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1 20031217-2 1P-1.zip
惠庵 門人 淸峯 淸韻 선사 의역 강설
1. 책머리에 씀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석가세존의 가르침은 교설이며 말 있음으로써 말 없음에(차별문) 이르고 선사의 가르침은 말 없음으로써 말 없음에 이르는 直指인심인 것이다.
그러므로 6조단경은 말 없음으로 말 없음을 드러내 보이신 禪旨法門(평등문)인 것이다.
따라서 구경은 둘 아닌것(不二)이며 또한 차별문인 교설도 선지가 들어 있으며 평등문인 선법, 돈법도 또한 차별의 도구(수단인 말)를 씀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개구즉착”이란 말은, 말은 곧 실상이 아닌 것이므로 어긋나게 된것이라하나 말이 없다면 무엇으로 알릴것이며 "입을 열면 어긋난다”는 말이 곧 말인 것이니 말이나 글에 굴림을 당하면 참으로 그르치는 것이니 법문을 굴려 그 뜻을 깨달아 알고 써야만 하는 것이다.
바르게 쓰는 도구는 곧 지식을 지혜로 응용하는 것이라,
공(理)으로는 바늘도 통할수 없으나 사사로이(事)는 거마도 통한다 한 것이니 허물도 용납되는 허물이 있고 용서받을 수 없는 허물이 있으니 용서받지 못할 허물이란 것은 삿된 자기소견을 남에게 주입하여 자기도 구하지 못할 뿐아니라 남까지도 동업중생으로 6도를 헤매는 죄업을 더하게 하는 것이다.
잘못된 소견은 모르는 것만 같지 못한 것이니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자 할 때 어지럽게 낙서된 화폭은 깨끗한 화폭에 그리는 수고보다 그것을 지우는 작업이 더욱 힘들고 때론 거의 불가능하게 됨과 같아 아주 위험한 장애가 되는 것이니 이 삿된소견의 집을 짓고 울타리를 치게 되면 다시 허물기가 어려우며 가득 채운 잔에는 아무리 좋은 것도 더 채울 수 없음과 같은 것이다.
평등문가운데는 차별門(깨달아 드는 문의 방편설)이 있으며 차별문가운데는 평등의 도리가 갖추어져 있음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조계 6조대사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입멸에 드시기까지의 道行의 긴요한 부분을 기록한 이 6조단경은 선지법문의 소의경으로 가히 최상의 法門이라 할것이니 상근기로써 법을 구하는 도학인이라면 受持하여 歸勘으로 할 필독서임을 감히 권하는 바이다.
다만 글만 쫓아 외우고 글에 굴림을 당하지 말고 그 글가운데의 오묘한 뜻을 참구하여 계합하게 되면 깨달음을 증득할 것이며 글(법문)을 가히 굴린다 할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이 경을 번역하고 강설함에 대체로 쉽게 알도록 최소한의 意譯(뜻으로 풀어 번역)하느라고 애썼으며,
참고나 보충할것이나 이해를 돕고자하는 부분은 주해를 따로 두지 않고 ( )안에 넣어 이해를 도왔으며
번역이나 교정이나 강설의 의의는 독경하는 이들의 이해를 도우는데 그 목적이 있는 바라,
원문인 중국어로는 그 뜻이 모두 한문가운데 포함되어 있어 어조사(토씨)는 본래 따로 붙일 필요가 없어 중복되는 것이나 우리 불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여 쓴 바라 고어 방식의 어조사가 오히려 어려움을 더하는지라 고쳐 쓰고 띄어쓰기 또한 그렇게 교정하였다.
교문이든 선문이든 말이나 글은 실상이 아닌 가르치기 위한 도구(방편)이기 때문에 더구나 우리는 漢文권에 사는 한문 문화가운데서 글의 도구(더구나 상형문자인 한자)를 응용하는 까닭에 문자가 그 글의 쓰임에 따라 뜻이 다르게 쓰이게 되는 것(예: 心 = 본성심과 작용하는 생각심, 法 = 有象인 모든 것과 진리와 구경의 실상과 일체종지등, 佛 = 본성, 불성, 자성, 부처와 부처님 등등)임을 살펴 알아야 하며,
따라서 법문을 듣고 경을 봄에 쉽게 알아 듣고, 살펴봄에 전문용어(예: 체, 용· 공, 덕· 정, 혜 등등)를 숙지해 두면 도움이 될 것임을 부언해 두는 바이다.
밖을 향하여 구하지 말라는 말에 쫓아 선지(禪旨)를 궁구하라 한 것을 잘못 알아 "독경 염불 기도도 할 것 없다" 하지 말아야 한다.
념이라는 것은 자기자성을 따름이요, 불이라는 것은 곧 자기 이름이니 자기 마음으로 자기(佛)를 쫓아 자기 이름을 염하는 것이 어찌 밖으로 구하는 것이랴.
다만 잘못 행하고 있음을 탓할 뿐이다.
염불, 기도, 독경을 하되 그 뜻을 굴려 하게 되면 그 공덕이 수승하여 정각에 이르게 되는 길이니 부처님이 바라는 독경, 염불, 기도가 바로 이것인 것이다.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이름만 있고 본체가 없는 것이요,
바름을 알고 닦고 행함으로 이름과 본체를 다 갖추어 지혜롭게 써야 하는 것이니 닦으면 성인이요, 닦지 않으면 곧 범부에 머무는 것이다.
捨敎入禪의 뜻도 이에 미루어 알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깨달은 자에게는 불경도 화두도 필요하지 않다" 하는 것은, 그 근본을 요달(了達)하면 부처님의 일대 시교를 다 보아 깨달음과 다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육조단경"을 잘 살펴 깨달음의 안내서로 하여 무상 정등 정각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끝으로 이 경이 편집, 인쇄되어 세속에 열어 보이게 됨에 편집을 맡아 애쓴 명심, 원각스님 그리고 보혜심 노효정 보살과 시주 동참해주신 지명 남상본 거사 지명심 이선주 보살, 혜선화 보살, 일공 노재홍 거사 일공심 최정문 보살, 무애 류대립 거사 무애심 김미용 불자님들의 법보시 공덕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경을 수지하는 모든 이들의 소망하는 뜻이 이루어지도록 불·보살님의 가피가 항상 충만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장군죽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