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서 끌려간 뒤 자퇴생 등 4명으로부터 폭행당해
[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폭력으로 머리카락이 뽑히고 얼굴도 상한데다 옷도 흙 범벅인 채 파출소로 피했는데 경찰관이 나가라고 해 또다시 집단폭행을 당했다."
지난 21일 밤 또래로부터의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2차 폭행으로 만신창이가 된 고교 1학년 A군(17).
A군은 “가까스로 파출소로 도망쳤는데 낌새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경찰관이 밖으로 내보내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 8시 신부동 노래방 인근에서 천안 S고 1학년 동급생 B군으로부터 영문도 모른 채 뺨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A군이 무차별 폭력을 당했다.
당시 B군은 “안경 벗어! 안 벗으면 그냥 때린다. 니 눈이 다치는 거지”라며 휘어잡은 머리채를 이리저리 뒤 흔들면서 A군의 얼굴과 등, 머리 뒤통수 등을 사정없이 내리쳤다는 것.
영문도 모른 채 A군이 B로부터 폭행당하는 현장에 있었던 또래친구 6명은 전 야구부 소속으로 덩치 큰 B의 위세에 압도돼 그대로 보고만 있어야 했단다.
A군은 공포감에 울음을 터트렸슴에도 B군의 폭행이 계속되자 2m의 낭떠러지를 뛰어 내려 파출소로 도망쳐 들어갔다.
이날 밤 9시께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A군의 상태조차 파악치 못한 경찰관은 “왜 왔냐(?)”는 한마디만 던진 후 물을 먹고 난 A군에게 “앉아 있지 말고 나가라”고 했단다.
당시 친구 2명이 뒤따라 파출소에 들어와 “B가 너 안 때린대. 공원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라고 했지만 경찰관은 이 말조차도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A군은 가까스로 피한 파출소에서 경찰관의 도움조차 받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며 B군이 기다리는 파출소 옆 공원으로 끌려갔다.
이 곳에서 20여 명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울고 있는 A군에 대한 2차 폭행은 CCTV가 없는 지하주차장으로 이어지면서 자퇴생까지 가담한 4명으로부터의 집단폭행으로 확산됐다.
당시 순찰차가 인근을 둘러보고 갔지만 이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력이 계속되자 A군은 "안경도 벗겨진 채 도망쳐 인근건물 옥상으로 몸을 숨기고 집단폭행자들이 돌아간 것을 확인한 뒤 이날 밤 12시가 지난 뒤에야 문제의 파출소를 다시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방문했던 파출소를 가고 싶지 않았으나 주변에 갈 곳이 그 곳 밖에 없었다"며 "다행히 나를 내보낸 경찰아저씨가 없고 교체된 다른 경찰관에게 신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수차에 걸쳐 얻어맞은 귀는 지금도 먹먹하고 머리카락도 계속 빠지는데다 구역질과 어지러움으로 앉아 있을 수도 없다"며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제의 경찰관은 "친구들 여러 명이 파출소에 들어와 물을 먹고는 들락날락하더니 파출소를 나갔다. 나중에 다시 A군이 들어와 폭행사실을 밝혀 알게 됐다"고 말했다.
A군을 폭행한 B군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X같이 말하네. 괴롭힌 게 아니라 뒷담화를 하고 다녀 순간 욱해서 뺨을 3번 때렸다.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며 사뭇 당당하다.
B군은 특히 SNS를 통해 "천안 뜨는게 좋을거다. 천안애들중에 과연 누가 너편인지 봐라 ㅋㅋ", "쪽팔림ㅇ없네. 뚜들겨 맞고 뒤에서 존나 까네 병신이", "병신 지가 신고한다고 내가 무서워 할 줄 아네. 나 이제 무서운거 없으니까 천안바닥에서 보이지 말아라~"라는 등으로 A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폭행에 가담한 C군은 몇 번이나 때렸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협조 안 하겠다"고 했다.
집단폭행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은 "4명의 친구들로부터 참혹한 폭행을 당하는 A군을 보며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으나 보복이 두려웠다"며 몸서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