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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2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수도권의 하늘
"매일 마스크 쓰고 살 수 없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귀국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국일보의 2013년 4월 3일자 기사내용이다. 베이징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의 피해가 심각하다. 〈중국 베이징에서 3년간 거주했던 라스 라스무센 노키아 마케팅 대표는 최근 두 자녀, 부인과 함께 고국 덴마크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하나, 대기오염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 놀 수 없고 집 밖에선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공상과학소설처럼 매일 마스크를 쓰고 살순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국인들이 '에어포칼립스(대기오염으로 인한 종말론)'상태인 베이징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포칼립스는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을 합친 신조어로, 서구 언론들이 최근 베이징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를 빗대 사용하고 있다. 아담 다넷토 주중 유럽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대기오염은 회원들과 가족에게 큰 관심사"라며"기업인들이 베이징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은 공통된 이유"라고 말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20만 명의 외국인 중 어느 정도가 떠났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2014년 1월 초 베이징의 미세먼지농도는 m³당 993μg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m³당 25μg의 약 40배에 달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이제 미세먼지는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당장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스모그가 심한 중국 시내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로 PM(Particulate Matter)10이라고 한다.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주로 배출되며 중국의 황사나 심한 스모그때 날아오는 크기가 작은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중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미세먼지를 초미세먼지라 부르며 지름 2.5㎛ 이하의 먼지로서 PM2.5라고 한다.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배출된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아주 미세한 초미세먼지 입자로 바뀌기도 하는데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여기서 혈관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한,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PM 2.5 환경기준 설정연구, 국립환경과학원, 2006).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70%가량(중국통계연보, 2011)이다. 석탄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스모그가 자주 발생하게 되며 이것이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게 되는데 중국발 스모그는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ㆍ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스모그는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로, 안개와 미세먼지ㆍ황산화물ㆍ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혼합되어 안개가 낀 것처럼 대기가 뿌옇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나 스모그 둘 다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고농도 발생 시 시정(visibility)을 악화시켜 대기가 뿌옇게 보이고,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황사가 중국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발생한 자연현상인 반면, 고농도의 미세먼지 발생은 자동차ㆍ공장ㆍ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이 된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황사, 스모그가 우리나라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 황산화물 29.7%
* 초미세먼지 32-60%
* 미세먼지 30-50%
* 납 30%
* 카드뮴 50%
* 비소 40%
(미세먼지와 중금속오염도는 황사가 같이 발생했을 때의 비율임)
환경부는 지난 1995년 1월부터 10㎛ 이하의 미세먼지(PM 10)를 새로운 대기오염물질로 규제하고 있으며, 2015년 1월부터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 2.5)에 대한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미세먼지의 대기환경 기준은 24시간 평균 100㎍/㎥ 이하이며, 1년간 평균 50㎍/㎥ 이하이다. 2015년부터 시행되는 초미세먼지의 대기환경 기준은 24시간 평균 50㎍/㎥ 이하이며, 1년간 평균 25㎍/㎥ 이하이다.
현재 미세먼지에 대한 업무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가장 먼저 실시간 대기정보가 나오고 통합환경대기지수가 나오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미세먼지가 포함하고 있는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의 농도분포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미세먼지 예측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한국대기질예보시스템(PM 10)이다. 예측자료는 다음 그림과 같이 표출된다. 2014년 1월 13일 예측자료를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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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세먼지 예측 일기도(PM10) 2 대기통합지수 그래프 |
그러나 미세먼지 예측은 현재 우리나라의 예측기술로는 상당히 어렵다. 그러다보니 미세먼지가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던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미세먼지 예측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언론에 뭇매를 맞았다.
먼저 미세먼지 예보가 틀렸던 사례를 살펴보자. 2013년 12월 5일의 경우다. 환경과학원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으나 오후가 되면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였다. 예보와 달리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 영등포구는 평상시 먼지의 5배에 달했고 수도권 곳곳에서도 200마이크로그램 가까이 치솟은 곳이 많았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오염물질의 체류시간을 잘못 계산했다고 해명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의 예측도 빗나갔다. 이날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정상 수준이었다. YTN은 12월 6일 “미세먼지 예보, 연일 빗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파란 하늘이 드러났는데요. 뒷북도 아닌, 매일 '거꾸로' 예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라고 보도했다.
2014년부터 시행된 미세먼지 예보
2013년 12월 20일 예보도 크게 빗나갔다. SBS에서 2013년 12월 20일 “환경부 예보는 이번에도 크게 빗나갔습니다. 당초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역 모두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될 걸로 예보했으나, 중부지방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세 배 안팎까지 올라갔습니다.”면서 미세먼지 예측이 수준 이하라고 질타했다.
중국발 스모그로 인한 미세먼지 예측뿐 아니라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예측도 엉망이었다. 중앙일보는 2014년 1월 2일 기사에서 “1일 새벽 황사가 서해안과 일부 내륙지역을 덮쳤다. 특히 서울에 새해 첫날 황사가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기상청과 환경부 모두 황사예보를 놓치는 바람에 해맞이 등을 위해 야외로 나온 시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이 해돋이를 구경하던 이날 오전 7~8시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24시간 환경기준인 ㎥당 100㎍(마이크로그램·1㎍=100만 분의 1g)이 넘었다. 오전 2시 서울 관악구에서 189㎍까지 치솟았던 미세먼지는 오전 9시를 고비로 낮아졌지만 이날 오전 서울의 평균 오염도는 122㎍으로 미세먼지 예보단계 중 ‘나쁨(121~200㎍/㎥)’에 해당했다.”며 전혀 미세먼지 농도 예측을 하지 못한 것에 일침을 가했다.
왜 미세먼지가 영향을 주었던 날마다 예측을 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국립환경과학원은 바람 예측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 어려우며 다양한 기상자료를 활용해 예측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미세먼지 예측기술은 상당히 낮다. 우선 전문적인 미세먼지 예보관이 없다. 둘째, 예측모델의 정확도가 낮다. 셋째, 중국의 스모그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다. 넷째, 기상청과 환경부의 미세먼지 관측자료도 공유되지 않았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미세먼지 예측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처리시간이나 자료의 양이 적기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주는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2013 초 내놓은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연구’ 보고서를 통해 서울지역에서 초미세먼지 일평균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44%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75%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KEI 배현주 박사는 “하루 단위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증가해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초미세먼지 주의를 알리는 전광판
이화여대 병원이 임신부 1천500명을 4년에 결쳐 추적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상승할 경우,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최대 1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체중아 출산율과 조산·사산율도 각각 7%와 8%씩 증가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이 12개 지역의 아동 1천 700명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폐활량이 떨어지는 '폐 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다른 지역 아동보다 5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의 인체영향, 2002, 김윤신 한양대학교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2013년 8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실린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의 라쇼우-니엘센 박사팀의 연구논문에서 미세먼지는 폐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9개국 30만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이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또 일반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롭 비렌 박사팀은 랜싯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커졌다고 발표했다.
고려대 이종태(환경보건학) 교수는 “서울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증가할수록 폐기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경우 최대로 내뿜을 수 있는 호흡의 양을 1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보통 300L 정도 되는데,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3.56L 줄고,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4.73L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속의 황산염과 질산염 같은 독성물질이 눈물 층과 화학반응을 해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은 소량이라도 매우 해로운 것으로 없던 안구건조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안구 건조증 환자가 2007년 143만 명에서 2011년 219만명으로 연평균 11.4%씩 증가하였고, 미국 연구에서도 스모그가 발생할 때 안구건조증 발병률이 최고 40%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치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뇌 인지 기능 퇴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기업 순천향대학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들어가서 뇌에서는 치매, 심장에서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농도를 6단계로 나누어 미세먼지 예보 등급에 따른 행동요령을 만들었다.
* 좋음 : 0~30㎍/㎥
* 보통 : 31~80㎍/㎥
* 약간 나쁨 : 81~120㎍/㎥ - 노약자들의 장시간 실외 활동 가급적 자제
* 나쁨 : 121~200㎍/㎥ - 무리한 실외 활동 자제 요청((특히 호흡기, 심질환자, 노약자)
장시간 무리한 실외 활동 자제
* 매우 나쁨 : 201~300㎍/㎥ - 실외 활동 제한, 실외 활동 자제
* 위험 : 301㎍/㎥ ~ - 실내 활동으로 제한
미세먼지에 대한 예방법을 소개해 본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상태가 나쁜 것으로 예측될 때는 미세먼지 행동요령 정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다. 약간 나쁨 단계부터는 노약자나 심혈관질환자, 호흡기 질환자들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면 집안의 문을 닫아 미세먼지의 유입을 차단한다. 집 실내에서는 충분한 습기유지와 함께 공기청정기 등을 켜주는 것이 좋다. 셋째, 외출할때는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은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되어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오히려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세탁 후 재사용 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밀착력 감소로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아울러 긴 소매와 장갑, 목도리등을 꼭 착용하는 것이 좋다. 넷째, 미세먼지가 많은 경우 콘텍트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주의를 해야 한다. 렌즈로 인해 눈이 보다 건조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착용을 피해야 한다. 다섯째, 물은 자주 마셔주는 것이 매우 좋다. 그리고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어 먹는다. 노상이나 야외 조리음식은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가능성이 높다. 가급적 어린이들이 사먹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부는 2011년 이후 서울을 비롯한 전국 측정소 11곳의 초미세먼지를 측정·분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011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2㎍/㎥로 미국 뉴욕 13.9㎍/㎥의 배에 가까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17.9㎍/㎥), 영국 런던(16.0㎍/㎥), 프랑스 파리(15.0㎍/㎥) 등 다른 도시에 비해서도 훨씬 높았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0년 28.8㎍/㎥, 2011년 29.3㎍/㎥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2015년 도입할 대기환경기준인 연간 평균 25㎍/㎥를 여전히 웃돌았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측정소 11곳 가운데 6곳에서 지난해 기준치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측정됐다. 경기도는 연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3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인천(29.4㎍/㎥)과 춘천(27.8㎍/㎥)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환경부는 이산화황(SO2)과 이산화질소(NO2)가 초미세먼지 농도 상승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공동 연구 결과 우리나라 대기 중 황산화물의 약 30%, 질소산화물의 40% 정도가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추정됐다. 황석태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장은 “자체 오염원이 적은 백령도에서도 최근 2년간 일평균 기준치를 넘은 날이 25일이나 된 점으로 미뤄 중국의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유입된 탓이 크다”면서 “거기에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이 함께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2013년 12월 6일 동아일보는 “중국 관영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스모그 침입을 당했다’면서 중국발 스모그를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서울에 나타난 스모그의 발생 원인은 인구 밀도가 높고 대량의 디젤자동차, 분진 등 때문”이라며 중국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2013년 말부터 한국을 덮친 스모그는 정말 중국과 관련이 없을까? 전문가들은 “중국 언론의 주장은 논쟁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인공위성을 통해 한국을 지나는 기류가 중국에서부터 불어오는 것이 보이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서풍 또는 남서풍 계열의 기류가 지속적으로 하루 이상 불 때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을 뒤덮는 것은 매해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람들은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로 피해가 크므로 중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유럽 국가들은 '장거리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 관한 협약(CLRTAP)'을 맺어 국경 간 오염물질이 확산될 때 함께 모니터링을 한다. 주범국엔 손해배상 청구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는 구속력 있는 협약이 없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5차 보고서를 토대로 중국의 미래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모를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당장 대기오염 감축에 들어가는 ‘최선의 시나리오’일 경우 PM2.5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다 2022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황이 계속 유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PM2.5 배출량이 2050년까지 증가하고 2055년쯤부터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중국발 초미세먼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고강도 대기오염 방지책을 발표하며 개선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로 볼 때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피해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미세먼지 주무 부서인 환경부는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15~2024년 사이 10년 동안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를 ㎥당 47㎍에서 30㎍으로, 초미세먼지(PM2.5) 오염도는 27㎍에서 20㎍으로 낮추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버스·대형 화물차에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숯가마와 직화구이 음식점 등에 대해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키로 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이 대기오염 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선되는 데 2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국내 오염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질소산화물의 배출 허용 기준을 2015년부터 20∼25% 강화하고 휘발유차의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도 신설키로 했다. 또 2014년까지 CNG(천연가스) 버스 1560대, 전기차 800대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고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낡은 차량을 내년까지 2만5000대 조기 폐차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예보는 2013년 12월 16일부터 오염도와 상관없이 매일 발표하고, 2014년 2월부터는 발표횟수도 하루 두 차례로 늘렸다. 일반 국민은 대기정보 제공 사이트인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에 신청하면 미세먼지 예보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환경부는 2014년 5월 수도권, 2014년 8월 전국 등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던 초미세먼지(PM2.5·지름이 미세먼지의 4분의 1 이하) 예보를 2014년 5월 동시에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환경부와 기상청, 환경과학원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12명으로 구성된 예보전담팀을 만들었다. 환경부는 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측시스템에 기상청의 분석자료까지 적용하는 ‘앙상블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성능 컴퓨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였다. 또한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대책(2015~2024년)을 수립해 미세먼지 오염을 적극적으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中 네이멍구 초원 사막화 방지 활동
미세먼지의 오염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중국과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기상변화에 따른 잦은 안개와 중국발 스모그가 겹칠 경우 환경재앙은 물론 제2의 도심 아파트 헬기 충돌 같은 항공사고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의 대기 분야 상시 ‘정책 대화’를 제의하고, 우리의 앞선 환경산업·기술을 전수하는 등 중국의 대기 질 개선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2013년 8월 한·중·일 국장급 환경정책 대화를 가동하자고 중국에 제안했다. 환경부는 또 석탄화력발전소 탈황·탈질 기술,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등 청정 대중교통시설 운영 방안, 경유차 매연 저감 기술 등 중국이 관심을 갖는 국내 환경기술에 대한 파트너십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한다. 모쪼록 정부는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하겠다.
황사란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란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한다. 중국에서도 황사라고 하며, 강도에 따라 푸천(浮塵), 양사(揚沙), 샤천빠오(沙塵暴), 창샤천빠오(强沙塵暴)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일본 역시 코사(こうさ, 黄砂, 黄沙)등으로 부르며, 국제적으로는 아시아먼지(Asian Dus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래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는 의미에서 우토(雨土)나 토우(土雨) 등으로 불렀다. 황사라는 용어는 1954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순우리말로는 흙비, 북한에서는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는 ’모래흙’이라 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황사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온다. 신라 아달라왕 21년(서기 174년) 음력 1월의 우토(雨土)라는 표현이 나온다. 백제에서의 오랜 기록은 근구수왕 5년(서기 379년) 음력 4월의 雨土日(흙이 비처럼 하루 종일 내림)이 있다. 고구려에서는 영류왕 22년(서기 640년) 음력 9월의 日無光涇三日明(3일 동안 햇빛을 볼 수 없었음)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고려사는 사우(砂雨), 황사우(黃砂雨) 등의 표현으로 총 50건의 황사현상을 묘사고 있다. ‘토우는 모시모경에 사방이 어둡고 혼몽하고 티끌이 내리는 것 같은 것’이라는 현대적인 황사의 정의가 서운관지에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황사기록이 있다. 먼지현상으로서의 황사 42건, 비에 섞여 내린 황사 3건, 눈에 동반된 황사가 5건, 우박과 함께 한 황사 5건, 안개와 관측된 황사 2건 등 총 57건의 황사현상이 나온다. 참고로 중국의 황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150년의 우토(雨土)이며, 일본의 경우는 서기 807년의 황우(黃雨)라는 기록이 최초다. 기상에 관한 기록 중 유난히 황사에 관한 기록이 정확하고 꼼꼼한 이유는, 황사를 잘못된 정사에 대한 하늘의 응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사가 옛날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지도자의 정치적 실책으로 발생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황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날아오르기 쉬운 20㎛ 이하의 모래먼지가 많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모래먼지를 날아오르게 하는 강한 바람이 있어야만 한다. 기상학적으로는 한랭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 발생할 때 강한 상승공기가 만들어진다. 강한 바람으로 상공으로 올려 진 모래먼지는 기압골 뒤에 따라오는 대륙성고기압의 강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전통적으로 황사가 발생하는 지역은 고비사막이나 타클라마칸 사막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몽골초원지대의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 지역에서 강한 황사가 만들어진다. 이 지역의 황사가 무서운 것은 해발 1km의 고원지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고도가 낮은 베이징(北京)등 중국의 동부지역보다 바람이 산지에 막히는 우리나라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중국 동북(東北) 3성에 해당하는 만주지역의 커얼친(科爾沁) 사막에서도 최근 황사가 자주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사막지역이 아닌 중국내륙에서도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비가 적게 내리고 땅이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며, 강한 햇볕으로 대기가 불안정한 곳이다. 황사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황사 특보의 발령 기준과 황사특보행동요령
2002년 3월 짙은 황사가 발생했을 때 산업체가 받은 영향은 엄청났다. 반도체, 항공기 등 정밀기계 작동에 문제를 일으켜 많은 손해를 입었다. 건설현장마다 인부들의 결근율이 30%에 달했다 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사업체는 생산 공장의 공기정화기를 100% 가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량품이 증대하였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표면에 먼지가 섞일 우려가 커짐에 따라 1시간 동안 도장작업을 중단했다.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에어샤워' 시간을 평소보다 10~20% 늘렸다. 황사는 항공기안전에도 영향을 주었다. 많은 항공편이 결항되었는데, 모래바람으로 인한 시정장애는 구름․안개와 달리 빛의 투과성이 떨어지므로 똑같은 시정거리라 할지라도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매년 봄 축산 농가를 시름에 빠뜨리는 구제역도 황사 때문에 생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짙은 황사가 서울 하늘을 뒤덮은 모습. <출처: 기상청 기상사진전>
황사가 가져오는 이로운 점도 있다. 황사가 많은 해에는 산림의 송충이 피해와 함께 적조(赤潮)현상이 줄어든다. 황사가 발생하면 이익을 보는 산업도 있다. 병원이나 약국, 공기청정기 업체도 매출이 오르겠지만, 황사를 가장 반기는 곳은 TV 홈쇼핑 업체라고 한다. 주부들이 백화점으로 쇼핑을 가지 않고 홈쇼핑으로 몰려 판매고가 30%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황사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황사의 피해를 막는 갖가지 아이디어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황사바람을 막아주는 안경 달린 모자가 나왔는가 하면, 황사 방지용 커버가 부착된 유모차도 나왔다. 의학적 근거는 없지만, 황사가 발생하면 삼겹살 전문점도 쏠쏠한 매출을 올린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황사는 이롭기보다는 해로운 면이 훨씬 더 많은 기상현상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황사의 횟수와 강도 등은 1990년 대 이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서의 황사 발생 일수를 보면 1971~1980년 28일, 1981~1990년 39일, 1991년~2000년 77일, 2001~2010년에는 122일이었다. 70년대에 비해서 2000년대에는 무려 4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황사의 강도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역대 황사의 농도가 높았던 순위다. 역대 농도가 가장 높았던 15위까지의 순위로 보더라도 전부 200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 해가 갈수록 황사농도가 강해진다는 뜻이다.
중국의 급격한 사막화는 심각하다. 매년 여의도 면적의 240배정도 되는 땅인 2000㎢로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대륙의 4분의 1이상이 사막화 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젠 중국의 동부대도시들은 연중 대기오염에 시달릴 정도로 공기질이 최악이다. 미래예측처럼 황사가 더 많이 그리고 강하게 발생해서 영향을 준다면 우리나라의 공기질도 앞으로 매우 심각하게 나빠질 것이다.
이제 황사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태풍이나 집중호우는 당장 내 재산을 집어삼키고 부수기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황사는 조용히 사람들을 죽이고 산업계에 엄청난 피해를 주지만, 피해가 눈에 잘 보이지 않기에 대수롭지 생각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강한 황사가 주는 영향을 분석했다. 산업피해에 5조원, 건강피해가 10조원으로 15조원의 피해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피해를 준 태풍 루사 때 피해액이 5조 6천 억 원이었다. 그렇다면 거의 세 배에 해당하는 피해를 주는 황사는 분명 큰 자연재난이다. 황사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피해는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황사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을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중국의 사막에 나무를 심는 모습. 국내 기업이 이 사업에 후원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중국의 사막화를 막는 일을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고비 사막 같은 건조지대는 연간 30㎜의 비만 내리기에 나무를 심어 효과를 거두기가 힘들다. 그러나 몽골고원지대나 북중국 지역의 초원지대는 연간 강수량이 400㎜정도 된다. 나무나 풀을 심어도 생육에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지금 사막화 문제는 지나친 가축의 방목으로 초자원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적절한 풀과 나무 선택과 올바른 방목관리 등을 통해 초원을 되찾도록 도와주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2011년 동해안 폭설 당시 강원 삼척시내 모습. 눈이 허리까지 쌓인 장면이다. <출처 : 연합뉴스>
폭설(대설)이란 많은 눈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의 대설 특보기준을 보면 주의보는 24시간 신적설(새로 쌓인 눈)이 5cm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대설경보는 24시간 신적설이 20cm이상 예상될 때다. 다만, 산지는 24시간 신적설이 30cm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그런데 눈은 한 시간 안에 5cm 이상 쌓일 수 있어 순식간에 도심 교통을 마비시키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항공기 운항에도 안전에 큰 영향을 준다. 눈이 한파를 동반한 폭풍과 함께 몰아치거나 지속적으로 내리게 되면, 재배용 비닐하우스 등의 약한 구조물을 훼손하여 농가에도 많은 피해를 준다. 뿐만 아니라 운송, 유통, 관광, 보험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소방방재청의 최근 10여 년간의 재해연보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자연재해의 68%는 태풍 및 호우에 의해 발생하였으며, 폭설에 의한 재해는 9%에 불과하나 점차 폭설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겨울철 폭설이 오는 지역은 한반도 주변 기압배치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서해안 지방에 폭설이 내리는 경우는 서고동저형의 기압배치에서 등압선이 남북으로 서고, 북서계절풍이 강할 때이다. 이때는 충청 및 호남의 해안지방 외에도 제주도 산간지방과 울릉도에 눈이 많이 내린다.
북고남저형의 기압배치 하에서 등압선이 동서방향으로 눕고 북동기류가 뚜렷할 때는 영동지방에 많은 눈이 내린다. 기압골이 남북으로 형성되면서 저기압이 느린 속도로 진행하면 때에 따라 중부지방에도 많은 눈이 내리며, 이 때 기온이 낮으면 남부지방에도 곳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린다.
1974-2001년간 10cm 이상의 새롭게 쌓인 눈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강원 동해안지방에서는 연 평균 2-3회, 강원산간지방에서는 연평균 7-8회 정도 대설 사례가 발생하였다. 또한 하루 50cm 이상의 눈이 쌓인, 대설 사례도 연 평균 1회 정도로 나타났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대관령 등 산간지방에서 나타났다.
서울·경기도지방에서는 1989-1999년간 평균적으로 연간 4일 정도 눈이 왔으며, 이중 하루 정도는 일 신적설이 5cm 이상 쌓일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중부지방에 대설이 내리는 경우는 급격한 상승기류에 의해 형성되는 뇌우 구름(적란운)과 규모가 큰 저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이다. 2004년 3월 4일 하루 동안 대전지방에는 50cm가 넘는 기록적인 눈이 내렸다. 당시 서울과 중부를 잇는 고속도로에 수많은 차량이 갇혀 국가 동맥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4년 3월 폭설로 마비된 경부고속도로 <출처 : 연합뉴스> | 2004년 중부 폭설로 고속도로에 고립된 차량에게 헬기로 음식을 공급하는 장면 <출처 : 연합뉴스> |
서해안 지방에 폭설이 내리는 경우를 서해안 한기확장형 기압배치라고 부른다. 겨울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압배치는 서고동저형으로 북서쪽으로 한랭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대륙고기압이 북서쪽에서 확장해오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수면 위를 찬 공기가 지나오면서 눈구름이 발달하고, 내륙으로 밀려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게 되기에 한기확장형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 제주도, 울릉도 지역에서 폭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005년 호남지방 폭설 <출처 : 연합뉴스> | 2005년 호남지방 폭설로 고속도로에 고립된 차량들 <출처 : 연합뉴스> |
서해안 지방에 폭설이 발생하는 원인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찬 공기가 이류해가는 바다와 인접한 하층에서는 대류 현상이 활발해져 바다 표면으로부터 열이 공기 중으로 수송된다. 이런 대류현상으로 발생된 작은 적운형 구름은 통상 850-700hPa(1.5 - 3km높이) 높이까지 발달한다. 이 눈구름은 바람의 풍향과 수직적인 변화(연직 쉬어), 그리고 불안정에 의한 대류 활동에 따라 그 세기와 모양이 좌우된다. 바람의 방향은 찬 공기가 바다 위를 지나는 거리를 결정한다. 특히 서해상은 지리적인 여건으로 볼 때, 북서풍이 불 때 취주 거리가 발해만에서 남해상으로 길게 이어지므로 찬 공기가 해면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서풍이 불때보다 커진다. 이때 풍속이 15m/s 내외로 적절하면 기계적 난류로 해상의 수중기 공급이 활발해 진다.
풍향이 주는 영향으로는 북풍에 가까울수록 호남해안이나 제주도의 풍상(바람이 불어가는 쪽) 측에 많은 눈이 내리나, 서풍에 가까울수록 경기만으로 눈구름이 들어오면서 서울지방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때 바다의 온도와 대기 온도의 차이가 커질수록 대류 운동이 활발해져, 바다로부터의 열과 수증기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폭설의 가능성이 커진다.
서해안 한기확장형 기압패턴은 고기압 중심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구분된다. 각 유형별로 강설량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고기압 중심이 화북 내륙에 위치할 때로 우리나라로는 등압선이 남북으로 서 있다. 이런 경우 호남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충청, 호남 지역으로 많은 눈이 내린다.(강설량의 단위는 cm임)
고기압이 산둥반도 부근으로 떨어져 나와 이동성고기압의 형태같이 되는 경우로 이때는 강설구역이 호남 및 충청지역에서 경기 남부 및 영남 지방으로 확대된다.
화중과 화북에 고기압이 나뉘어 위치할 경우로 강설량은 적어지면서 영남 서부 지역으로 강설 범위가 확대된다.
2011년 눈폭탄을 맞은 강릉시. 1m가 넘는 눈이 왔다. <출처 : 연합뉴스> | 2011년 폭설로 고립된 산간 마을에 진입로를 뚫는 경찰들 <출처 : 연합뉴스> |
동해안 폭설의 유형은 한기확장형, 산악형, 난기해한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한기확장형이다. 대륙에서 확장하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중심축이 남쪽으로 확장하지 않고 동쪽으로 확장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북서계절풍이 아닌 북동풍이 불게 된다. 북동풍(Easterly)은 0˚~ 90˚사이에서 유입되는 바람을 말하는데, 북동기류 유입으로 영동지역에는 대설이 발생한다. (정광범, 이재규(2003), 권태영(2006))
메커니즘은 찬 공기가 동해의 바다 위를 이류하면서 공기와 바다 온도차로 발생하는 대류 현상으로 만들어진 적운형 구름이 동해안으로 상륙하면서 눈이 내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태백산맥은 해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강제 상승시켜 눈구름을 더욱 발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에 서해안 지방에 비해 더 많은 대설현상을 나타낸다.
한기확장형 일기도 | 한기확장형 대실 모식도 |
‘산악형’ 패턴으로 폭설이 오는 경우다. 북쪽의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과 남쪽의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저북고 형태의 기압배치를 보이며 등고선 방향이 산맥에 거의 직각으로 평행하여 강한 동풍이 유발된다. 바람은 60°정도의 산맥 방향에 거의 직각인 동풍류의 바람이 강하게 분다. 강설량은 산악과 해안 모두 매우 많은 강설량을 보이지만 산악지방이 해안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강설량을 기록하며 산맥을 넘어 영서지방인 원주에 까지 강설이 기록 될 때도 있다.
산악형 일기도 | 산악형 강수시의 바람 모식도 |
‘난기 해안형의 경우다. 남해상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난기가 유입되어 상층 한기와 만나 영동지역에 대설이 발생하는 형태이다. 상층의 난기가 대관령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기류가 하층의 남동풍과 충돌하면서 강수가 발생한다. 산악지역은 주로 눈이 내리지만 해안지방과 영서 지방은 눈과 비가 함께 내리는 경우가 많다. 강설량은 상대적으로 산악지역이 많은 강설량을 기록한다.
난기해안형 일기도
기압골에 의한 폭설은 남쪽 기압골 통과형과 북쪽 기압골 통과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남쪽으로 기압골이 통과하는 유형이다. 저기압이 동중국해상을 거쳐 우리나라 남해상과 일본을 통과하면서 중부 이남지역과 영동지역에 대설이 발생하는 형이다. 우리나라로 접근하는 저기압의 이동 경로에 따라서, 수증기의 유입 통로와 전선대의 위치가 달라지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도 덩달아 달라진다. 남해상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저기압이 통과하면, 중부지방과 동해안지방이 주 강설 지역이 된다. 이미 우리나라를 점령한 한기의 남쪽 경계의 확장 정도에 따라, 강설 지역은 남부 지방과 영남해안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제주도 산간지방도 많은 눈이 오게 된다. 수증기 통로는 주로 남동쪽 방향으로 열려 있으므로, 저기압의 북동 사면에서 많은 눈이 오게 된다. 이 형태는 동해안 한기확장형 대설형태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것은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보느냐의 차이로 이름 붙여진 차이일 뿐이다.
남쪽 기압골 통과형 일기도 | 북쪽 기압골 통과형 일기도 |
북쪽 기압골 통과형을 설명한다. 저기압이 한반도 북부나 만주를 지나면서 주로 중부 이북 지역에 대설이 발생하는 형태이다. 북서 계절풍을 타고 발해만에서 서해중부해상으로 저기압이 접근하면, 남서쪽에서 열려있는 수증기 통로를 타고 유입된 온습한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나는 경기도 지방이 주요 강설 지역이 된다. 겨울철 저기압이 통과하면, 한기 위를 난기가 올라하는 북쪽 반원에서 주로 눈이 오게 된다. 이 지역은 또한 하층 대기에서 두 기단이 충돌하여 전선의 활동이 강화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2001년 2월 15일 경기 대설이 이 사례에 속한다. 2001년 2월 14일과 15일 사이에 발해만에 있는 기압골이 남동진 하면서 한반도 중부 지방을 통과한 경우로 15일 12시부터 서울 지역에 본격적인 대설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저기압이 한반도 북부나 만주를 지나면서 주로 중부 이북 지역에 대설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북서 계절풍을 타고 발해만에서 서해중부해상으로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온습한 공기가 찬 공기와 경기만에서 만나 강한 대류불안정을 만들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진 경우이다. 한기 위를 난기가 올라가면서 전선의 북쪽 반원에서 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서울이 27cm, 수원이 13cm, 원주가 21cm, 산악지방으로도 25~30cm의 대설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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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설이 내린 2001년 2월 14일~15일 평균지상일기도 2 2001년 2월 서울에 내린 폭설로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지붕 일부가 찢어졌다. <출처 : 연합뉴스> |
폭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2004년 중부지방 폭설은 100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폭설로 당시 서울 시내 모든 도로가 사실상 전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던 기록적인 재난이다. 당시 폭설로 인한 피해는 재산피해액 6,734억 원 (사유시설 6,620억 원, 공공시설114억 원)이 발생하였다. 이 중 충남 3,526억원, 충북 1,918억원, 대전 670억원, 경북 등 61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이재민은 7,117세대/25,145명(주 생계수단 상실로 인한 이재민 포함)이 생겼으며, 충남 3,734세대/13,196명, 충북2,714세대/9,653명, 경북 510세대/1,761명, 대전 등 159세대/535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폭설로 인한 피해는 보이는 이런 부분 외에 교통이나 건강, 물류수송차질 등 간접적인 피해가 더 크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폭설이 가져오는 피해를 절대로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폭설이 가져다 주는 피해도 막대하지만 반대로 이익도 있다고 한다. 기상청은 2010년 1월 4일 중부지역(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에 내린 폭설(평균 강설량 16㎝)의 경제적 가치를 약 8,3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기상청은 “폭설로 일부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강설의 긍정적 측면을 고려하여 경제적 가치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평가항목은 ①가뭄피해 경감, ②수자원 확보(댐, 가용 수자원), ③대기질 개선, ④산불 방지 등이었다. 기상청은 겨울철 강설에 의한 봄 가뭄피해 경감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약 7958억 원으로 가장 높게 추정했다. 다음으로 눈이 녹아서 다목적 댐과 용수 댐으로 유입이 예상되는 수량은 각각 1억 3600만㎥과 20만㎥으로 경제적 가치는 65억 원과 1000만원으로 계산했다. 댐이 아닌 농지 및 임야 등으로 유입되는 가용 수자원의 가치도 33억 8000만원으로 평가했다. 강설의 세정효과에 따른 대기질 개선 효과도 253억원으로 계산하고 강설 이후 발생한 산불의 감소에 따른 눈으로 인한 산불방지 효과는 약 4000만원으로 추산했다. 기타 비용으로 3억 원 정도를 계상했다.
겨울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출처 : 연합뉴스> | 폭설도 대비와 예보가 중요하다. <출처 : 연합뉴스> |
충분히 대비가 가능한 시간을 두고 정확한 폭설예보가 이루어진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폭설피해다. 기상청의 신속하고 정확한 예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시행, 국민들의 긍정적 협조가 이루어질 때 폭설로 인한 재난은 감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겨울철이면 한파가 밀려온다
한파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전쟁이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이다. 모스크바를 천신만고 끝에 점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예년보다 일찍 동장군이 찾아오면서 나폴레옹은 후퇴를 결정한다. 겨울에 대한 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스몰렌스크에 도착한 11월 9일경에는 기아와 함께 영하 30℃의 추운 날씨로 인해 병력은 5만 명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12월 6일 영하 38℃까지 떨어졌다. 이때의 추위로 4일 동안 4만 명이 얼어 죽는다. 6개월 전 러시아로 침공했던 552,000명중 겨우 1,600명만이 프랑스로 살아 돌아왔다. 기록적인 한파가 나폴레옹의 야망을 꺾어 버린 것이다. 한파는 전쟁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고 개인의 건강에는 치명적 악영향을 준다.
한파(寒波)는 겨울철에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면서 들이닥치는 추위를 말한다. 기상청에서는 한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를 발령한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 기준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발령된다.
●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아침 최저기온이 -12℃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이보다 더 추운 날씨가 예상될 때 한파경보를 발령한다. 10월부터 이듬 해4월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발령한다.
●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아침 최저기온이 -1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한파경보를 발령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한파의 고향인 시베리아 겨울 풍경
우리나라에 한파가 닥쳐오기 위해서는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어야만 한다. 기온은 바람에 실려 이동해오는 공기의 성질에 따라 가장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찬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할 때 차가운 공기의 이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는 과정에서 북서풍을 타고 강한 한기가 남하한다. 특히 500hPa에서 닫힌 분리형 저기압(곡선으로 폐곡된 저기압)이 남하하면 상층까지 찬 공기가 남하하여 더욱 한기의 이류가 심해진다. 이것은 상층저기압의 왼쪽반원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분리형 저기압이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지면 한기 이류가 더욱 강해지면서 우리나라에는 강력한 한파가 찾아온다.
예를 들어보자. 아래 그림은 2003년 1월 29일 09시 일기도다. 지상일기도의 두터운 화살표는 기압계의 이동 벡터를 나타낸다. 상층 500hPa의 두터운 원 안의 저기압은 분리저기압을 나타낸다. 지상일기도에서 우리나라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로 찬 북서풍이 유입되고 있다. 27일 대한해협 부근에 중심을 두었던 저기압은 북해도를 지나 발달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바이칼 호 남단에서 발달한 대륙성고기압이 확장하여 남해상까지 세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상층 500hPa에서 닫힌 분리형 저기압이 위치하여 고기압의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겨울철 북서계절풍에 의한 기온하강 사례. 2003년 1월 29일 09시 지상 및 500hPa일기도. 지상일기도(좌)의 두터운 화살표는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동벡터를 나타낸다. 우측 그림의 빨간 원으로 표시된 것은 분리저기압으로 한기가 남하하면서 대륙고기압의 세력을 지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제공 : 기상청>
다른 사례를 보도록 하자. 북반구 상공에는 파장이 긴 공기의 흐름이 있는데 이 공기의 흐름이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을 경우 한기가 남하하여 영향을 주는 예이다. 2000년 1월 15일 기록적인 한파가 닥쳤다. 이 당시 상층 5킬로미터의 일기도인 500hPa에서 평년과의 고도편차를 나타내는 일기도를 보면 1월 1일부터 6일까지는 우리나라는 따뜻한 warm구역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서쪽에 있던 차가운 cold구역이 동진하면서 11일부터 15일까지는 우리나라는 북극에 중심을 둔 거대한 한핵(cold core)의 영향을 받고 있다. 500hPa의 영하 20도 선이 9일에는 몽골지역에 위치해 있었으나 남하하면서 13일에는 중부지방까지 내려오고 있다. 상층에서의 강한 한기 남하를 볼 수 있다. 이 당시의 한기 남하로 설악산이 영하 29.6도를 기록했고, 원주와 오산이 영하 21도, 충주와 예천이 영하 20도로 과거최고기록을 갱신했다. 북한지역에서도 중강진과 장진이 영하 35도 이하를 기록했으며 평양과 평강지역도 영하 25도 이하를 기록하는 혹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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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0년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북반구 고도편차를 통한 한기이동 모식도 <제공 : 공군> 2 2000년 1월 9일부터 13일 까지 500hPa 일기도의 한기남하 모식도 <제공 : 공군> |
체감온도
체감온도는 문자 그대로 인체가 느끼는 온도라는 뜻이다. 바람과 기온에 따라 결정된다. 체감온도를 계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JAG/TI 에서 개발한 신 바람냉각지수(New Wind Chill Index)를 사용한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
W = 13.12 + (0.6215 × Tair) - 11.37 × V10m0.16) + (0.3965 × Tair × V10m0.16)
W : 신 바람냉각지수, Tair : 기온(℃), V10m : 10m 높이의 풍속(km/h)
이 공식은 남녀 각 6명씩 12명이 임상 실험에 참여하여, 각 얼굴 부위에 센서를 부착하고 각기 다른 기온과 풍속 조건에서 피부 온도와 열손실을 계산하여 만들었다. 직접 사람이 추위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공식인 것이다. 체감온도의 영향은 어떨까. 캐나다 환경국은 겨울철 야외 훈련이나 운동을 할 때 체감온도에 따라 인체가 받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영하 9℃ ~ 영하 16℃ : 노출 피부 냉각
● 영하 17℃ ~ 영하 23℃ : 일정시간 피부노출시 동상 증대
● 영하 24℃ ~ 영하 32℃ : 단시간 내에 노출피부 동상
● 영하 32℃ 미만 : 위험하므로 야외 활동 제한
동상
동상으로 물집이 잡힌 손 <출처 : (cc) Winky from Oxford, UK>
한파가 사람에게 주는 영향 중 가장 많은 사례는 동상(凍傷, frostbite)이라 할 수 있다. 동상은 매우 차가운 날씨에 피부가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내부의 기관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출된 피부로 향하는 피의 흐름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추위에 노출된 피부는 얼게 되며 이것을 동상이라 한다. 동상은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1도 동상 : 물집이 생기지 않는 상태
● 2도 동상 : 부종과 함께 물집이 나타난다
● 3도 동상 : 2도 동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 4도 동상 : 피부의 괴사가 일어나 심한 상태로 병든 부위를 절단해야 할 만큼 최악의 상태다.
저체온증
저체온증은 체온(심부체온 기준)이 35℃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몸은 항상 36.5℃를 유지하기 위해 신진대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체온이 저하되면서 신체기능의 이상을 초래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사람이 얼어 죽는다는 것은 반드시 외기 온도가 영하로 떨어질 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체온을 빼앗겨 어느 정도의 온도 아래로 심부 체온이 내려가면, 심장은 기능을 멈춘다. 그러므로 한여름이라도 옷이 젖은 상태에서 장시간 지내게 되는 경우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심부체온에 따른 저체온증의 증상은 아래와 같다.
● 35~33℃: 격렬한 떨림 발생. 피부 창백, 입술 청색, 졸림, 발음 부정확 등
● 32~29℃: 혼수상태, 심장박동 및 호흡 감소. 근육 떨림 멈춤, 동공 확장 등.
● 28℃ 이하 : 심실 세동 등 부정맥 발생, 혈압 감소, 의식 불명 등
영하 30도까지 내려간 철원에서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외부 전지를 이용해 시동 거는 모습
한파가 물자, 장비에도 큰 영향을 준다. 플라스틱 용기들은 온도변화에 민감하게 팽창 수축을 하기에 쉽게 동파되거나 파손된다는 점이다. 고무는 영하 30℃이하의 환경이 지속되면 쉽게 부서진다. 타이어의 옆면은 혹한에서 부서지기 쉬우며 많은 균열이 생겨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가죽 제품은 추울 때 쉽게 갈라지고 빳빳해지며 젖으면 쉽게 찢어진다. 윤활유 점도가 증가하여 기어나 피스톤 실린더를 쉽게 손상시킨다.
금속은 매운 낮은 온도에서 쉽게 깨어진다. 예를 들어 영하 30℃에서는 20℃에서의 충격 하중을 50%밖에 견디어 내지 못한다. 팽창률이 큰 외부 부품과 팽창률이 작은 내부 부품으로 장비나 결합체가 구성되어 있을 경우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외부부품이 더 많이 줄어들어 부품이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축전지는 기온이 낮아지면 전해액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기 장비 가동에 영향을 준다. 냉각수가 결빙되어 장비 파손이 발생한다. 온도의 저하로 차량이나 항공기의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동상 예방책중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된 피부를 방한복으로 감싸주는 것이다. 만일 방한복이 없을 경우에는 피부를 자주 비벼주어 체온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젖은 양말은 즉시 갈아 신고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동상에 걸린 부위는 비벼서 녹이지 말고 동상에 걸린 주위를 약 38℃~43℃ 정도의 온수로 약 30~40분 정도 점진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추운 날 바깥에서 운동하거나 일하다가 비 또는 진눈깨비에 의해 젖는 경우 열 손실이 증가하여 체온의 감소가 급격히 일어난다. 이때 바람마저 강한 경우는 상당히 위험하다. 따라서 열 손실의 방지를 위하여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한파가 닥치면 열량이 높은 음식물을 섭취하여야 한다. 더운 차나 설탕물 혹은 달콤한 과자 등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체온증에 빠졌을 겨우 체온은 점차적으로 올리도록 하며 가능하면 침낭이나 모포 등으로 몸을 감싸서 될 수 있는 대로 체온유지를 지속한다. 바람은 우리 몸으로부터 열을 급격히 빼앗아가니 바람막이를 설치하여 몸을 보호한다.
한파로 동파된 수도계량기.
겨울철에 한파가 밀려오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수도관 및 수도 계량기 동파다. 가정에서는 수도계량기 부분에 천이나 단열재를 채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을 조금씩 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량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엔진오일, 부동액 등의 점검이 필요하다. 야외에서 장기간 사용하는 장비들은 겨울철 지침에 따라 관리를 해야 한다.
서울의 기온이 많이 내려갈 때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갈 때가 있다. 언론에서는 이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면 맹렬한 추위라는 호들갑을 떤다. 2013년 1월 영하 19도까지 내려갔을 때는 냉동실 온도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쯤은 추위 축에도 끼지 못하는 마을이 있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야쿠티야 공화국에 위치한 오미야콘(오이미야콘, 오이먀콘) 마을이 사람이 살고 있는 곳 마을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7,000km 떨어진 베르호안스크 주변에 있다. 오미야콘 사람들에게 영하 15도는 따뜻한 날씨다. 오미야콘은 1년 내내 추위와 사투를 벌인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오미야콘 마을.
얼마나 춥냐고? 물을 뿌리면 허공에서 바로 얼어붙는다. 한국에서 군대 고생 이야기 중 흔한 허풍인 '오줌을 싸면 그대로 얼었다'는 말이 이곳에서는 실제 상황으로,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인 셈이다. 집 외부 전체가 통째로 얼어버리는 건 당연하고, 집안도 벽지 대신 얼음이 벽을 장식하며, 생선 등 음식은 눈 속에 묻어 얼려 보관한다. 1926년에는 영하 71.4도까지 기록했다. 어느 정도 추울지 상상도 힘든 온도다. 설상가상, 이런 기온에 폭설도 예사다. 눈만 내렸다 하면 대형 버스나 트럭도 아예 눈 속에 파묻히기 일쑤다. 오미야콘은 해발 690m의 계곡, 거대한 두 개의 산 사이에 있어 맹렬한 추위와 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오미야콘은 '얼지 않는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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