자한과 뭄타즈의 가묘가 있다. 진짜 무덤은 본당 지하에 은폐되어 있는데, 사상 최대의 무덤을 만든 사 자한이 후세 도굴을 염려하였나 보다.
사 자한은 타지마할이 완공된 후 10년 뒤인 1658년 막내아들 아우랑제브(Aurangzeb)의 반란으로 왕위를 박탈당하고 아그라 성의 무삼만 버즈(Musamman Burj)라는 귀퉁이 탑에 갇혀 말년을 보낸다. –oh! sad movie-. 다행히 그곳에서 2㎞ 떨어진 타지마할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1666년 죽은 뒤에도 그토록 사랑하던 왕비 옆에 묻혔다. -happy end-
( 타지마할 )
* 아그라 성(Agra Fort) -
1566년 무굴 시대 제3대 왕 악바르 (Akbar) 에 의해 건설된 무굴제국 당시의 왕궁이다. 강대한 제국의 상징답게 높이 20m, 길이가 2.5km나 되는 성벽이 이중으로 성을 감싸고 있는 엄청난 크기의 위용을 자랑한다. 건축에 남다른 애정과 재능을 보였던 제5대 왕 사 자한은 화려한 건축물을 추가하여 아그라 성을 세계에서 제일가는 궁전으로 변모시켰고, 말년에는 이곳 무삼만 버즈(Musamman Burj)에서 유폐된 채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포로의 탑’이라는 뜻의 ‘무삼만 버즈’는 8각형의 커다란 탑으로, 사 자한이 말년에 아들에 의해 유폐되어 살았던 곳이다. 이곳의 테라스에 서면 아내의 무덤 타지마할이 아련히 보인다.
( 아그라성의 내부, 꽃 문양의 장식)
아그라를 떠나면서 우리는 대리석 가공 기념품상에 들린다. 가게에서 대리석에 피에트라 듀라(Pietra-dura) 기법으로 보석을 모자이크한 조그마한 화병을 구입하다. 도자기가 아닌 대리석 작품이어서 이채롭다. 충동구매로 인도를 상징하는 코끼리 2마리도 사다. 가게 입구에서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
( 대리석에 모자이크 한 화병 )
아그라에서 11시 열차를 타고 카주라호로 출발 예정이다.
열차가 30분 연착된다고 하여 우리는 플랫폼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는다. 이곳 플랫폼에는 원숭이가 많다. 도시락을 먹는 우리 주위에서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주라고 아우성이다. 날쌘 원숭이는 손에 든 바나나를 아예 탈취해 간다. 전동열차 지붕에서 뛰놀던 어린 원숭이 한 마리가 “꿍-”하는 소리와 폭죽 같은 연기 속에 감전사고를 당하여 열차 지붕에서 기절한다. 10여분이 지나서야 움직이는 것을 보고 할 일 없는 우리는 그의 생환을 축하하는 환호를 보낸다.
이곳의 열차는 시간을 지키지 않아 언제 올지 모른다. 우린 30분이 지나서도 무작정 땅바닥에 주저앉아 기다린다.
12:00. 드디어 열차가 들어온다. 3층 침대칸인데, 현지인들과 뒤섞여 있다. 한 룸에는 8인실인데 따로 벽이 없다. 우리 일행은 새벽에 기상하여 오전 관람에 지친 듯 대부분 1층과 2층 침대에 들어 눕는다. 3층은 오르기에 너무 가파르다. 열차는 20-30 분 간격으로 멈추는 우리의 완행열차와 운행이 비슷하다. 저속이라 차창 풍경이 편안하다. 열차역을 지나면 평원이 나온다. 평원은 한가하고 여유롭다. 들판은 푸르다. 유채꽃이 들판에 가득하다. 산은 보이지 않고 지평선도 아득하다. 열차여행은 지난여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한없이 펼쳐지는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초원 대신에 들판의 평야가 다를 뿐이다. 며칠 동안 타고 다닌 비좁은 버스보다 넓고 여유로워 열차여행이 훨씬 좋다.
( 열차 내부 )
한 시간쯤 지나자 열차 2량에 분산되었던 우리 일행이 자연스레 한 량으로 모이고, 현지인들이 거의 내려 우리 일행만이 남게 된다. 열차 내에서 간식으로 컵라면과 햇반을 먹는다. 열차가 깨끗하지 않음은 우리가 어쩔 수 없다. 바퀴벌레가 여기저기 수도 없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여자들은 한쪽에 모여 저녁 하차할 때까지 이야기 꽃이다. 무슨 화제가 저리도 풍부한지. 남자들은 몇 마디 이야기 후에는 조용하다. 옆에서 김 교장이 지루한 듯 하모니카를 불어대자 나는 돼지 멱따는 소리로 뽕짝가요를 따라 부른다.
20:40 종착지 카추라호 역에 도착한다. 인구 5천명의 소도시로 역전마저 어두운 시골마을이다. 대기하는 차량은 대형 Bus이다. 이 버스로 국경 룸비니까지 타고 간다.
21:15. 호텔 Clarks Khajuraho 도착하다. 호텔 정원에서 결혼식이 호화판으로 진행되고 밤늦게까지 요란을 떨더니, 12시가 넘어서야 조용해진다.
[ 사진 모음 ]
( 아그라 성 입구 )
( 아그라 성의 내부 )
첫댓글 나마스테 인도.네팔여행 잘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