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문화노트<톡톡톡> 이영준의<미술이야기>
동현 / 정희문화노트 <톡톡톡>
오늘은요 이영준의 미술이야기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인혜 / 벌써 우리가 미술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설치미 술에 대해서 알아봤죠, 지난시간에는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공 부를 했잖아요 오늘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오늘 정희문화노트 <톡톡톡>, 이영준의 미술이야기
미술평론가 이영준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인사)
Q-1 1월 미술계소식 부탁드립니다.
동현 / 2010년 경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했는데 먼저 1월의 전시일정 부탁드립니다.
이영준 / 1월에도 전시소식이 풍성합니다. 먼저 올해가 호랑이 해인데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전시가 있어 먼저 소개합니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화랑 공간화랑에서 안윤모의 <호호호(虎虎虎) 호랑이전>이 열립니다. 작가 안윤모는 주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우리일상 속에 겪게 되는 에피소드 혹은 사회적 문제를 풍자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담는 작가입니다. 안윤모의 그림 20여 점이 1월 11일까지 전시됩니다.
다음은 부산시립미술관 전시를 소개할까 합니다. 12월에 새로 오픈하는 전시만 6개입니다. 부산의 작고작가전,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 대만의 풍경들전, 배병우 사진전, 김창렬전, 신옥진 기증작품전이 열립니다.
'부산의 작고작가전'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잊혀진 부산 작가를 소개하는 매우 의미있는 전시입니다. 40대에 요절한 작가 김경과 16세 때 부산미술전람회에 입선하고, 이듬해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입선하면서 그림의 천재로 알려졌던 여성작가 김천옥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은 김지문, 김대홍, 박성란이 선정되었구요 '대만의 풍경들'전은 타이베이시립미술관 소장품 50여 점이 전시되고 있어요. 그리고 물방울하면 떠오르는 작가 김창렬과 소나무 작가로 유명한 배병우선생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두 분다 한국 현대미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들입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전시실 비디오&팝아트展이 1월21일까지 열립니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두 장르인 비디오아트와 팝아트를 만날 수 있는 자리린데요 데이비드 걸스타인, 줄리안 오피, 로이 리히텐슈타인, 쿠사마 야요이, 탐 웨슬만 등 대표적인 해외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실수 있구요 안성하, 유영운, 이동기, 이동재, 지용호의 작품도 전시가 됩니다.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에서는 미국 기하추상 3인전이 열립니다. 미국에서 70년대에 일어났던 미술사조입니다. 미니멀리즘의 다양한 전개상을 보여주는 솔 르윗, 로버트 맨골드, 프레드 샌드백의 기학학적인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개인의 감성은 물론이고 작품의 본질적인 요소가 아닌 것은 죄다 제거함으로써 극히 간결하고 추상적이며 기하학적인 조형을 만들어낸 것이 미니멀리즘인데요 한국 현대 미술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죠.
아리랑갤러리에서는 1월17일까지 고양이 인간을 통해 불안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성유진의 작품 20여 점 전시됩니다.
코리아아트센터에서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라는 타이틀로 김홍희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김홍희가 몽골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자연을 담은 작품을 보여줍니다.
인혜 / 1월, 새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가요? 정말 많은 전시들이 열리네요. 그럼 이중에서 톡톡톡에 소개할만한 전시는 어떤 전신가요?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의 미국 기하추상 3인전을 추천해 드립니다. 왜냐하면 내일까지입니다. 뿐 만 아니라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미술사조입니다. 최소한의 미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미니멀리즘은 모더니즘 미학을 상징하는 미술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순함의 미학은 동양미학과 상통하는 점이 많아서 한국의 현대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잘 알려진 한국의 단색회화도 바로 미니멀리즘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인혜 / 그렇군요. 미니멀리즘 조금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조금 어려운것 같아요.
동현 : 정말 그러네요 말도 좀 어렵고... 최소한의 미술? 그럼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 것도 미술이 될 수 있어요?
이영준 / 예 그렇숩니다. 텅빈 캔버스, 아무런 그림도 걸려있지 않은 전시장. 이런 것들도 예술이 될 수 있어요. 미니멀리즘은 미술뿐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 그리고 건축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장르를 아우르는 개념이예요. 그래서 이 사조에 대해 알게되면 현대예술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서양사람들은 나누는 것을 좋아해요. 사물을 쪼개고 쪼개면 원자가 되잖아요? 이러한 사고가 서구적인 사고의 대표적인 예가될 수 있을 거예요. 흔히 요소주의 혹은 형식주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사유의 가장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는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네요.
인혜 / 내일까지 열리는 미국 기하추상 3인전 꼭가봐야 겠어요. 그럼 잠시 노래 듣고 미술평론가 이영준님과 정희문화노트 <톡톡톡> 미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노래듣고) =====================================
인혜 / 미니멀리즘 이거 좀 더 알고싶은데요. 이러다 정희가 문화프로가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알건 알아야죠?
동현 : 그러게요... 갑자기 수준이 너무 높아진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정희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이해하고 있을거예요
인혜 / 미니멀리즘이 단순함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흔히 아주 심플하고 단순한 인테리어 보면 왜 모던하다 그러잖아요. 이것과도 관계가 있나요
이영준 : 예 그렇습니다. 아주 쉽게 이야기 해 주셨는데. 왜 심플한 디자인 보면 모던하다 그러잖아요. 모던의 의미가 바로 제가 이야기해 드렸던 요소주의 혹은 형식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거든요. 농촌을 생각해 보세요 옛날에는 농로가 구불구불 했잖아요 그런데 요즘 농촌은 반듯하게 길이 나있어요. 경운기도 들어가고 트랙터도 들어가야 하니까요. 이런게 모더니즘입니다. 직선, 단순함, 합리, 이런 용어들이 관련되어 있구요 궁극적으로는 이성중심주의라고 말할 수 있지요. 그래서 미니멀한 공간은 사람에게 아무런 감정을 유발하지 않아요. 최소한의 존재감만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것이 오히려 역으로 동양적인 감수성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흔히 젠스타일이라는 것도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동아시아의 신비주의미학이 만나서 만들어진 스타일이죠.
인혜 / 그럼 미니멀리즘 대표작가도 말씀해 주셔야죠
미니멀리즘이라는 용어는 사실 1960년대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했는데요 워낙 기본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어서 ABC아트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신세계에서 전시하는 작가 외에 미술이론가인도널드 저드(Donald Judd),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 칼 안드레(Carl Andre), 댄 플레빈(Dan Flavin) 등이 있구요 음악에서는 필립 글래스(Philip Glass), 건축에서는 루드비히 미스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등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동현 : 미니멀리즘 알수록 더 재미있는것 같아요. 그럼 잠시 노래 듣고 계속해서 미술평론가 이영준님과 정희문화노트 <톡톡톡> 미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노래듣고) =====================================
인혜 : 이제 끝으로 2009년 미술계.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번 되돌아 볼까요?
이영준 / 작년 한 해 미술계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긁직한것들만 보면 옛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결정됐고, 부산 시립미술관도 제2관 건립이 확정되었습니다. 을숙도문화회관 바로 옆에 건립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비엔날레 전용관 건립과 함께 논의되고 있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경제위기의 여파로 미술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박수근 ‘빨래터’ 위작 사건과 미술품 로비 사건은 미술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르누아르전과 같은 대형 블록버스터 전시들에 60만이 넘는 많은 관객이 몰려서 화제가 되었구요 어려운 미술시장 여건속에서도 아트페어와 경매가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요. 2년이나 끌었던 '빨래터' 위작 논란은 우리나라의 감정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그 결말도 그렇게 매끄럽지는 못했습니다.
동현 : 그렇군요. 르누와르전 저도 무척이나 보고싶었는데 왜 부산에는 이런 전시가 안내려 오나요?
이영준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흥행에 대한 부담이 제일 큽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관람문화가 가장 광범위하게 정착된 곳이 서울이나 수도권입니다. 그만큼 고객이 많다는 이야기죠. 이런 대형 블록버스트 전시는 적어도 50억 많게는 100억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그러니까 만약 흥행에 실패하게 되면 기획사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되죠. 그래서 지방전시를 좀처럼 하지 못하죠. 그리고 이러한 작품들은 항온항습기 가 설치된 공간에서만 전시를 해야하고 여러 가지 도난에 대한 장치들이 설치가 되어야 합니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그냥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 것 같지만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전시기간 내내, 다시말해 밤에도 에어컨디셔너가 작동을 하고 있구요 작품에 손을 대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경보가 울리는 장치들이 다되어 있어요. 철저한 보안이 보장되는 곳에서만 전시를 할 수 있어요. 작픔 한 점이 수백억, 유명한 작품은 수천억을 호가하기 때문에 보안에 그만큼 신경을 쓰는 거예요.
은혜 : 그럼 2010년 미술계 어떤 전망을 가지고 계시는 지요
개인적으로 미술이 좀 더 대중화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스면 합니다. 정희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좀 딱딱하고 어렵긴 하지만 문화를 다루는 시도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확대되어야 합니다. 미술 스스로도 쌓아왔던 벽을 허물어서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 속에서 예술을 꽃피워야만 진정한 생명력을 키워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미술시장이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많은 화랑들이 활발하게 전시를 개최하고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작품을 소장하는 기회를 더욱 폭넓게 가지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대안공간을 통해 새로운 신진작가들이 계속해서 소개가 되고 그들의 활동이 미술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바로 부산미술계의 가장 큰 행사죠 부산비엔날레가 열립니다. 이제 부산 비엔날레도 10년을 맞이하는 의미있는 해인데요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0년은 문화예술이 삶에 더욱 깊숙이 스며드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혜 : 정말 2010년에는 미술계가 더욱 풍성해 지기를 기대해 볼게요. 아마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 같구요 정희도 함께 응원할게요
동현 / 네~ 지금까지 정희문화노트 <톡톡톡>
이영준의 <미술이야기> 함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