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옵는 선배님께
그리고
사랑하는 후배에게,
을미년
새해 아침 인사 드립니다.
새해에는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댁내에는
행복한 웃음이 끊이지 않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저희 경기 고등학교는 1900년 10월에
개교하여 114년간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유능한 인재들을 배출
해왔으며, 올해 2월 9일 111회 졸업생이 나올 예정이고, 저희 밴쿠버
동창회에는 41회 부터 91회 까지 110 여 동문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지난
115년 간, 모교는 수많은 엘리트를
배출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소리없이 기여하게 하였읍니다. 그러는 동안
저희 경기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부지불식간에 유가(儒家)적인, 사회의 모범적인 인간으로 교육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읍니다.
신임
동창회장으로서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41회에서 91 회까지 수직으로 길게 모인 저희 벤쿠버 동창회에
도가(道家)적인, 즉 무위자연(無爲自然)적인 모습이 조화를 이루었으면 금상첨화라고 하겠읍니다.
동창회를
위한 선배님들의 사랑이 넘치는 조언과 도움을 간곡히 부탁드리며 후배들의 진취적인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하여 고견을 밑바탕으로 115년 전통의 경기고등학교의 이름으로 하나되는 인연들을 더욱 긴밀하게 엮어나가겠습니다.
동창회장
오성철(70회) 올림
추신: 박목월 시인의 시 한 수 첨부하였읍니다.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쿵둥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렁저렁
그저
살믄
오늘같이
기계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베
안
그런가 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목발
받혀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
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