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요청 거절당했던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다
명동에 있는 모 클리닉을 찾았다. 사실 이 병원은 시내 비만 클리닉 중 소위 인기 많은 병원 중 하나여서 궁금증에 먼저 전화로 취재 요청을 했었다. 그러나 “해줄 말이 없다”면서 의사로부터 거절당했던 곳. 그래서 환자가 되어 직접 병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평일 10시 명동. 평일 오전인데도 30대 전후의 여성 환자들이 굉장히 많아 접수를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주위 환자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듣자니, 다들 전문가 같았다. 오늘은 카복시만 맞는 날이라거나 약 처방만 받아야 한다는 둥 프로처럼 대화를 나누었던 것. 보기에 뚱뚱하다 싶은 여자도 있었지만 지극히 정상 체중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많았다. 모두 정기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인지 새로 상담을 받는 건 나뿐인 듯했다. 상담을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상담은 간단했다. 의사는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하는 것이라는 카복시 주사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 후 어디에 맞고 싶은지 물었다. 허벅지와 복부라고 하자, 두 부위에 대해 간호사의 가격 설명을 들은 후 진료 카드를 작성하면 된다고 말했다. 외관상 별로 살이 없어 보이는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카복시 주사를 권했고, 통증이나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했다. 약간 메스껍거나 멍이 드는 정도가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라고. 마취는 필요 없고 통증도 참을 만한 수준이라면서, 망설여지면 패키지로 끊지 말고 “오늘 우선 한 대 맞아 보라”고 담배 한 대 권하듯 가볍게 권했다. 이 병원의 가격대는 이렇다. 우선 일주일당 처방료와 진료비는 일만원, 지방 분해 주사 1세트(주사 10대)에 1만원(주당 2회 정도 시행), 카복시 테라피 한 부위당 2만원에 부위 추가 시 1만5000원(일주일에 2회 정도 시행), 메조 테라피 한 부위당 3만원에 부위 추가 시 2만원(일주일에 1회 시행).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주 2회 한 달(총 8회) 패키지로, 지방 분해 주사, 카복시, 약 처방을 포함하여 한 부위에 23만원(부위 추가 시 13만원인데 허벅지나 팔뚝의 경우 양쪽 세트를 한 부위로 여긴다).
비만 클리닉 전문의의 설명을 듣다 (청담동 클리닉s 안재석 원장)
지금 유행하는 카복시 테라피와 메조 테라피, 지방 분해 주사의 차이 카복시 테라피는 이산화탄소 가스를 지방층에 주입하는 것으로 노폐물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켜서 사이즈를 감소시켜주는 것. 메조 테라피는 피부의 신경을 자극해서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지방 분해가 용이한 약을 주사하는 테크닉을 일컫는 말이다. 두 가지의 원리는 비슷하며 바늘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 분해 주사는 지방을 분해해줄 수 있는, 즉 세포를 분해시키는 약을 다양하게 배합해서 지방층에 주사하는 것. 실제로 처방을 할 때에는 다양한 방법을 복합적으로 하고 있고 요즘엔 hpl 주사를 처방하거나 지방 분해용 레이저를 같이 쓰는 게 트렌드다.
클리닉s에서는 마취 처방을 한다는데… 정확히 말하면 수면 유도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카복시를 할 때 가스의 양을 많이 주입할 경우 통증이 올 수도 있다. 특히 척추가 좋지 않은 사람은 유독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척추가 정상인 사람은 통증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사전 테스트를 통해서 수면 유도제가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한다.
약 처방은 어떻게 하나 약은 식욕 억제제와 지방 분해제로 주사의 보조 수단으로 처방하는데 약 처방이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주사는 사이즈를 줄일 필요가 있는 부위에 체형 관리용으로 처방하는 것이라면 약은 전체적인 체중 관리용인 것.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약을 단계적으로 처방하기 때문에 위험은 전혀 없다.
요즘은 정신과 전문의도 비만 클리닉을 하고 있던데… 대학병원의 전문의 과정에서 미용과 관련된 ‘비만’이나 ‘체형 관리’를 공부하지는 않는다. 비만은 척추 통증의학과는 물론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정신과 등 모든 의료 분야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로서 그렇게 의구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재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들은 모두 관련 학회에 가입을 해서 교육을 받고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주사 다이어트 효과 본 아줌마를 만나다
대림동에 사는 김모 주부. 168cm의 63kg의 약간 덩치 있어 보이는 체형이다. 그녀의 45일 전 체중은 무려 73kg. 카복시 주사 8회를 맞고 10kg 감량에 성공했다. “주사만 맞은 건 아니에요. 한 달 반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에어로빅을 했어요. 동네 내과에서 하는 카복시 주사는 일주일에 2회씩 4주 동안 배와 팔뚝에 맞았고 약 처방도 같이 받아서 식욕이 거의 없었죠. 가격은 배만 맞을 경우 1회에 2만원이고 부위 한 군데 추가되면 5000원 더 추가돼요. 약은 일주일분 1만원 정도고요. 기본적으로 살이 많이 빠졌지만 특히 옆구리 부위의 살이 없어져서 허리 라인이 살아난 게 제일 마음에 듭니다. 약 끊은 지 4주 정도 됐는데 아직 요요 현상은 없습니다. 가끔 잠이 안 온다거나 가슴이 더 커졌다는 사람, 속이 메스껍다는 사람이 있지만 이 정도면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죠. 아파트 단지 내에 카복시 주사 맞은 여자들 정말 많은데, 보통 한두 달에 10kg 정도씩 빠진 것 같아요. 에어로빅 같은 운동 전혀 하지 않고 이 주사만 맞은 사람도 5∼6kg은 감량됐고요. 그러니 아줌마라면 누가 안 맞고 싶겠어요. 가격 부담만 없다면 아마 동네 아줌마 다 맞을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