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아이와 내 아이가 비교될 때 ◆
아이를 키우다 보면 흐믓하고 기쁜 일도 셀 수 없이 많지만 엄마 아빠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걱정거리도 많다.
특히 육아 경험이 없는 초보 엄마의 경우, 주위에서 하는 이야기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 다른 이들이 또래 아이들과 뭔가
다르다고 이야기하면 우리 아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고 기분도 그리 좋지 않다.
옆집 엄마가 우리 아이에 대해서 뭐라고 한 마디 할 때, 그 내용이 좋지 않은 이야기일 경우 엄마 마음은 상하게 마련.
아이를 키우면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닌데도 '내 내 아이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이다. 돌지난 아들을 둔 사당동의 김희영씨는 이런 문제로 옆집 엄마와 다투기도. 아들이 11개월에 들어섰을 때 놀러온 그 엄마는
기어다니는 아이를 보고 "아니, 아기가 아직도 못 걸어요? 우리 딸은 9개월 때 일어서 금방 걸었는데. 돌이 다가오는데도 못 걸으니
좀 이상하네."라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정말 우리 아이가 정상이 아난가 싶어서 동네 소아광에 가서 상담을 할 정도. 하지만 아이에
따라서 다양한 발달을 보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어떤 때는 아직 애가 말을 못 한다며, 자기 아이 때보다 키가 작다며 사사건건 비교를 하는 게 아닌가.
그 엄마와는 끝내 거친 말이 오갔고 먼 이웃사촌이 되고 말았다.
엄마들이 많이 나누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우리집 아이와 남의 아이를 비교하는 것.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자칫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쉽고, 불필요한 걱정을 만들기 때문에 그리 권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아이들마다 개성이 있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적인 부분은 육체적 발달 모두 다른데도, 우리 아이가 조금 더 낫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확인하고 싶은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총신대 유아교육과 김미경 교수는 이야기한다.
또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에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늘 자기 아이가 최고이고 싶어 은연중에 남의 아이의 단점을
지적하게 된다고. 우리 아이가 비교당할 때 엄마가 느끼는 섭섭함은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얘는 왜 이렇게 작니? 네 시누이 아이는 몸도 실하고 키도 크더구만, 잘 좀 먹이지 그랬니?"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시는
말씀인 줄은 알지만 '어머니, 그런 말씀 하시지 마세요. 어린아이들의 성장은 모르는 거래요. 두고 보세요.
' 라는 항변을 속으로 삭이면서 순간 엄마의 가슴은 섭섭함으로 상처를 입는다.
"애가 말이 느리네." "얘는 아직 한글도 몰라요?" "맞벌이라 그런지 애가 고집이 세네." 비교하는 사람은
무심히 하는 말이지만, 당하는 엄마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정작 부모나 아이는 그다지 불편도 없고 심각하지도 않는데
괜히 주변의 소리에 걱정거리가 만들어 진다. 그래서 어떤 엄마는 아이에게 화를 내고, 비교당하는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를
윽박지른다. 하지만 엄마의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엄마 스스로가 중심있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는 김미경 교수.
"아이의 미래는 누구도 점칠 수 없다는 사실을 엄마들은 모두 알고 잇어요.
하지만 내 아이가 최고라는 생각 때문에 그냥 흘려버리지 못하는 거죠. 상대가 이야기하는 부분이 정말 우리 아이의
단점이라면 인정하고, 다른 장점을 개발해 주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남의 이야기에 너무 마음 상하지 말고, 나는 다른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지요."
실제로 어떤 아이는 읽고 쓰는 법을 일찍 깨우친다. 또 어떤 아이는 늦게 터득한다. 옆집 아이보다 키도 작고 말도 늦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뒷자리에 앉고 공부도 훨씬 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대성의 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도 만 네 살이 되어서야 겨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를 볼 때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남의 이야기도 걸러서 들을 수 있는 엄마의 올곧은 자세가 필요하다.
철학이 있는 엄마에게서 자란 아이가 개성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 엄마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비교의 말 베스트 5
1. 애가 다른 애보다 좀 늦되나 봐.
2. 얘는 누굴 닮아서 이러니? (주로 엄마쪽을 탓하며) 외탁을 해서 oo가 나쁘구나, 못생겼구나 등(시댁식구의 경우)
3. 요즘 애치고 공부를 안 시켰나 봐.(아직도 글자를 모르니? 또는 숫자를 못세니? 공부를 안했구나 등)
4. 영양 실조인가 봐. 혹은 비만인가 봐. (너무 작다, 말랐어, 지나치게 건강하다, 뚱뚱하다 등)
5. 엄마가 안 키워서 (맞벌이를 해서) 그런지 다르긴 다르다. 엄마가 돈 버느라 애한테 신경을 안 썼나봐 등)
<참고 : 김미경. 총신대 유아교육과/ 베스트 베이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